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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라파엘 대표, 소외 계층 꿈 이뤄주는 '괴짜 아저씨'

35년 웨딩드레스 제작 국내 최고 실력 '무료 결혼' 통해 사회공헌

이종엽·김경태 기자 | lee·kkt@newsprime.co.kr | 2012.10.09 09:19:24

[프라임경제] 서울에 있는 웨딩숍만 해도 수백 곳이 존재한다. 그 중 이름 꽤나 날린다는 숍은 압구정과 청담동에 몰려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웨딩 산업이 해외에도 이름을 떨치면서 일본, 중국, 대만 등 해외에서도 직접 주문이 들어오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또 다른 한류 열풍이 웨딩업계에도 존재하고 있다.

   
웨딩업계 '괴짜 아저씨'로 소문난 김 대표는 디자이너라는 이름 보다 친근한 이웃집 아저씨처럼 편안한 분위기가 최대 무기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화려함 이면에는 현재 우리나라에 유통되는 웨딩드레스의 90% 이상은 중국에서 사실상 반가공 형태로 수입해 들여오고 있는 어두운 부분 역시 상존한다.

나머지 10% 역시 수출용이나 패션쇼 등을 위해 제작되고 있어, 순수하게 국내 웨딩드레스 공급을 위해 제작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상황.  하지만 극소수 순수하게 웨딩드레스를 직접 제작하며 35년 동안 한 길만 걸어온 사람이 있다. 이미 업계에서 '괴짜'로 소문난 오띠모 웨딩의 김 라파엘 대표가 그 주인공.

"웨딩 디자이너 일을 배우고 나서 어렵게 결혼하는 사람들에게 적은 금액으로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일이 너무나 보람된다"는 회사의 신념이 일반 경제공학과는 거리가 먼 안드로메다 같은 이야기이지만 그의 경영 철학은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여실히 보여준다.

처음 그를 만났을 때는 디자이너라는 느낌이 그리 크게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숍에 들어서니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를 정도였다.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직원들과 순식간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잡아내는 노련한 눈매에서 35년이라는 연륜과 프로의 정신을 찾을 수 있었다. 더불어 간간히 던지는 유머와 재치스러운 말과 동작에서 또 다른 여유를 가진 김라파엘 대표의 매력을 찾을 수 있었다.

◆'저렴한 가격'…누구나 찾는 웨딩샵

김라파엘 대표는 원래 양복과 패션쪽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그 당시 우연한 기회에 친구 권유로 웨딩 분야에서 일을 시작하게 됐지만 현재는 국내에서 손 꼽히는 '달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미 수 많은 언론매체를 통해 명성이 알려진 상황에서 그가 새로운 출발을 하는 새내기 부부에게 던진 한  마디는 명쾌함을 넘어 그동안 잘못된 웨딩업계에 대한 일침이었다. 

"내 이름을 걸고 손수 만든 옷으로 드레스 가격 거품을 빼고, 많은 사람들에게 내 옷을 입히고 싶다"

김 대표는 가격 거품을 뺀 것은 물론 장애인이나 외국인, 소외 계층을 위해 웨딩드레스를 제공해 무료 결혼을 시켜주고 있다. 사회봉사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그는 "결혼식에서 신부의 웨딩드레스는 너무나 중요하고, 축복받는 일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웨딩드레스가 마음에 들지 않은 채 결혼한 신부, 돈이 없어 좋은 업체를 이용하지 못하고 일단 제일 저렴한 곳부터 찾아야 하는 서민 신부들을 봤을 때 그는 그들의 걱정을 덜어주고 싶어 한다.

그래서 일까. 김라파엘 대표의 '오띠모 웨딩'을 찾는 사람들은 재력이나 사회적 지위에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또 그곳에서 상담 하고 나오는 예비 신랑·신부들의 얼굴에서는 항상 미소를 엿볼 수 있다.

김 대표는 "돈 걱정, 퀄리티 걱정, 바가지요금 걱정 없이 마음 놓고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웨딩숍이 보다 많아지면 결혼식 패러다임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진정한 '코리안 드림' 종결자

그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손수 만든 웨딩드레스가 가격 거품을 빼고,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인지 그는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오지랖'을 가지고 있다.

최근 서대문구 연희동 교회에서 2쌍의 다문화 가정 결혼식에 웨딩드레스는 물론 하객들의 식대까지 부담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수년간 이어온 그의 사회공헌 활동은 우리의 이웃이지만 정신적 장애와 신체적 한계로 인해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을 부모가 된 심정으로 꼼꼼히 챙기는 그의 모습은 이제 일상의 일이라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전언이다.

   
지난 봄, 4명의 다문화 가정 부부는 김라파엘 대표의 도움으로 한국에서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김 대표는 "일부 웨딩 업체에서 사회공헌 활동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오래된 웨딩드레스나 입지 않는 웨딩드레스를 제공해 주고 홍보활동을 하는 것을 봤을 때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내가 직접 디자인한 새 드레스를 입혀 결혼을 시키고 그들이 밝은 웃음을 지었을 때 너무 보람을 느낀다"며 흐뭇해 했다.

오띠모 웨딩은 강남 압구정에 웨딩숍을 운영하면서 비싼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웨딩드레스나 서비스 가격은 과거 그대로 유지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김라파엘 대표는 "앞으로 장애인이나 외국인 커플들을 위한 웨딩드레스 봉사를 계속해 나가고 탈북이라는 사선을 넘어 남한에 왔지만 소외 받고 있는 새터민 커플까지 찾는 곳이 되게 할 것이다"며 "구청이나 관련 기관 등과 연계해 많은 사람들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그의 사회 소외계층이나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돕는 선행이 알려지면서 김 대표는 최근 정부에서 국회행정안전위원장상을 받기도 했다.

◆'프로' 자부심 지켜 나갈 것

"내가 일을 그만두더라도 나는 늘 떳떳했다. 특히 자식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고 말하는 김라파엘 대표.

웨딩드레스에 대해서는 국내 최고라는 자부심을 알아주고 자신을 찾아 준 고객에게 실망감을 안겨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35년 외길을 걸어온 그는 '전문가로서 양심을 판다'고 생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웨딩드레스를 제작할 때는 자신의 딸이나 지인들이 입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한 땀 한 땀 마음을 담아 제작한다.

그는 "우리라라를 대표하는 제일 좋은 '오띠모 웨딩'이 돼 퀄리티를 의심받지 않고 가격 부담을 느끼지 않고 누구라도 믿고 찾는 웨딩샵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결혼을 할 때는 정말 많이 알아보고 웨딩샵을 선정해야 된다"며 "잘못된 정보로 마음에 들지 않게 결혼하는 커플을 보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한 분야에서 남 다른 특출한 재능을 가진 사람을 우리는 명장(名匠)이라 부른다. 우리 사회에서 자신이 가진 재능을 발휘해 기부와 공헌을 하는 모습에서 명장이 만드는 명가(名家)를 김라파엘 오띠모 웨딩에서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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