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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톡에 통신주 ‘빌빌’…인터넷주는 약될까?

통신업종 단기적 투심 악화 불가피 “망 사용료 지불 여부가 잣대”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2.06.13 16:03:25

[프라임경제] 국내 가입자 수가 3500만에 달하는 카카오톡이 야심작 ‘보이스톡’을 시장에 내놓자 후폭풍이 적지 않다. 통신사가 카카오톡, 마이피플 등 인터넷 사업자를 상대로 통신망 과부하를 일으킨 만큼 사용료를 부담하라고 몰아붙이면서 이른바 ‘망 중립성’ 논란이 인터넷 업계를 들쑤시고 있다.

모바일 등 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통신사에 망 사용대가를 지불하게 될 경우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다. 실적 악화 우려에 대표적인 경기방어주인 통신주는 최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3일 종가 기준으로 통신업은 0.87% 하락했고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는 나란히 1% 넘게 약세를 보였다. 보이스톡 전면 허용을 선언한 LG유플러스만 0.92% 올랐다.

가장 중요한 잣대는 망 사용대가 부담 여부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 등 당국이 사실상 수수방관하면서 타협점을 찾기 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통신사에 대한 투자 심리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반면 인터넷 관련주의 경우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신영증권(001720) 최윤미 연구원은 “카카오톡의 강력한 시장경쟁력을 기반으로 보이스톡도 급격하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통신사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음성 수익 감소 효과를 상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통신사가 m-VoIP 서비스 등으로 인한 트래픽 폭증을 이유로 망 사용대가를 받을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며 “단기적으로 통신업종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증권(001510) 이동섭 연구원 역시 “보이스톡 출시 이후 통신사의 음생매출 감소 가능성이 있고 LG유플러스가 모바일 인터넷 통화를 전격 허용하겠다고 나서면서 마케팅 경쟁 격화와 통신요금 인하가 예상된다”며 “앞으로 망 중립성 논의가 통신사에 부정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7일 기존의 m-VoIP 차단 방침을 철회하고 모든 요금제에서 해당 서비스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의 LTE62 요금제의 경우 데이터 제공량을 모두 보이스톡에 할애하면 1만2000분의 통화가 가능하다.

이 연구원은 “1분당 0.5MB가 소요된다는 가정으로 계산하면 보이스톡의 분당 통화요금은 5원으로 기존 음성통화료보다 20배 이상 저렴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번 논란이 인터넷 관련주에는 그다지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트레이드증권(078020)은 13일 “앞으로도 망 중립성이 유지되고 통신사의 망 사용대가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인터넷 관련주 주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 성종화 연구원은 “통신사가 요구하는 망 사용대가 분담은 현실적으로 시행되기 어렵다”며 “분담액 산정 기준이 모호하고 사업자별로 트래픽 발생량에 따라 부담금액을 세분화하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즉 수많은 콘텐츠 사업자에 대해 형평성을 유지하면서 분담금액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성 연구원은 “상위 소수 업체들에게만 일방적으로 부담을 떠넘기거나 구글, 야후 등 해외업체들에도 국내와 같은 기준을 댄다면 법적 분쟁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보이스톡이 대부분 인터넷 관련주와 무관해 사업환경이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반면 통신사의 투자비용 부담 요구에 명분만 줄 염려도 있다”며 “추후 인터넷 주가에 심리적 영향을 미치는 반복적 노이즈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다소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망 중립성’이란 모든 네트워크 사업자가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게 취급하고 어떤 차별도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카카오톡과 마이피플 등 콘텐츠 사업자들은 차별 없는 네트워크 접속을 이유로 인터넷의 개방성을 강조하는 반면 통신사는 콘텐츠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동영상, 무료통화, 메신저 서비스가 대용량의 트래픽을 유발하는 만큼 망 투자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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