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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관리 프로세스’가 뭐길래? 금융투자업계 무한경쟁

부유층일수록 요구 많아…단순 은퇴설계 넘어 자녀양육도 상의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2.06.18 10:57:43

[프라임경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은 똑같다. 최근 자산관리 서비스가 금융시장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상품, 인프라, 영업인력 등 자산관리 역량을 좌우하는 이들 3대 핵심요소를 키우기 위한 금융투자업계의 경쟁도 가열되는 추세다.

특히 인프라에 속하는 ‘자산관리 프로세스’는 없는 회사가 없을 만큼 일반화됐다. 자산관리 프로세스란 금융투자회사가 고객과의 만남부터 시작해 고객의 투자성향, 재무목표 등을 파악해 분석하고 적절한 포트폴리오 제안과 실행, 투자결과 점검 및 리밸런싱 등을 처리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선진 금융사의 자산관리 기법을 연구하고 관련 제도와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빠르게 정착했다. 국내 금융시장이 대외 이슈에 크게 출렁이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개인의 라이프사이클이 다양해지면서 급증한 재무관리 수요를 영업사원의 개인의 역량에만 의존하기 어려워진 까닭이다.

자산관리 프로세스를 도입한 영업방식의 특징은 상품 판매에 주력하던 기존 영업에 비해 고객이 자신의 자산관리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고객만족도와 신뢰도 제고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앞으로도 자산관리 역량을 가르는 하나의 잣대가 될 전망이다.

◆“비슷해 보여도 똑같지 않다”

모든 금융투자사가 똑같은 자산관리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외형상으로는 비슷한 단계를 거친 자산관리서비스지만 세부적인 내용 구성이나 운영에서는 회사별 노하우와 특장점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금융환경이 변동성에 휘말리면서 체계적인 자산관리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자산관리 프로세스는 금융투자회사마다 노하우와 특장점이 녹아 있는 핵심 시스템으로 자리잡는 추세다. 자산관리 프로세스란 고객과의 만남부터 고객의 투자성향, 재무목표 등을 파악해 분석하고 적절한 포트폴리오 제안과 실행, 투자결과 점검 및 리밸런싱 등을 처리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오프닝-재무정보 파악–재무분석–플래닝–클로징 및 사후관리’ 순으로 진행되며 각각의 과정마다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활동이 있고 그것들이 마무리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식이다.

회사별로 내세우는 노하우나 특장점은 다양하다. 예를 들면 고객의 니즈별로 자산관리 프로세스를 세분화해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더 과학적·전문적인 상담과 포트폴리오 제안을 위해 자체 개발한 분석모델을 활용하는 식이다. 혹은 일반적인 투자자문 외에 고객별 금융 이슈를 위해 전문가를 운영하는 회사도 있다.

합병을 앞둔 한화금융네트워크 한화증권(003530)과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HPS(Hanwha Private banking Sales process) 프로그램’이라는 영업프로세스를 도입했다. 이는 고객과의 만남-재무수요 파악-자산관리 설계-고객 맞춤 제안–사후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프로세스화해 서비스 품질을 균일화했다.

특히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컨설팅해주는 제안 영업에 초점을 맞춰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VIP 고객이 아니어도 펀드, 주식, 랩 등 다양한 자산과 세무 컨설팅 등을 총망라한 종합자산관리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은퇴설계 등 특정수요·서비스에 몰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투자자들의 요구가 급증한 것은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특히 고액자산가일수록 체계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원하는 경향이 컸다.

경영컨설팅 전문업체 올리버와이만(Oliver Wyman)이 2009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액자산가들은 재정설계와 포트폴리오 제안, 상품선택과 사후관리까지 자산관리 프로세스를 구성하는 모든 단계에 대해 응답자의 80~90%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부유층일수록 자산관리 프로세스 자체에 대한 욕구가 크다는 얘기다.

   
경영컨설트 전문기업 올리버와이만이 2009년 자사 고액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액자산가 대부분이 자산관리 프로세스 전 부문에 대해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국내 금융투자회사의 자산관리 프로세스는 대부분 겉으로 보여지는 상품이나 부대 서비스를 확장하는 수준에 머무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은퇴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노후대비를 내세운 상품 출시와 자산관리 플랜이 앞 다퉈 쏟아졌다.

