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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의 스포츠세상] 소중한 스타들이 뭔가에 이용당하지 않게 하려면…

시·도 단위에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 배치해 '스폰서십 프로그램 시스템' 운영

김재현 칼럼니스트 | agentoon@drimwize.com | 2012.10.04 17:11:36

[프라임경제] 정치와 스포츠 간의 관계는 밀접하다. 세계를 하나로 묶을 수 있고, 고유의 페어플레이 정신과 스타선수들의 특별한 대중성을 담고 있는 스포츠는 정치인들에겐 꽤나 매력적인 문화 콘텐츠다. 

정치인들의 가장 큰 자산 중의 하나가 다름 아닌 대중적 인지도이기 때문에 정치인들은 국민의 폭넓은 사랑을 받기 위해 스포츠 단체장을 맡기도 한다. 때로는 스포츠 스타들과의 각별한 관계를 내세워 신선하고 열정적 이미지를 표현한다.   
  
올림픽과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메가스포츠 이벤트는 정부(지방자체단체), 기업, 대회조직위원회 등 세 영역이 서로 협조 보완하는 안정적인 삼각관계 속에서 성공을 꾀할 수 있다. 스포츠이벤트 매커니즘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국회의원들의 예산 지원 활동과 범정부적 차원의 관심과 지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1980년대 전두환정권은 국민의 정치적 관심사를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방편으로, 우민화 3S정책(스포츠(sports, screen, sex)을 펼쳤다. 이를 통해 탄생한 것이 바로 프로야구다. 1982년 6개 구단으로 시작한 프로야구는 엄청난 인기를 끌며 단박에 국민스포츠로 자리잡았다. 프로야구의 성공적 안착에 힘입어 1983년부터 프로축구와 프로씨름, 농구대잔치까지 줄이어 등장했다. 프로 스포츠의 태동은 이렇듯 정치권의 막강한 후원에 힘 입은 게 사실이다.

최근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산하의 각 추진단 인선을 앞두고 논란이 인 바 있다. 추진단 영입인사 명단에 지난 런던올림픽에서 유도 종목 금메달을 따낸 김재범 선수의 이름이 올랐는데, 김재범이 경북지역공동선대원장으로 임명됐다가 논란 끝에 자신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김재범은 누리꾼들의 악플에 시달리다 결국 유도계에 대한 죄송한 마음과 유도에만 전념할 뜻을 내비치면서 사죄하고 물러났다.

유명 인사를 통해 국민적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리한 영입보다는 '정책을 위한 인선작업'이 필요하다는 게 스포츠계 안팎의 대체적인 인식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5년 광주유니버시아 등 굵직한 국제대회가 줄지어 있다.

국제 스포츠이벤트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지원책의 일환으로, 개최지 자치단체와 조직위원회의 공동협력을 원활히 꾀할 수 있는 인사를 대선 캠프에 영입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국제대회가 국가적 차원의 빅이벤트임을 감안할 때, 대선캠프에서부터 성공적인 행사 준비의 청사진이 마련돼야 하는 게 당연하기에 그렇다.

우리나라가 체육강국으로 한 계단 더 성장하기 위해선, 반드시 실효성 있는 체육행정이 뒷받침 돼야 한다. 비근한 예로, 생활체육대회를 보자. 우리나라는 각 지역마다 주민자치위위원회에서 준비해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생활체육대회가 개최된다.

겉으론 멀쩡하게 대회가 준비되고 잘 치러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아직 얼렁뚱땅 급하게 진행되는 부족함이 여기저기에 많다. 부족한 예산 때문에 동별 체육회장과 주민자치위원장들은 이리 저리 뛰며 예산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국민 체육력 향상을 꾀할 수 있도록 알찬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써야할 정력을 예산 따러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데 다 쓰는 것 같아 안타깝다.

언제까지 '정부와 지방자치의 예산부족'이란 타령과 핑계를 들을 순 없는 노릇이다. 적극적으로 이를 타계할 방책이 필요하다. 이런 차원에서 '스폰서십 프로그램 시스템' 도입을 권유하는 바이다. 각 시·도 단위에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를 배치해 지역별 스포츠 마케팅 기법을 찾고, 이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와 각 지역의 기업이 손을 잡고 행사를 꾸려나가는 방안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스포츠는 참여하고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 참다운 의미가 있다. 국내 스포츠는 대한민국 브랜드를 세계만방에 알리고 국가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진통 속에서 이권 다툼에 시달리거나 정치세력 등에 이용당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젠 스포츠인들도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누구와 손잡고 누구와 함께 해야 당장의 생활안정과 노후 보장이 되겠는가의 차원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체육인 전체가 가치 있는 일에 뛰어들 수 있는 토대 마련에 힘을 모아야 한다.

   
 
누가 해주는 것이 아니라 체육인 스스로 해나가야 한다는 마음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야 체육인들이 그 무엇인가에 휘둘리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국민 속의 스포츠, 건강을 주는 스포츠, 행복을 만들어가는 스포츠'를 만들기 위해 제대로 제안하고 제대로 협력하여야 할 때다. 

김재현 스포츠칼럼니스트 / 경기대 체육학 박사 / 경기대·서강대·한국체대 출강 / 저서: '붉은악마 그 60년의 역사'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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