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김재현의 스포츠세상] 아이를 충족시켜야 부모의 마음이 열린다

대형마트 등 키즈마케팅… 스포츠시설도 부모와 아이 함께 하는 공간 만들어야

김재현 스포츠칼럼니스트 | agent007@dreamwiz.com | 2013.07.11 13:11:42

[프라임경제] 'VIB'라는 용어가 있다. VIP(Very Important People)에서 파생된 표현으로 'Very Important Baby'의 약자다. 말 그대로 '매우 소중한 어린이'라는 뜻이다. 내 아이를 위해서는 소비를 아끼지 않고 내 자녀만큼은 남에게 뒤지지 않게 키우려는 소비층을 거론할 때 종종 쓰는 표현이다.
 
베이비붐세대 중심의 라이프 패턴이 흐릿해지면서 핵가족, 딩크족(Dink: Double Income No Kids)족이 늘고 있다. 아이의 존재감이 커지다 보니, 아이가 (돈과 관심이 많이 소모되는) 투자의 대상으로 인식되는 측면까지 생기는 것이다.

이 같은 사회현상에 따라 소비형태도 크게 바뀌었다. 프리미엄 먹거리가 불티나게 팔리고 조기교육이 유행처럼 번졌다. 몇백만원씩 하는 유모차 시장까지 형성되는 등 아이에게 들어가는 돈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 전체인구에서 유소년층은 감소하고 있지만 '아이들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 3년, 대한민국 트렌드'(김민주 저, 2005년)에 따르면, 한 가구당 평균 자녀수는 1.08명에 불과한데, 가구당 자녀의 수가 이렇게 적기 때문에 각 가정에서는 아이에게 집중적이고도 질 높은 투자를 하고 있다. 키즈시장이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오래 지속할 것이란 방증으로 해석된다. 

최근 오랜 지인이며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선수 주치의인 송종섭 정형외과병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중 '좋은 아빠' 주제가 나왔다. 송 박사는 "예전과 달리 아이들 키우기가 갈수록 어렵다"고 말했다. "얼마 전엔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사러 주말시간까지 쪼개 경기도 구리까지 다녀왔다"며 '좋은 아빠 되기'가 쉽질 않다고 했다. 업무가 과중하다보니 가정에선 휴식도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집에서 쉴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아빠가 아이와 뭔가를 함께 해야 한다는 건 잘 알지만, 함께 해줄 수 있는 게 그다지 많지 않다는 얘기도 나왔다.

스포츠마케터인 필자는 상당히 재미있는 현상으로 느껴졌다. 언제인가부터 주요 스포츠웨어나 캐쥬얼 브랜드들은 'KIDS'라는 타깃을 설정해 브랜드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PUMA KIDS', 'NIKE KIDS', 'GUESS KIDS' 등 전문스포츠 및 캐쥬얼 브랜드가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비슷한 디자인으로 어린이 사이즈를 만들어내던 때와는 전혀 다른 시장 분위기다. 아이들이 주요 마케팅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1차 타깃은 아이들이지만, 그래도 역시 지갑을 여는 사람은 부모다. 아이들과 부모를 동시에 만족시켜야 성공한다는 마케팅 전략이 스포츠캐주얼 시장에서 제대로 먹히고 있는 것이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은 키즈랜드와 키즈존 등의 위력을 잘 알고 있다. 아이들을 유혹할 만한 시설을 필수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매출이 는다는 공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키즈 시설은 주로 건물 중앙이나 맨윗층에 자리하고 있는데, 이런 공간 구성은 어린이나 유아를 위한 것만이 아니다. 쇼핑하고 싶은 부모들로 하여금 아이들을 데려가기 위한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세심한 배려(?)가 숨어 있다. 자녀를 위한 소비를 하면서 동시에 부모들의 쇼핑 니즈까지 충족시키는 마케팅 전략이다.
 
스포츠시설도 다양한 전략을 앞세워 소비자층을 파고드는 중이다. 소비자들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부합하는 복합스포츠센터와 멀티짐이 속속 들어서고 있고, 주상복합건물에 있는 스포츠센터는 거주민들의 성향이나 생활패턴에 맞는 콘텐츠로 고객을 맞는다. 하지만 여기에 그칠 일이 아니다. '가족형 여가'나 '자녀 동반 프로그램' 등 대형유통업체들이 한발 앞서 진행하고 있는 시설마케팅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키드짐', '성장프로그램' 등의 눈높이형 프로그램은 물론,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부모 참여형 프로그램이 절실해 보인다.

복합시설 내 스포츠센터의 경우, '전략적인 키즈마케팅'과 'MD 플랜적용' 또한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것이다. 특히, 분당과 일산 등 수도권의 신혼주거공간이 밀집한 복합시설의 스포츠센터는 설계나 입점계획 단계에서부터 어린이와 유아를 고려한 동선과 콘텐츠 프로그램에 대한 철저한 준비로 경쟁력 있는 콘셉트를 잡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지  
 

키즈를 충족시켜야 실질고객(부모)의 마음이 열린다는 사실을 스포츠시설 시장에서도 적극 활용해야 할 때다.

김재현 스포츠칼럼니스트 / 체육학 박사 / 문화레저스포츠마케터 / 저서 <붉은악마 그 60년의 역사> <프로배구 마케팅> 외 / 서강대·경기대·서울과학기술대 등 강의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