올해 초 ‘100세 시대 도래’를 앞세워 은퇴자산관리 서비스를 중점적으로 강화한 우리투자증권(005940)의 경우 ‘우리100세 시대 라이프사이클 전환형펀드’를 대표상품으로 삼아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5개 자(子)펀드를 전환수수료 없이 투자자 판단에 따라 전략적으로 배분 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삼성증권(016360)도 은퇴전용 자산관리 계좌인 ‘플랜R’을 내놓았으며 현대증권(003450)은 안정적인 노후대비를 추구하는 패키지 상품 ‘QnA 갤러리’를 출시했다. KDB대우증권(006800)의 은퇴자산 대표 플랜인 ‘골든에이지’는 매월 투자원금의 0.5%에 해당하는 월지급금을 지급하고 만기 10년 뒤 투자원금의 134% 회수하는 것을 목표로 한 상품이다.

이밖에 신한금융투자의 월지급솔루션 ‘Dr.S 골든트리’, 하나대투증권의 ‘하나UBS 실버오토시스템 월분배식펀드’, SK증권 ‘한국밸류 10년투자 밸런스 펀드’, 하이투자증권의 ‘노후설계 하이 적립식 ETF랩’ 등등 증권사별로 다양한 상품들이 포진해 있다.
 
◆전고객 VIP화, 주니어 전용 프로세스 등 진화

고무적인 것은 금융투자회사별로 다양한 고객 요구를 수용해 차별화된 프로세스로 승부수를 띄우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환경이 변화하면서 업계의 대응도 진화하는 것이다.

한화투자증권 이석환 상무는 “증권, 은행 등 거의 모든 금융권이 종합자산관리서비스 제공을 핵심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다”며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대부분 고객의 눈에 쉽게 보이는 상품이나 부대 서비스 같은 부분 요소들에 치중돼 있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고객은 달성하고자 하는 재무목표에 맞춰 현금흐름을 관리하기 위해 전문적인 관리자의 도움을 받아 기대수익률이 관리되기를 원하는데 이때 필요한 것은 자산관리자의 자문역량과 시스템”이라며 “한화투자증권이 개발한 HPS프로그램은 고객 접점별로 균일화된 인적 컨설팅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영증권(001720)은 주니어 전용 자산관리 프로그램인 ‘플랜업 주니어’로 인기몰이 중이다. 이는 늦은 결혼 및 출산, 조기은퇴, 높은 사교육비, 길어진 양육 기간 등으로 자녀를 위한 자산관리 필요성에 대한 고객 니즈를 기반으로 탄생했다.

지난 7일 출시 보름여 만에 신규고객 2000명선을 넘긴 신영증권은 최다 상품군 확보와 증여, 상속에 전문화된 인프라 구성으로 각광받고 있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최근 조정을 거치면서 이 기회를 활용해 자녀를 위한 상품 가입이나 증여를 하고 싶다는 문의가 늘었다”며 “자녀뿐 아니라 손자나 손녀를 위한 상품 수요도 예상보다 많다”고 말했다.

교보증권(030610)의 ‘교보 에듀케어 학자금펀드’도 은퇴설계라는 흔한 목표에서 벗어나 자녀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는 현실적인 플랜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자녀의 대학 등록금은 물론 입학 후 4년 간 소요될 학자금을 계산해 합리적인 투자를 제안하는 상품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투자자들의 요구가 급증한 것은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특히 고액자산가일수록 체계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원하는 경향이 컸다.

경영컨설팅 전문업체 올리버와이만(Oliver Wyman)이 2009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액자산가들은 재정설계와 포트폴리오 제안, 상품선택과 사후관리까지 자산관리 프로세스를 구성하는 모든 단계에 대해 응답자의 80~90%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부유층일수록 자산관리 프로세스 자체에 대한 욕구가 크다는 얘기다.

다만 국내 금융투자회사의 자산관리 프로세스는 대부분 겉으로 보여지는 상품이나 부대 서비스를 확장하는 수준에 머무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은퇴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노후대비를 내세운 상품 출시와 자산관리 플랜이 앞 다퉈 출시되고 있다.

이처럼 자산관리 프로세스는 이미 투자 고객에게 단순한 절차 이상의 의미를 갖는 자산관리 서비스의 핵심 요소다. 금융투자업계의 대응 역시 기존 영업 인력인 PB와 함께 투자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꾸준히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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