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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식·노병우의 카수다] '獨 디젤' BMW 520d VS '日 하이브리드' 렉서스 ES300h

파워풀한 주행성능에 고연비까지 겸비…최고 정숙성과 부드러운 승차감

전훈식·노병우 기자 | chs·rbu@newsprime.co.kr | 2014.10.08 08:56:14

[프라임경제] 최근 계속되는 고유가 현상과 더불어 친환경 열풍이 좀처럼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자동차업계도 이런 분위기에 휩싸여 가솔린엔진을 대신할 만한 심장 찾기에 심혈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현재까지 대두된 대체 방안으로는 디젤엔진과 하이브리드엔진이 대표적이다. 과연 이들 디젤엔진과 하이브리드엔진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국내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카수다 4편을 통해 살펴봤다.

소비자 눈높이 수준이 나날이 높아지는 국내 자동차시장은 수많은 국내외 브랜드들의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자동차 왕국'이다. 그만큼 다양한 자동차 브랜드들은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선택받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신차 출시나 자신들만의 특별한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행보를 보인다.

특히 가솔린 대체 연료인 디젤엔진을 장착한 독일 브랜드와 가솔린 효율성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 하이브리드엔진의 일본 브랜드 간 총성 없는 전쟁은 소비자들에겐 흥미진진한 볼거리다.

카수다 네 번째 시간에서는 디젤 열풍 속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BMW 520d와 하이브리드 최강자 렉서스 ES300h를 비교 분석했다.

◆계속되는 고유가 현상, 그리고 대체 연료

노병우 기자(이하 노) :  최근 국내 자동차시장은 고유가 때문에 난리잖아요. 무엇보다 독일 디젤 열풍이 거세기도 하고, 그 중에서도 BMW 520d(이하 520d)는 거의 매달 수입차시장에서 독식할 정도니까요.

전훈식 기자(이하 전) : 뭐 지금은 그렇지만 자세히 보면 현재 디젤 열풍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까. 국내 여건상 경유 가격이 아직 휘발유보다 저렴하지만, 현재 상황이 계속된다면 경유 가격도 휘발유 못지 않게 오를 것 같은데. 실제 몇 년 전부턴 경유 인상 폭이 휘발유보다 훨씬 높잖아.

난 오히려 이런 측면에서 디젤보다는 하이브리드가 더 낫다고 생각해. 그 중에서도 굳이 뽑자면 렉서스 ES300h(이하 ES300h)가 현재 고유가 시대를 가장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최적의 선택이랄까.

   BMW 5시리즈는 지난 1972년 선보인 이래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660만대 이상 판매됐으며, '최고의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 및 '글로벌 베스트셀링카'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 BMW 코리아  
BMW 5시리즈는 지난 1972년 선보인 이래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660만대 이상 판매됐으며, '최고의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 및 '글로벌 베스트셀링카'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 BMW 코리아

노 : 하지만 디젤 열풍을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하기에는 수입차시장에서의 디젤 비중이 70% 정도나 되잖아요. 단정 짓기에는 조금 섣부른 얘기가 아닌가요? 나날이 디젤 모델을 선호하는 증가세도 매섭고요. 또 경유 가격이 올라 휘발유와 비슷해지더라도 연비를 감안한다면 당연히 디젤모델이 우세할 것 같은데요?

전 : 가솔린엔진의 연비도 기술 과학의 발달로 많이 개선됐어. 특히 최근에는 하이브리드까지 더해진 모델들은 실용적인 측면에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지. 단순히 연비뿐만 아니라 고온·고압으로 공기가 압축된 실린더 내부에 연료를 분사해 자연 폭발시키는 디젤 특성상 가솔린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소음이나 진동이 심각하잖아.

노 : 물론 가솔린이나 하이브리드와 소음이랑 진동을 비교하면 디젤 모델 특성상 그들보다 뛰어날 순 없죠. 그렇지만 520d 소음이나 진동이 아주 심각하다면, 어떻게 수입차 월별 베스트셀링에서 수많은 1위의 경력을 쌓을 수 있었겠어요. 그 말은 소음과 진동이 있다한들 운전하는데 전혀 문제나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거죠.

전 : 사실 나는 디젤엔진이 친환경이라는 것도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해. 지구온난화 원인으로 지목되는 온실가스는 가솔린엔진에서 많이 나오지만, 디젤에서는 산성비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이 많이 배출되니까….

노 : 때문에 BMW는 뉴 520d에 EU6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시켰어요. 디젤 매연 집진 필터와 질소산화물을 산화하는 촉매 컨버터를 결합한 BMW 블루퍼포먼스를 적용했거든요. 게다가 520d는 국내에서 저공해자동차 2종으로 분류돼 전국 공영주차장 50% 할인까지 받을 수 있는데요?

