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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분위기에 취한다? '거울뉴런'의 힘

 

백유진 기자 | byj@newsprime.co.kr | 2016.09.28 11:54:16

[프라임경제] 술자리에서 음료수만 마셔도 취하는 사람이 주변에 한 명씩은 있을 겁니다. 이를 두고 흔히 '분위기에 취했다'고들 하죠.

필자에게도 이런 지인이 한 명 있지만 "술을 마시지도 않았는데 취하는 게 말이 되냐"며 웃어 넘겼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보면 이는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말이라고 하는데요. 바로 '거울뉴런(mirror neuron)' 때문입니다. 거울뉴런은 자신이 직접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행동을 보거나 듣고만 있어도 그 행동을 할 때와 동일한 반응을 하는 신경세포입니다.

거울뉴런은 1996년 이탈리아의 저명한 신경심리학자인 자코모 리촐라티 교수에 의해 발견됐는데요. 원숭이가 다른 원숭이나 사람의 행동을 보고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을 알아낸 것이죠.

운동 영역에만 거울뉴런이 있는 원숭이와 달리 인간의 뇌에는 거울뉴런이 여러 곳 분포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인간은 단순한 행동뿐 아니라 고차원적인 정보들까지 모방할 수 있는데요.

술을 마시지 않아도 분위기에 고취돼 기분이 좋아지거나, 같은 음식이어도 어느 장소에서 먹느냐에 따라 맛이 다르게 느껴지는 경험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인 것이죠.

거울뉴런은 평균적으로 남성보다 여성들의 경우 강한 활동성을 나타내는데요. 그래서 남성들과 달리 여성들이 유독 장소의 분위기를 강조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또 인간의 거울뉴런은 언어와의 연관이 크다고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아이들이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도 거울뉴런의 역할은 중요하죠. 성장기의 아이들은 어른들의 행동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곤 하는데, 자신도 그 말과 행동을 하는 것처럼 느끼기 위해 거울뉴런의 활동을 활성화시키는 것입니다.

이러한 거울뉴런은 결국 '공감' 능력과도 연결되는데요. 타인과 공감하고 그 감정을 이해하는데 거울뉴런의 역할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타인의 행동을 보고 거울뉴런이 이를 모방하면 그 신호는 감정 중추인 변연계로 전해져 타인의 감정을 읽고 공감하게 되죠.

그런데 거울뉴런에 이상이 생겼거나 발달이 더디다면 어떨까요?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타인이 왜 아픔을 느끼는지 모르는 등 공감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겠죠.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타인의 감정을 배려하지 않고 함부로 말하는 '언어폭력'을 행사하기 쉬운데요. 전문가들도 우리 사회에서 흔히 벌어지는 언어폭력 문제가 거울뉴런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원활한 사회생활을 위해 거울뉴런이 꼭 필요한 이유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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