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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식·노병우의 카수다] 천만원 차이 나면 당신은 어떤 디젤?

그랜저디젤 vs SM5디젤 "독일차에 도전장, 파워·연비·친환경 장단점 뚜렷"

전훈식·노병우 기자 | chs·rbu@newsprime.co.kr | 2014.08.11 09:03:57

[프라임경제] 수입 디젤 승용차의 인기몰이가 식을 줄을 모른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시장은 사상 최초 디젤차 판매량(43.5%)이 가솔린차(42.5%)를 앞질렀다. 올해 1분기 디젤차 판매점유율 역시 전년동기 대비 18.4% 증가한 47.3%를 기록, 가솔린(41.2%)을 크게 앞서는 상황에서 특히 수입차시장에서는 전체 판매량의 70%를 디젤차가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GM을 시작으로 현대자동차와 르노삼성이 잇따라 주요 차종에 디젤 라인업을 포함시키면서 수입디젤에 도전장을 냈다. 대표적인 국산 디젤세단 그랜저디젤과 SM5디젤을 본지 전훈식 기자와 노병우 기자가 대화 형식으로 비교 분석했다.

노병우: 최근에 그랜저 디젤을 탔다면서요? 광고만큼 성능이 뛰어나던가요?

전훈식: 솔직히 디젤 차량이다 보니 진동이나 소음이 심할 것으로 짐작했지. 근데 의외로 기존 가솔린 차량이랑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디젤 특유의 진동이나 소음이 많이 개선됐더라. 또 소음이나 진동이 아예 없는 게 아니니깐 이를 좋아하는 드라이버에게도 많은 인기를 끌 것 같아.

노병우: 승차감은요?  

전훈식: 디젤 엔진 특성상 장시간 주행 때 흔들림 때문에 피로도가 높지만, 그랜저 디젤은 그런 측면에서 향상됐다는 게 느껴져. 특히 파워풀한 주행을 할 경우 승차감에 부담스러울 것으로 걱정했는데, 편안하고 안정함 있는 승차감은 여전하던데. 참, 너도 그랜저 디젤 타보고 싶다고 했잖아?

   지난 부산 모터쇼에서 최초 공개된 '그랜저 디젤'은 디젤엔진 특유의 파워있는 주행성능을 갖춘 동시에 편안하고 안정감있는 프리미엄 세단의 승차감을 구현했다. Ⓒ 현대자동차  
지난 부산 모터쇼에서 최초 공개된 '그랜저 디젤'은 디젤엔진 특유의 파워있는 주행성능을 갖춘 동시에 편안하고 안정감있는 프리미엄 세단의 승차감을 구현했다. Ⓒ 현대자동차

노병우: 타보고 싶기는 했는데 20대가 타기엔 아버지 차를 타고 온 느낌이랄까? 그래서 비슷한 시기에 나온 르노삼성의 SM5 D를 탔어요.

전훈식: SM5 D? 타본 소감은?

노병우: 르노삼성은 SM5 D를 두고 '세그먼트 파괴자'라고 소개하기에 궁금한 게 많아서 이것저것 살펴보면서 타봤는데 엔진음이나 진동은 가솔린 모델만큼은 아니더라도 많이 잡아주려고 노력한 듯 보였어요. 그리고 요즘엔 디젤 특유 엔진음을 좋아하는 소비자들도 많잖아요. 타는 데는 별로 지장 없던데요?

◆결국 엔진의 차이…주행성능은?

전훈식: SM5 D는 1.5L 엔진이 장착되지 않았나?

노병우: 네. 이번에 르노삼성이 SM5 D를 내놓으면서 초점을 맞춘 게 바로 에코와 다운사이징이거든요. 그래서 저도 사실 1.5L라는 숫자만 보고 파워랑 토크를 걱정하긴 했는데, 르노삼성은 도심과 고속도로 주행에서 전혀 문제가 없다고 걱정하지 말라더군요.

