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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과감한 판매중단 수신전략 '눈길'

이미지 통일 자매상품 개척·문화콘텐츠 연계 등 상품개발에도 열의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2.08.27 13:08:53

[프라임경제] 안전한 은행으로 고객들의 돈이 몰린다는 시대. 한편 은행으로서는 돈을 굴릴 곳이 마땅찮다는 소리도 있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빚을 갚거나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통장을 깨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정부의 '2011년 가계금융조사 결과'에서 가계소득 평균은 지난해 6.3% 늘었지만 대출액은 14.1%가 급증했고, 대출 원리금 상환액은 무려 22.7%나 늘었다는 점은 이런 사정을 방증한다. 특히, 은행들로서는 바젤 III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수신고를 늘리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기도 하다. 이는 무턱대고 고금리로 수신고를 올리기 보다는 가급적 저원가성예금을 창출하는 등으로 은행간 수신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연결된다. 이런 와중에서 우리은행(053000)의 수신 패턴이 눈길을 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주요 금융그룹 산하 은행들의 총수신면에서, KB국민은행은 1월말 207조원선을 기록하는 등 200조원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고 신한은행은 150조원대, 하나은행은 1월말 117조원대를 비롯 대체로 113조~115조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160조원대 수신고를 보여, 민영화 난제라는 오랜 숙제를 안고 있는 와중에서도 영업 전쟁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3월에는 개인수신고 면에서도 신한은행을 앞선 것으로 알려져기도 했다. 

破釜沈舟…과감한 상품라인 정비

과거 우리은행은 수신상품면에서 다른 은행에 비해 상품 수가 적은 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갓사 홈페이지의 금융상품몰 조회 결과 우리은행은 예·적금 78개, 신탁 4개로 하나은행의 59종, 3종, 국민은행의 69종, 47종에 비해 과히 뒤처지지 않는 수신상품군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짓수만 보태는 게 아니라, 시시때때로 과감히 상품을 교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봄 우리카드에서 매직10을 출시할 때만 해도 카드와 적듬의 연계상품인 매직7적금이 판매를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우리은행에서는 매직7적금을 당초 논의되던 금년 말도 채 도달되기 전에 판매중지시켜 성숙기에 과감히 갈아타는 마케팅방식을 선보였다.
우리은행은 2009년 대대적으로 상품을 정비하면서 퇴출시킨 바 있다. 우리사랑레포츠정기예금, 웰스앤헬스정기예금, 우리FC서울예금 등 레포츠 인구를 노린 상품이 대거 정비됐고, 쿠키정기예금, 팝콘예금, 친구통장 등 이름만 들어서는 딱히 상품 특징을 연결지을 수 없는 상품들도 이때 많이 정비됐다.

금년 들어서는 지난 7월에 매직7적금이 퇴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상품은 당초 정해진 수신고를 달성했지만 금년 연말까지 판매를 이어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지난 3월 매직10카드가 출시될 때에도 이 상품과 연계돼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게 연계되는 등으로 매직7적금은 카드 고객 수요를 유발하면서 상당 기간 상품 생명을 지속할 것으로 점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보다 일찍 강판처리한 것. 이는 이미 목표수신고를 폭발적인 속도로 달성한 상황에서 한편 쇠퇴기까지 하강도 빠를 수 있는 상품을 과감히 판매중지, 이미지 관리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또 일부에서 금리 낚시 논란이 이는 등 문제를 안고 갈 필요가 없다는 점도 과감히 퇴장조치를 하는 전략적 판단을 내리는 데 일조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또렷한 이미지 부여하고 재미 가미

특히 비대면상품이라는 은행권의 차세대 먹거리와 패키지 상품군으로의 고객 흡입이라는 과제에서도 우리은행 수신상품은 특색을 발휘하고 있다. 하나의 키워드로 목표타겟 고객군과 상품특성을 하나로 설명하고 관련 상품을 파생해 나가는 등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2010년부터 우리은행은 영화의 흥행과 추가금리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재미를 더한 상품을 내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역대 흥행과 추가금리 지급 사정을 보면 고객 입장에서는 크게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끄는 상업영화를 주로 택해 상품과 결합, 설계하는 우리은행의 능력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쿠키, 팝콘 등의 상품명을 사용했지만 상품군 이미지 구축에는 성공적이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과거에도 급여이체 고객이 우리 신용카드 혹은 체크카드를 보유하는 경우 로얄클럽통장을 통해 우대를 받을 수 있게 했지만 이 상품은 2009년 폐지된 바 있다. 다만 이후에도 로얄클럽대출이라는 상품은 여전히 남아있는 등 로얄이라는 키워드도 일관적인 직장인(급여생활자) 대상 상품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에는 효과적이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근래 판매 중인 아이터치를 보면 비대면상품(인터넷 및 모바일)이라는 특징을 연상케 하면서도 패키지를 구성해 연계해 가입하면 혜택을 추가로 기대할 수 있게 하는 일석이조를 달성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16일 기준 판매고를 보면 △아이터치 우리통장 252억원 △아이터치 그린적금 355억원 △아이터치 우리예금 4157억원 등 수신고를 올렸고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전세대출 상품에도 △아이터치 전세론이라는 이름을 달아 선보이는 등 자매상품으로서의 인지도 제고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여기에 2010년 '김종욱 찾기'를 시작으로 '7광구', '마이웨이' 등 영화 컨텐츠의 흥행성적과 결합한 예금 상품(시네마정기예금)을 선보여 왔다. 이 상품은 일부 상품에서 기대 흥행치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고객 입장에서는 추가금리를 얻지 못하기도 했지만(예를 들어 '마이 블랙 미니 드레스'), 주로 흥행이 기대되는 대작이나 흥행요소가 강한 칙릿형 작품 혹은 통일 코드 등을 주로 골라 베팅하게 한다는 점에서 고객들의 관심을 유발하는 데에는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솥과 배를 과감히 깨어 버리는 것처럼 뒤로 물러서기 보다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수신 특히 개인수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우리은행이 생산성이나 실적이익면에서도 반등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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