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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포장마차 생선초밥 ‘스시슈쿠타이’

월 매출 1300만원 마진율 60%, 이동식 스시체인점 돌풍

이인우 기자 | rain9090@newsprime.co.kr | 2006.01.23 09:21:58

   
겨울은 길거리 음식의 전성기로 꼽힌다.

차가운 바람에 종종걸음 치다가 문득 길가에 흰 김을 내뿜는 포장집을 발견하면 발길이 이끌린다. 겨울 길거리 음식의 대표는 떡볶이와 어묵, 호떡, 붕어빵 등. 여기에 최근 생선초밥까지 한 자리를 차지했다.

소형트럭을 개조해 만든 스시 포장마차는 어디에서건 눈에 띄기 마련이다. 스시와 포장집의 이미지가 좀 어긋나 보이기 때문이다. 스시가 몇 해 전부터 아무리 빠르게 대중화하고 있다 해도 일식집을 벗어나 길거리까지 진출한 것이 낯설어 보인다.

◆ 제대로 쥔 생선초밥의 길거리 출사표

   
그러나 스시의 본바닥 일본에서 지금 흔히 접하는 니리시스시(주먹초밥)가 자리 잡을 때도 길거리 음식이었다고 한다. 1800년대 초 일본의 정치, 경제의 중심지가 에도(지금의 동경)로 옮겨오면서 많은 상인과 노동자 등이 길거리에서 쉽게 사먹을 수 있는 음식을 찾았다.

당시 최고 인기메뉴는 동경 앞바다에서 잡은 생선을 이용한 스시, 즉 ‘에도마에 스시’였다. 에도마에스시는 지금 니기리스시라 부르는 것과 비슷한 것으로 요리사가 배합초를 가미한 밥을 주먹으로 쥐어 생선회에 고추냉이를 바르고 밥 위에 얹어 만든다.

이러한 일본의 초창기 스시 판매방식이 서울 한복판에서 재연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서울 관악구 낙성대 인근에 저녁마다 불 밝히는 포장마차 스시 전문점은 ‘스시슈쿠사이’. 생선초밥축제라는 뜻이다. 11월말 처음 이 거리에 포장을 치기 시작한 ‘스시슈쿠사이’는 당초 체인점 개설을 목표로 문을 열었고 현재 2호점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체인 2호점은 앞으로 한 달여간의 교육과 전용차량 제작 기간을 거친 뒤 서울대입구에서 개업할 예정. 교육을 포함한 준비는 창업자인 신광선 씨(28)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

신 씨는 10여년간 초밥 요리사 경력을 쌓았다. 마지막 직장은 강남역 인근에 있던 회전초밥 전문점 ‘에미야스시’의 조리장이었다. 이러한 경력이 있는 만큼 그의 초밥 쥐는 솜씨는 웬만한 고급 일식집 수준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 초밥 요리 10년 경력 노하우 전수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에 잘 섞인 배합초의 맛이 은근하게 혀를 풀어주고 그날그날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사들인 갖가지 생선재료도 싱싱하다. 밥과 회의 비율도 적절해 길거리 초밥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처음 생선초밥을 쥐는 사람이 불과 한 달만에 이같은 수준에 오를 수 있을까? 신 씨는 단호하게 “그렇다”고 말한다.

자신만의 노하우인 밥 짓기와 배합초의 비밀이 있기 때문에 누구나 착실히 연습하면 쉽게 니기리스시를 내놓을 수 있단다. 밥 짓기와 배합초 비율은 절대비밀. 본래 니기리스시 맛의 80%는 초밥이 차지한다고 한다. 나머지 20%는 초밥을 쥐고 좋은 생선을 고르는 안목, 칼질 기술 등 요리사의 솜씨다.

신 씨는 체인가맹점의 교육에 매일 새벽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재료 고르는 수업도 포함된다고 한다. 재료를 고른 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사무실에서 회 뜨는 방법, 밥 짓기, 배합초로 초밥 만들기, 초밥 쥐는 기술 등을 전수한다.

체인 가맹비는 아직 별도로 받지 않는다. 스시슈쿠사이 체인을 개업하기 위해서는 차량 구입비와 구조변경제작비, 주방용기자재 구입비, 교육비 등을 포함해 13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그날그날 필요한 재료는 일괄공급하지 않고 체인점주가 신 씨와 함께 수산시장에서 구입하는 방식으로 할 생각이다. 가맹점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는 일괄구입에 따른 가격 조정 혜택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 차량 및 기자재 구입비 등 1300만원 투자

스시슈쿠사이의 주 메뉴는 생선초밥. 먼저 생선 종류는 농어, 광어, 황새치, 백새치 등 참치 종류와 도미, 연어, 장어, 문어, 새우, 청어알, 키조개, 피조개, 패주 등이 있고 캘리포니아롤의 재료로 쓰이는 아보카도로 니기리스시를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스시의 가격은 재료의 크기와 종류에 따라 3500원짜리 모듬초밥에서부터 단일 재료로 만든 초밥 4500원, 고급초밥 5500원, 특초밥 7500원 등이다. 특급초밥의 경우 시중 일식집에서 2만원에 내놓은 모듬초밥의 수준이다.

이밖에 날치알, 아보카도, 장어, 새우, 참치 등 다양한 재료를 얹어 1000원에 두 개를 내놓은 데마끼(김말이초밥)도 있고 어묵과 그 국물을 이용한 우동 등 사이드메뉴도 갖추고 있다.

현재 이들 메뉴 가운데 생선초밥 판매율은 80% 정도. 개업 초기 도시락형태로 포장해가는 손님이 대부분이었으나 지금은 10명 중 4명이 즉석에서 먹는다고 한다. 그만큼 포장마차 스시가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이다.

여름에는 우동과 어묵 대신 냉메밀국수와 생과일쥬스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차량에 냉동냉장 설비가 갖추어져 삼복더위에도 생선의 신선도는 보장할 수 있다고.

◆ 단골 고객 주축 안정적 매상

스시슈쿠사이는 개업 두어 달 만에 많은 단골을 확보했다. 저녁 6시 이후 문을 열고 밤 12시나 1시쯤이면 준비한 재료를 다 팔고 자리를 정리한다. 주요 고객층은 낙성대 인근에 사는 젊은 직장인과 대학생들. 간편한 한 끼를 위해 찾는 사람이 많다.

스시슈쿠사이의 하루 매상은 40~50만원. 쉬는 날 없이 일할 경우 월 1300만 원 이상

   
의 매상을 올린다. 마진율은 60% 정도로 월 700~800만원의 순수입을 올릴 수 있다.

이러한 매상은 최근 대중화된 스시를 포장마차에서 직접 쥐어주는 데다 음식의 수준도 웬만한 일식집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요즘 초밥을 일정한 크기로 뭉쳐 생선회 등과 함께 공급하는 여러 초밥체인점의 스시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신 씨는 “저렴하고 편하게 먹을 수 있지만 생선초밥의 참 맛을 즐기도록 하기 위해 포장집 스타일의 전문점을 만들게 됐다”며 “대신 즉석에서 초밥을 쥐어 손님에게 제공하는 원칙은 반드시 고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락처: 신광선 010-3726-5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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