   기존 차 급 개념을 파괴한 신개념 중형디젤 세단인 SM5 D는 사전계약에서 이미 약 1500대 이상의 사전 계약 실적을 올리며 중형세단 시장에 돌풍의 주역으로 자리 잡았다. Ⓒ 르노삼성자동차  
기존 차급 개념을 파괴한 신개념 중형디젤 세단인 SM5 D는 사전계약에서 이미 약 1500대 이상의 사전 계약 실적을 올리며 중형세단 시장에 돌풍의 주역으로 자리 잡았다. Ⓒ 르노삼성자동차

전훈식: 아무리 다운사이징에 초점을 맞췄다고 해도 중형차치고는 1.5L 엔진은 너무한 거 아냐? 마력이랑 토크는 얼마나 나와?

노병우: SM5 D 장착된 엔진이 그냥 평범한 엔진이 아니에요. 벤츠나 닛산, 르노 등에도 적용될 정도로 그 성능을 인정받은 1.5L dCi 터보 디젤 엔진이죠. 최고출력은 110마력, 최대토크는 24.5kg·m인데 중형세단을 끌기에는 전혀 부족하지 않아요. 여기에다 중요한 건 벤츠나 BMW 등에도 적용되는 독일 게트락사의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이 함께 적용됐다는 거예요.

전훈식: 그래도 수치상 표기되는 최대토크가 너무 낮은 건 사실이잖아.

노병우: 아까도 말했듯이 저도 사실 그 부분에서 의구심이 들었어요. 이런 시선을 르노삼성에도 당연히 느꼈겠죠. 근데 박동훈 영업본부장 부사장은 많은 사람들이 숫자에 현혹되고 있다며, 일상생활에서 일반적으로 운전하는 사람들에게는 높은 마력과 토크가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더라고요. 실제로 운전했을 때도 일반적인 드라이빙에 전혀 문제가 없었어요. 사실 일상생활에서 스피드하게 달릴 일도 없고, 많은 힘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드물잖아요.

전훈식: 실제 운전했을 때는 어떤 느낌이었어?

노병우: 출발할 때 가속페달을 밟으면 빠르게 박차고 나가는 예민함은 없어요. 70~80km/h에서의 순간 가속력은 합격점을 줄 정도로 가솔린에서는 느끼지 못했을 법한 재미가 있더라고요. 강력한 쾌감이 있다고 해야 할까? 다만, 낮은 출력 때문인지 고속주행에서 시원하게 달리는 맛은 떨어졌는데 전체적인 주행느낌은 만족할 만했어요.
 
노병우: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 디젤 마력이랑 토크는 얼마나 나와요? 내가 알기론 그랜저 디젤의 엔진은 싼타페랑 맥스크루즈와 같은 SUV 적용되는 엔진을 장착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랜저 디젤에 장착된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의 강력한 동력성능을 자랑하는 동시에 유로 6 배기가스 기준에도 대응하는 R2.2 E-VGT  클린 디젤 엔진이다. Ⓒ 현대자동차  
그랜저 디젤에 장착된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의 강력한 동력성능을 자랑하는 동시에 유로 6 배기가스 기준에도 대응하는 R2.2 E-VGT 클린 디젤 엔진이다. Ⓒ 현대자동차
전훈식: 그냥 평범한 엔진이면 내가 할 말이 없는데… 이게 보통 엔진이 아니거든. 네 말대로 SUV 엔진을 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클린 디젤 엔진이야. 하물며 네가 자랑하는 SM5 D 엔진은 유로 5를 통과하는데 그쳤지만, 이 엔진은 유로 6기준도 충족했을 정도라니깐.

노병우: 아, 르노삼성이 이번 SM5 D를 유로5 기준에 맞춰 시장에 내놓기는 했는데 유로6 기준이 내년 하반기부터 적용되니까 그 시기에 맞추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하더라고요. 

전훈식: 그래도 그랜저 디젤 엔진을 따라오진 못할 것 같은데.

노병우: 그래서 토크랑 마력이 얼만데요?

전훈식: 단순히 수치상을 말하자면 최대 토크는 45.0kg·m이고 최대출력은 202마력이야.

