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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공산품은 싫어" 화학포비아가 낳은 '셀프제작' 열풍

 

백유진 기자 | byj@newsprime.co.kr | 2016.10.11 16:55:28

[프라임경제] 최근 각종 생활용품에서 유해 화학물질이 발견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화학(chemical)과 공포증(phobia)의 합성어인 '케미포비아(화학포비아)'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지난해 큰 논란이 됐던 옥시의 가습기살균제 사건에 이어 얼마 전에는 국내를 대표하는 생활뷰티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의 치약에서 가습기살균제 성분인 'CMIT·MIT(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메칠이소치아졸리논)'이 발견돼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습니다.

게다가 부광약품 등 타 치약 제품에서도 해당 성분이 발견돼 회수조치를 내리고 제품 조사에 들어가기도 했죠.

CMIT·MIT 성분은 흡입 시 폐 섬유화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정부 지정 유독물질입니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제품에서 발견된 CMIT·MIT 잔류량이 극미해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죠.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에서는 자유롭게 사용되고 있다는 설명도 함께 덧붙이면서요.

하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옥시 사건이 소비자들에게 실망을 넘어 참담함까지 안겨줬기 때문일까요. 가습기 살균제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소비자들은 정부와 기업들의 문제 대처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에 소비자들은 제품을 꼼꼼하게 따져서 구매하는 스마트컨슈머적 성향이 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내 건강은 내가 지킨다'는 마음가짐으로 유해 화학물질이 들어있지 않은 제품을 선별해 구매하기 시작한 것이죠.

더 나아가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각종 생활용품들을 만들어서 쓰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는데요. 이러한 '셀프제작' 열풍은 유해성분 논란의 주인공들인 치약과 가습기 등을 비롯해 스프레이, 방향제 등 각종 생활용품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셀프제작용품은 개인 선호에 따라 향이나 재형 등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치약의 경우 치아건강에 좋은 △베이킹소다 △자이리톨 △프로폴리스 등에 천연성분의 계면활성제와 보존제를 넣고 잘 섞어준 후 쟁탄검, 한천, 젤라틴 등으로 점성을 내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여기에 청량감을 원한다면 페퍼민트에센셜오일이나 티트리오일을 넣거나 취향에 따라 녹차분말이나 딸기분말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코코넛오일과 베이킹소다를 1대 1비율로 섞은 후 페퍼민트에센셜오일을 넣어주는 방법도 과거 TV방송을 통해 소개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죠.

가습기살균제를 만드는 방법은 치약보다 간단한데요. 화학물질을 대체할 만한 천연 살균제들이 많기 때문이죠.

천연 미네랄 물질인 베이킹소다를 물과 1대 10 비율로 섞어 사용하면 기름때와 먼지를 없애는데 좋습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초도 미생물 번식을 억제하고 살균·탈취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특별한 향을 원한다면 레몬이나 생강을 활용해도 좋은데요. 슬라이스한 레몬을 에탄올이나 소주와 함께 유리용기에 넣어 숙성시킨 후 스프레이 용기에 넣어 뿌려주면 살균작용과 소독효과를 볼 수 있고요. 같은 방법으로 우려낸 생강 원액을 물에 타서 사용하면 각종 병원균 살균에 효과적입니다.

이렇게 우리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품들로 생활용품을 대체하거나 제품을 구매하지 않고 직접 만들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반가운 사실인데요. 한편으론 공산품이 넘쳐나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자들이 직접 물건을 만들어 사용할 수밖에 없다니 안타까운 현실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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