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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땡퇴' 눈치 볼 일 아니죠

 

이윤형 기자 | lyh@newsprime.co.kr | 2016.10.19 16:00:16
[프라임경제]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싶은데, 누구 하나 일어나는 사람이 없네. 퇴근하고선 혹시 모르니 진동모드는 벨 소리로 바꿔놔야겠다. 그나저나 다음 주 휴가는 뭐라고 둘러대지?"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오후 5시50분이면 불현듯 떠오르는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속마음일 겁니다. 앞선 상황을 정리하면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퇴근시간은 물론 퇴근 후 업무지시와 휴가 사유까지 눈치를 보는 셈이죠. 

그러나 이런 경직된 조직문화는 점차 사라지고 있는 분위긴데요. 눈치 보지 않도록 만든 유연한 근무환경이 직원만족도는 물론 업무효율성까지 높인다는 사례가 하나둘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소셜커머스 '배달의민족'으로 유명한 '우아한형제들'은 여러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2016새마음운동(퇴근인사·휴가사유 無) △4.5일 근무제(월요일 오후 1시 출근) △결혼휴가 및 남직원 출산휴가 2주 △학부모 휴가(입학·졸업·발표회 등) 1일 △어린이날 휴가(초등생 자녀 둔 직원 5월 4일·6일 택 1일) 등이죠. 

'저렇게 놀면 도대체 일은 언제 하나'라고 생각하시나요. 이 기업의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매출은 70% 성장했고, 올해는 전년 대비 100% 성장이 예상됩니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 신한은행 등 대기업과 은행에서도 '스마트워크' 시행으로 직원만족도 향상을 톡톡히 보고 있죠. 

고용노동부가 '근무혁신 10대 제안'을 홍보하고 유연근무제 도입 기업을 지원할 방침이다. ⓒ 고용노동부


유연근무제는 정부 차원의 지원도 이뤄질 예정인데요. 최근 고용노동부는 △상공회의소 △무역협회 △중기중앙회 △경영자총협회 △경제인연합회 5개 단체와 '일·가정 양립과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한 근무혁신 10대 제안' 일명 '일가(家)양득' 캠페인 홍보에 나설 방침입니다. 

이와 함께 노동부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는 중소기업에는 총 노동자의 5% 이내에 1인당 월 최대 30만원을 1년간, 재택·원격근무제를 도입 시 총 노동자의 10% 이내에 1인당 월 최대 20만원을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지원으로 정부는 올해까지 유연근무 기업을 300개로 확대하고 재택·원격근무 기업을 30개까지 늘린다는 구상을 내놨습니다.

이처럼 제도 활성화에 민·관이 힘을 모으고 있지만,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기 어려운 이유도 분명 존재합니다. 업무를 단독으로 진행할 수 없는 대면 중심의 업무환경이 그것들이죠.

하지만 유연근무제의 가장 큰 장애물은 직장상사가 일어날 때까지 엉덩이를 붙이고 있는 것이 '예의'라 치부하는 막힌 조직 혹은 일부 조직원들입니다. 이 같은 경직된 조직문화는 이미 국내에 시행되고 있는 유연근무나 정시 퇴근제와 같은 제도적 정책을 '잘 지켜지지 않는 정책'으로 폄하시킨 원인이기도 하죠.

이와 관련해 일가양득 캠페인을 추진 중인 고용노동부는 장기간 근무, 경직된 조직문화 때문에 일과 가정 양립이 어려워 저출산 문제까지 초래하고, 이는 또 국가 잠재 성장력을 낮추는 고질적인 악(惡)요인이라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강한 위계질서로 조직의 효율성과 단합을 끌어내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미 유연한 근무환경이 좋은 성과까지 나오는 만큼 우리나라의 근무환경과 각 직무에 맞는 창의적인 유연근무제가 확장될 수 있도록 현장의 실천이 앞서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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