노병우: 근데 현대차는 옛날부터 최대토크가 높은 rpm에서 성능을 발휘하는 걸로 유명하지 않아요? 그래서 쓸모없다느니 차라리 없는 게 낫다느니 말도 많았잖아요.

전훈식: 솔직히 이전 YF소나타는 최대토크가 4800rpm에서 이뤄지면서 적지 않은 비난을 피하진 못했지. 근데 이번 그랜저 디젤은 이런 비난의 목소리를 적극 수용해 상용 영역 중심으로 동력성능을 많이 개선했거든. 실제 그랜저 디젤의 최대토크는 1750~2750rpm 구간에서 구현됐어. 다른 경쟁 수입차와도 결코 뒤지지 않는 수치지.

노병우: 실제로는 어떤데요?

전훈식: 고속도로에서 가솔페달을 살짝 밟으면 그랜저 디젤은 진짜 앞으로 미끄러지듯이 달리더라고. 시속 100km에 위치하던 속도계가 어느덧 140km를 지나 180km대까지 안정적으로 가속될 정도야.

노병우: 그 정도 속도에서는 풍절음 같은 소음도 만만치 않을 텐데요?

전훈식: 단순 아이들링 상태에서는 소음이나 진동이 살짝 울리는 편이야. 하지만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교하면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지. 여기에 고속주행에서의 풍절음은 내부로 유입되지만 가솔린 차량과 큰 차이가 없어. 또 핸들도 기존보다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개선됐고, 조향감도 엄청 부드러워서 마치 차량이 '내가 그랜저다'라고 하는 것 같았어.

◆따져볼수록 매력적인 디젤 경제성

노병우: 그럼 연비는 어때요? SM5 D는 연비가 장난이 아니거든요.

전훈식: 연비는 14.0km/L.

노병우: 디젤인데 그것뿐입니까? 수입 경쟁 모델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거 아니에요?

   SM5 D에 장착된 1.5 dCi 엔진은 연비 및 CO₂ 배기가스 저감효과가 탁월하며, NVH 또한 향상시킨 엔진이다. Ⓒ 르노삼성자동차  
SM5 D에 장착된 1.5 dCi 엔진은 연비 및 CO₂ 배기가스 저감효과가 탁월하며, NVH 또한 향상시킨 엔진이다. Ⓒ 르노삼성자동차
전훈식: 솔직히 연비만 두고 봤을 땐 부족한 건 사실이지. 근데 잘 생각해 보면 그랜저 디젤이 경제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될 걸.

노병우: 왜요?

전훈식: 보통 10만km를 주행하게 되면, 그랜저 유류비용은 대략 1191만원이 나와. 경쟁차종 중 가장 연비가 좋다는 520d는 약 966만원으로, 대략 200만원 차이가 발생하잖아. 그랜저 디젤과 520d 가격 차이를 감안하면, 이 정도는 오히려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잖아. 그러는 SM5 D는 어때. 에코랑 다운사이징에 초점을 맞춘 만큼 연비가 좋은가봐?

노병우: SM5 D는 16.5km/L죠. 동급 최고이기도 하고, 실제 주행에서도 잘 타면 20km/L 이상도 나올 거 같더라고요. 그랜저 디젤 유류비를 언급했는데 같은 조건으로 SM5 D는 1015만원이에요. 거기다가 다운사이징된 엔진 덕분에 자동차세금도 저렴해서 5년 기준으로 세금이 125만원밖에 안 되죠. 사실 다운사이징 목표가 엔진의 연비를 좋게 하고 배기량을 낮추고, 운전자에게 필요한 힘을 유지해주는 거잖아요. 그런 면에서 SM5 D는 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거죠.

전훈식: 그래도 르노삼성의 중형 세단이니까 기본 판매 가격이 좀 비싸지 않아?

노병우: 전혀요. SM5 D는 이번에 두 가지 트림으로 나왔어요. 기본 모델 SM5 D 가격은 2580만원, 스페셜은 2695만원이에요. 사실 르노삼성 측에서도 가격을 두고 많이 고민했을 텐데 르노삼성은 유러피언 실용주의를 반영했다고 하더라고요. 쉽게 말하면 르노삼성은 파격적인 가격을 위해서 꼭 필요한 사양들만 적용했어요. 사실 많이 사용하지도 않는 고급사양을 추가하면 가격만 올라가잖아요. 오히려 그랜저 디젤이 비싸지 않아요?

