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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만의 최대 감세…세제개혁안 통과에 트럼프노믹스 들썩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7.12.21 08:35:22
[프라임경제] 법인세 대폭 인하 등 향후 10년간 1조5000억달러(약 1630조원)의 세금을 줄이는 세제개편안이 20일(이하 모두 현지시각) 미국 의회 최종 관문을 통과했다.

이날 미 연방 하원은찬성 224표, 반대 201표로 세제개편안을 통과시켰다. 앞서 하원은 19일 전체회의에서 찬성 227표 대 반대 203표로 세제개편안을 처리, 상원으로 송부했다. 다만 상원에서는 이 원안이 아닌 수정안으로 표결을 진행했다. 세제개편안 중 3개 조항이 일명 '버드 룰(Byrd Rule)'을 위반했다는 의원들의 지적이 나왔기 때문. 

버드 룰은 국가 재정 적자를 늘릴 수 있는 법안의 경우 그 적용 시한을 최장 10년으로 제한하도록 하는 제한선이다. 결국 상원은 버드 룰 위반 논란 조항들을 수정한 법안으로 표결을 먼저 진행하고, 이를 다시 하원에 보내 재표결하는 절차를 밟은 것이다.

◆트럼프 승인 남겼지만 사실상 요식행위…정부 환영 기조

최종 확정된 세제개편안은 현행 최고 35%인 법인세율을 21%로 낮추고, 개인소득세 최고 세율을 39.6%에서 37%까지 하향 조정하게 된다. 10년간 1조5000억달러 상당의 세금을 줄여주는 감세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정치에서도 유례를 쉽게 보기 어려운 대형 감세 소식이다. 1986년 이후 31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감세 조치인 것.

물론 이번 개편안 통과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명 절차가 남아있다. 그러나 그가 서명을 거부할 가능성은 없다. 이번 안은 트럼프 대통령와 정부의 정치적 소신을 담은 것으로 의회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안이 통과된 것. 다만 그 서명을 이번 성탄 휴가 중에 단행할지, 혹은 연초 서명을 공식 발표할지 정도의 정무적 판단만 남긴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보고 있다. 

이번 세제개편안 통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 후 첫 입법 승리를 기록하게 되는 것으로, '러시아 스캔들' 등 다양한 논란을 겪은 그가 경제 키워드로 돌파구를 찾는 데 큰 계기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세제개혁안이 의회의 최종 관문을 넘어선 데 대해 20일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거대한 규모의 감세로, 정말 특별한 일"이라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감세안의 의회 처리 절차가 완료된 직후 백악관에서 공화당 지도자들과 함께한 자축행사를 갖기도 했다. 

트럼프식 '미국 제일주의' 본격화, 글로벌 영향 '주목'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글로벌 경제 위기 국면의 긴 터널을 지나면서 지친 저소득층 백인 표심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정치적 입지를 다져왔다.

이번 감세 역시 경제에 활력을 공급한다는 측면에서만이 아니라, 기업 활동의 촉진을 통한 미국 경제를 부흥시키려는 노림수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법안 통과로 많은 기업이 미국 본토로 귀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한다. 그는 실제로 세제개혁안 환영 발언에서 "기업들이 이제 이 나라로 몰려들고 있는데 이것은 일자리를 의미한다. 궁극적으로는 바로 일자리, 일자리, 일자리, 일자리"라고 역설했다.

심지어 그는 AT&T가 미국 내 자본 지출을 10억달러 늘리고, 20만명 이상의 국내 근로자특별 상여금을 지급하기로 했다는 새 소식에 대해서도 "우리가 한 일(감세) 때문"이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일자리론과 감세 방침의 직접적 연계는 불안감을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뚤어진 경제 감각은 이미 세계무역기구(WTO) 무용론이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수정을 요구하며 끊임없이 다른 국가들과 충돌한 바 있는데, 이런 기조에서 다른 경제 정책들을 밀어붙이는 경우 갈등이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

이번 세제 손질을 통해 얻는 경제적 반사효과로 미국이 여유를 갖고 그 다음을 구상하는 게 아니라, 세계 각국을 향한 무역 공세를 통해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는 작업에만 막바로 골몰할 것이라는 우려가 그래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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