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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이상적 경제상황을 뜻하는 '골디락스'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16.07.08 11:08:33

[프라임경제] # 숲 속 어느 집에 큰 곰, 중간 곰, 작은 곰 세 마리가 살고 있습니다. 각자 냄비에 죽을 끓인 곰 세 마리가 죽이 식을 동안 산책을 나간 사이, 골디락스(goldilocks)라는 이름의 금발머리 소녀가 이 집을 찾아오게 되죠. 오두막에 들어간 골디락스는 식탁에 차려 놓은 세 그릇의 수프를 발견합니다. 하나는 막 끓여 놓은 뜨거운 수프이고, 하나는 식어서 차가운 수프이고, 다른 하나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먹기에 적당한' 수프였습니다. 허기에 지쳐있던 골디락스는 이 가운데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먹기에 적당한 수프를 먹어치웠습니다.

'골디락스',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경제 상황을 뜻하는 말이죠. 경제 분야 외에 마케팅, 의학, 천문학 등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골디락스가 영국의 전래동화 '골디락스와 세 마리 곰'에서 유래됐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우리에게는 '곰 세마리'로 더 익숙한 이야기죠.

동화에서 '적당한 것'을 찾는 소녀의 행동에서 모티브를 따온 골디락스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경제 상황, 즉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상승하지 않은 이상적인 경제 상황을 뜻하는 경제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합니다.

UCLA 앤더스 포캐스트의 수석 경제학자 슐먼(David Shulman)이 처음으로 이 용어를 사용했는데요. 그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만큼 과열되지도 않고, 경기 침체를 우려할 만큼 냉각되지도 않은 경제 상태를 골디락스에 비유했습니다.

골디락스 경제에서는 물가상승에 대한 큰 부담 없이도 실업률 하락, 소비 확대, 주가 상승, GDP 성장 등을 실현하죠.

골디락스는 기업의 판매전략 용어로도 쓰이는데요. 기업은 상품을 판매할 때 전략 제품인 중간 가격의 제품을 고가의 제품과 저가의 제품 사이에 진열해 중간 가격 제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골디락스 가격전략'이라고 합니다.

일례로 5만원대 제품을 중점으로 판매하고자할 때, 10만원 제품과 1만원대 제품을 함께 진열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소비자의 심리상 양쪽 끝에 치우친 극단적인 선택보다는 평균값에 가까운 것을 선택하는 경향을 이용한 판매 기법으로, 골디락스 가격전략은 대형 할인점이나 전자 제품 대리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죠.

2000년대 중반, 세계 경제는 아름다운 골디락스에 푹 빠져 있었죠. 국제 경제 전반이 건실하게 성장했고 저 물가 속에서 소비는 활황을 구가했습니다. 

하지만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필두로 국내에서도 2000선을 바라봤던 주식이 폭락하고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졌습니다. 고유가, 부동산 버블의 붕괴, 인플레이션 등으로 빈부 격차가 심화되고 세계 경제는 암흑기를 맞게 됩니다.

현재 세계 경제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금융시장의 혼란과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인데요.

국내 기업 역시 상반기 내수와 수출의 동반부진으로 매출이 감소한 데 이어 구조조정의 본격화로 하반기 성장도 어두울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쏠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가 지나면 좋은 시절이 오는 것처럼, 현명하게 위기를 넘긴다면 국내에도 골디락스가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문을 두드리지 않을까요. 곧 아름다운 금발 소녀 골디락스의 방문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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