전훈식: 솔직히 3254만원에서 3494만원으로 어느 정도 가격대가 형성된 것은 부정할 수 없지. 근데 그랜저 디젤은 그 가격대에 걸맞은 성능을 보여주니깐 충분히 만족한 수준이랄까.

노병우: 가격대를 보니까 주 타깃층은 40대에서 50대겠네요?

전훈식: 기존 그랜저는 그랬는지 몰라도 디젤 모델은 약간 더 젊어졌다고 봐야지. 현대차 관계자 말을 빌리면 디젤 차량 계약자의 연령대가 30대 24.9%.그리고 40대가 38.1%를 차지할 정도야. 지난해 그랜저가 40~50대를 중심으로 팔렸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지. 그럼 SM5 D 타깃층은 어떻게 되는데?

노병우: SM5 D는 특정 세대를 주타깃으로 정하지 않은 거 같더라고요. 요즘 차를 선보이면 '2030'이라든지 '3040'을 타깃으로 놓고 있는데 르노삼성은 이번에 차량 구입비용이나 유지비용에 많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목표로 설정했어요. 그래서 합리적이고 경제적으로 구입 가능하도록 가격 또한 낮게 책정했던 거고요.

◆고질적 문제들, 고쳐졌나?

노병우: 근데 한때 그랜저는 배기가스 실내 유입 문제로 곤혹을 치른 적 있지 않아요? 그 문제가 해결됐으려나?

전훈식: 당시에 현대차는 배기가스 실내 유입을 막기 위해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긴 했지만 완벽한 해결은 아니어서 그랜저HG를 구입한 고객들의 원성이 자자했지. 근데 시간이 조금 걸리긴 했지만 배기가스 실내 유입문제가 해결되긴 했어. 현대차 연구원들이 밝혀낸 결과를 보면 지나친 기밀성이 실내 압력을 낮추게 되고 외부 공기를 빨아들인 거라고 하더군. 이때 배기가스도 함께 실내로 유입된 거지.

   Ⓒ 프라임경제  
Ⓒ 프라임경제

노병우: 해결이 됐다니 다행이기는 하지만, 한 번 잃어버린 고객의 신뢰를 다시 찾기 힘들지 않을까요? 게다가 한 번 발생했던 문제다보니 소비자들이 불안해 할 수도 있는 거고요.

전훈식: 그러는 SM5는 한동안 시동 꺼짐 현상으로 골치 아프지 않았어? SM5 D도 시동 꺼짐으로 불효자 되는 거 아냐?
 
노병우: 아니죠. 가솔린 엔진이랑 디젤 엔진의 점화방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그럴 리는 없어요. 가솔린 엔진은 연료와 공기가 혼합된 가스를 엔진 실린더 안에서 점화 플러그가 불꽃을 일으켜 폭발시키지만, 디젤 엔진은 고온·고압으로 공기가 압축된 실린더 내부에 압축된 디젤 연료를 뿌려 자연적으로 폭발시켜요. 즉, 디젤 엔진은 압축착화방식이어서 초기 시동걸때를 제외하면 전기장치가 시동 유지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전훈식: 그랜저 디젤이나 SM5 D 모두 디젤 엔진을 탑재한 만큼 과연 국내 브랜드의 디젤 모델들이 수입차 파상공세를 이겨내고 자존심을 지킬지 많은 관심을 쏠릴 수밖에 없겠구나.

노병우: 네, 그렇죠. 두 모델 다 하반기에 출시되면서 수입차 디젤 차량과 치열한 경쟁은 물론 국산차끼리의 선의의 경쟁도 기대되는 상황이죠.

[전훈식·노병우의 카수다] 다음 회에서는 20대와 30대가 여름철 가장 타고 싶은 드림카 '사막의 롤스로이스' 레인지로버와 '범블비' 쉐보레 카마로에 대해 살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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