◆BMW 대세론 혹은 렉서스 전통 프리미엄

전 : 520d만 두고 봤을 때에도 만족스럽진 않아. 우선 최대 약점으로 바로 '강남쏘나타'라 불릴 만큼 너무 흔하다는 거지. 역동적이며 우아하다던 디자인마저 이젠 감흥이 사라질 정도니깐.

노 : 그게 무슨 소리죠? 무난하고 깔끔한 디자인이 제일 질리지 않는다는 거 모르세요? 자동차가 한두 푼 하는 것도 아니고 차를 선택할 때 디자인을 중요시 여기는 시대잖아요. 디자인이 질렸다면 사람들도 구매를 하지 않겠죠. 흔해졌더라도 인기 있는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죠.

게다가 지난해 9월 출시된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경우 기존 디자인을 유지하는 동시에 키드니 그릴과 범퍼, 헤드라이트, 리어램프 등에 약간의 변화를 줬어요. 덕분에 전반적으로 윤곽이 한층 역동적이고 날렵해졌고요.

   디젤엔진가 부담스런 520d와는 달리, ES300h는 브랜드 특유의 정숙성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면서 최고 수준의 정숙성을 자랑한다. Ⓒ 한국토요타  
디젤엔진가 부담스런 520d와는 달리, ES300h는 브랜드 특유의 정숙성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면서 최고 수준의 정숙성을 자랑한다. Ⓒ 한국토요타

전 : 그것도 그렇지만, 독일차는 보통 한국인들이 사용하기에 불편한 내비게이션도 장착됐잖아.

노 : 뭐, 실제 불편하다는 의견들도 많지만, 520d에는 한국형 내비게이션이 장착되기도 했어요. 무엇보다 이번에는 터치 컨트롤러 기능이 추가된 i드라이브(drive)는 원하는 목적지를 보다 간편하게 손으로 직접 입력할 수도 있어요. 물론 한글도 지원하고요. 한국산 내비게이션에 비하면 부족하다고 느낄 수는 있죠.

오히려 ES300h가 디자인 측면에선 할 말이 없지 않나요? BMW보다 브랜드 이미지도 떨어지고, 내·외관 디자인도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이라고 하기엔 굉장히 올드하고 촌스럽던데요?

전 : 그건 디자인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는 아마추어들이나 하는 말이지. BMW 프리미엄은 진정한 의미의 프리미엄이라 할 수 없잖아. 뼈대 자체가 프리미엄을 지향했던 벤츠나 렉서스와는 달리, BMW는 뛰어난 항공기 엔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재 자리에 올라섰으니깐. 이런 BMW와는 달리 렉서스는 계발 단계서부터 미국 고위층의 프리미엄을 겨냥해 브랜드가 론칭했으니깐.

디자인도 그래. 단순히 트렌디한 스타일을 쫓기보다는 기존 세련되고 조용한 실내공간과 편안한 승차감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유리세공'과 같은 섬세한 디테일이 추가돼 전통 프리미엄 느낌을 더욱 살렸지. 특히 전면부 상하 그릴이 통합된 스핀들 그릴과 화살촉 L자형 헤드램프를 보면 공격적 형상이 마치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정숙성 측면에서도 봐도 그래. 시끄러운 디젤엔진의 520d와는 달리, ES300h는 브랜드 특유의 정숙성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면서 최고 수준의 정숙성을 자랑하거든.
 
노 : 아까도 말했지만 굳이 가솔린이나 하이브리드와 비교하면 좋은 평가를 받긴 힘든데, 같은 디젤 모델들과 비교하면 정숙성이 떨어진다고 할 수 없어요.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잘 들리지도 않고, 오히려 작게 들리는 '크릉크릉'하는 엔진음이 운전에 흥미를 돋우는 역할을 한다고 선호하는 사람들도 꽤 많아요.

◆주행성능·취향 따라 분명한 호불호

노 : 대신 디젤엔진답게 주행능력에 있어서 힘도 좋고, 도로와 접지력도 좋은 편이죠. 오히려 하이브리드가 연비와 낮은 배기가스 배출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합격점을 받고 있지만, 자동차 본질인 가속력과 같은 주행성능은 부족하잖아요.

   외관 디자인은 섬세하고 스포티한 것은 물론 전반적으로 윤곽이 역동적이면서도 날렵하다면, 인테리어는 정교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돋보인다. ⓒ BMW 코리아  
외관 디자인은 섬세하고 스포티한 것은 물론 전반적으로 윤곽이 역동적이면서도 날렵하다면, 인테리어는 정교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돋보인다. ⓒ BMW 코리아

전 : 네가 원하는 건 520d 드라이브 특성에 불과하잖아. 오히려 내가 느끼기엔 때론 역동적이지만, 때론 부드럽게 다가오는 ES300h 주행감이 뛰어나다고 생각해. 특히 직선구간 급가속할 땐 거세게 몰아붙이는 게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질 않아.

이게 다가 아냐. ES300h는 저속에선 배터리로만, 중저속(40~100㎞/h) 구간에선 엔진과 배터리가 함께 힘을 발휘해. 특히 내리막 구간이나 제동할 때 바퀴에서 발생하는 동력은 배터리에 저장되기 때문에 연료 효율성도 높아지지. 또 전기모터의 힘으로 출발하다 보니 시동을 켤 때 엔진 소리가 없어. 골목길 저속 주행 시에는 지나가는 행인이 바로 옆 차를 인식하지 못할 만큼 조용하지.

노 : 저소음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ES300h가 인기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속 페달을 밟으면 rpm이 치솟고 엔진이 바쁘게 돌아가는 소리도 들려야 운전을 하는 맛이 아닌가요? 근데 ES300h는 이런 느낌이 전혀 없잖아요. 역동적으로 차를 주행하는 젊은 층에겐 잘 맞지 않는 것 같은데….

전 : 고객이 그런 느낌을 원한다면, 네 말대로 디젤엔진이 장착된 차량을 사야겠지. 하지만 국내에선 아직 저소음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ES300h 구매 고객은 과격한 드라이빙보다는 부드러운 주행을 더 좋아하는 고객들이 많아.

노 : 하지만 ES300h는 520d보다 복합 공인 연비도 낮잖아요.

   계발 단계서부터 미국 고위층을 겨냥한 렉서스 ES 디자인은 기존 전통을 살리면서 '유리세공'과 같은 섬세한 디테일이 추가되면서 프리미엄 느낌을 한층 부각시켰다. Ⓒ 한국토요타  
계발 단계서부터 미국 고위층을 겨냥한 렉서스 ES 디자인은 기존 전통을 살리면서 '유리세공'과 같은 섬세한 디테일이 추가되면서 프리미엄 느낌을 한층 부각시켰다. Ⓒ 한국토요타

전 : 솔직히 ES300h의 복합 공인 연비는 520d보다 낮은 16.4㎞/L야. 하지만 서울과 같이 정체가 심한 도심에서는 복합연비와 거의 차이가 없는 16.1㎞/L로 뛰어난 연료 효율성을 자랑하지. 반면, 520d의 경우 도심에서는 현저히 낮아지잖아.

노 : 도심연비의 경우 워낙 정체가 심하고,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보니 공인연비에 못 미치는 경우도 종종 있죠. 그런데 기본적인 연비효율성이 뒤쳐지는 건 아니에요. 실제 뉴 520d의 복합연비는 무려 17(16.9)㎞/L에 달해요. 배기량이 비슷한 경쟁 모델이나 국산 가솔린 모델에 비해 월등한 효율성이죠.

전 : 유지비에서 연비로 이익을 볼 순 있어도, 디젤엔진 특성상 소모품도 비싸고 인젝터나 고압펌프처럼 목돈 들어가는 부품 '부품 유지비가 만만치 않을 텐데. 또 배기가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착된 매연여과장치(DPF)와 디젤산화촉매장치(DOC) 등의 후처리장치도 수입차의 경우 보통 300만~400만원에서 많게는 600만원까지도 감수해야 하잖아.

노병우 : 요즘 디젤차는 적시 소모품 교체와 정기점검만으로도 충분하고, 최근에는 부품가격도 감소하는 추세에요. 또 BMW같은 경우 소모품 교환과 정기 점검 서비스인 'BMW 서비스 인클루시브(BSI)' 플러스와 차량 보증 수리 기간을 연장하는 '워런티 플러스'도 있어요.
 
특히 'BSI 플러스'의 장점은 한번 패키지를 구입하면 차후 물가 상승에 따른 부품값과 공임 인상이 없다는 점이고, 워런티 플러스 역시 단 한 번의 패키지 구입으로 별도 비용 부담 없이 보증 부품에 대한 교환이 가능하죠.

여기에 BMW의 경우 서비스센터도 수입차 중 가장 많고, 최근 개장한 영종도 드라이빙 센터에서도 구매 전에 미리 체험할 수도 있죠.

전 : 결국 두 차량을 비교했을 땐 단순히 수치나 객관적인 느낌만으로 비교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네. 근데 확신할 수 있는 건, 디젤이나 하이브리드를 선택에 있어서 개인이 어떤 주행성능을 선호하는지 그리고 디자인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이네.

노 : 네, 제가 생각하기에도 단순히 브랜드 파워나 간단한 평가로만 결정하기보다는 직접 시승이나 오랜 기간 고심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훈식·노병우의 카수다] 다음 회에서는 대표 '한 지붕 두 가족' 차량인 아우디 A4와 폭스바겐 CC에 대해 살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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