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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영업망 약한지역 온라인서도 소외?

주소검색 '시골지리' 약하고 네이버앱 검산시 오류값까지

임혜현·노현승 기자 | tea·rhs@newsprime.co.kr | 2012.06.12 16:04:20

[프라임경제] 하나은행(086790)의 온라인 서비스는 이미 은행계에서는 앞서 나가는 시스템 중 하나로 평가된다. 하나은행은 당초 보람은행·서울은행·충청은행 등 여러 은행들을 합병하는 과정에서 전산시스템이 복잡했으나 거액의 연구비와 인력을 들여 ‘팍스하나’라는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마련했다.

아울러 아이폰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기 전에 관련 시스템에 관심을 기울인 시점도 꽤 이른 편이었다는 점도 뒤늦게 회자되는 대목이다. 근래에는 홈페이지 외관과 운영 방식을 데스크탑 진행에 익숙한 구 인터넷 홈페이지 형태에서 앱(App) 형태와 유사한 아이콘들을 배치하는 모바일 유사형으로 변경하는 등 항상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4대 금융지주 중 상대적으로 지점영업망이 열세인 상황에 그나마 선방을 할 수 있었던 점이 이런 노력에 기반했다는 풀이도 가능하다.

하지만 완벽한 시스템은 없는 법인지, 각종 미비점이 없지 않다. 특히 이미 언급했듯 영업망의 열세 문제를 보완할 방패인 정보 제공 기능에서 문제가 발견되고 있는 점은 우려된다.

주소검색 해보려니 시골 지리에 약하다?

하나은행은 원래 충청은행을 인수하기 전에는 지방 기능이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지금도 지역 영업망이 잘 구축되지 않는 지역의 경우에는 정보 관리에 인색하다는 데 있다.

지점이나 자동화코너가 없는 지역이 있는 상황은 어쩔 수 없다 손치더라도, 자료 자체를 처리하는 문제에 불비 사항이 있다는 것은 향후 그 지역으로는 고객 확장을 하지 않겠다는 소극적 태도로 해당 지역에는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처럼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것은 향후 영업 확장에 도움이 안 될뿐더러, 온라인 전용 상품 개발이나 모바일 뱅킹 발전 등으로 활발히 신시장이 열리고 있는 상황에는 더욱이 성장동력을 저하할 수 있는 위험요인이다.

하나은행의 영업점 찾기 기능을 실제로 돌려보니, 주소, 전철역이나 영업점명 등으로 편리하게 가까운 지점을 찾을 수 있게 돼 있다. 하지만 막상 하나은행의 홈페이지는 우리나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도시 외 지역의 주소 검색에는 어려움이 큰 운영 패턴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을지로, 여의도 등 서울의 일개 동명에 해당하는 키워드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소 검색 기능이지만, 군이나 면 단위 지명에는 결과 없음으로 답변하고 끝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를 들어 진부면이나 평창군으로 넣으면 가까운 지점을 보여준다든지 하는 부가 기능으로 넘어가지 않고 바로 답없음으로 나오고 진행이 종료되는 것이다.

   
주소에서 고성군을 수동으로 입력한 경우, 오히려 가까운 지점을 보여주는 기능이 제공되지 않는다.

지도를 통해 해당 군을 클릭해 들어가는 방식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아이러니하게도 평창군에 해당하는 답이 없는 경우, 가까운 지점을 보겠는지 의향을 묻는 링크선이 아래에 형성된다.

결론적으로 기능이 미비하거나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기 보다는 있는 자원도 제대로 네트워크되지 않은 결과 사소한 차이에 의해서도 정보가 제공되고 안 되고의 차이가 벌어지고 있으며, 이는 관련 정보 관리 태만에 기인하지 않느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이런 결과를 받아드는 군 단위 거주 잠재고객으로서는 하나은행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기 어려울 수 있다. 

   
하나은행에서 강원도의 지점을 검색할 필요가 있는 경우, 다음과 같이 지도를 활용, 각 군으로 클릭해 들어갈 수 있다.
   
지도에서 고성군을 눌러 들어간 경우, 가까운 지점 보기 기능이 제공된다.

가까운 지점 보여준다지만 대충 랜덤값? 출발지는 어디?

지도 클릭 등을 이용해 가까운 지점을 검색해 보려 해도 첩첩산중이다.

하나은행의 경우에는 지방에 영업점이 없는 지역도 아직 존재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가까운 지점을 찾아야 하는 고객 수요가 있을 수 있어 하나은행 홈페이지에서는 이에 대응,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가까운 지점 보여주기 기능의 신뢰도 검사를 위해 샘플 검사를 진행했다. 스마트폰에서 네이버 지도앱을 구동해 거리(차량 이동 가능 도로 기준)를 측정하는 모습.
하지만 막상 사용을 해 보면 이상한 부분이 여럿 발견된다.

강원도 평창군, 횡성군과 고성군 등에서 하나은행 관련 정보를 찾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해당 지역들은 산간 지역으로 도시와 같은 금융 영업망을 기대하기 어려운 감이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일 수록 정보의 정밀·고급화가 수반되지 않은 채 전달되면 값어치가 떨어진다는 냉혹한 평가에 직면할 수 있다.

3개군에서 정보를 찾는 경우, 지도에서 해당 군을 클릭해 인접 점포 보기 기능을 사용하며, 출발지는 그 군에 설치된 하나은행의 ATM에서 한다고 한다. 다만 고성군은 지점은 물론 자동화코너 등도 없으니 군청에서 출발한다고 가정한다.

평창군에는 진부의 시외버스터미널에 하나매직뱅크가 설치돼 있는데(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하진부리 119-1), 여기서 가까운 지점 리스트에 나타난 지점들을 차량으로 이동하는 경우를 정리해 봤다. 이용자가 많고 정밀도가 나름대로 검증된 네이버의 지도앱을 사용한다.

이 경우 도로를 통해 이동하는 것을 상정하고 시간값과 거리값을 보여주므로, 산길을 가로질러 이동한다든지 하는 직선거리 설정 등 불합리한 설정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평창군에서 가까운 지점들은 관동대(출장소)와 강릉, 제천, 원주 등의 순으로 10개 값이 나열된다. 그런데 하진부리 1191-1번지에서 출발, 각 지점의 주소지로 이동하는 경로값을 알아 보면 △관동대출장소까지가 50분(44.79km)이고 △음성이 2시간5분(160.79km) △영주지점까지가 2시간28분(182.42km) △마석지점까지는 2시간21분(158.81km) 등으로 나온다. 간단히 말하면, ‘무순(無順)’으로 나열한다고 볼 수도 있다. 횡성군의 하나은행 ATM에서 출발한다고 해도 충주가 마석보다 앞자리에 제공될 이유가 없다(각 1시간28분, 1시간19분으로 계산).

이는 군 단위가 서울이나 수도권의 구 시스템 등보다 행정단위 면적 자체가 넓다는 점에서 기인하는 오차값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점을 감안해도 문제는 남는다. 대강의 지표값을 설정, 제시하지 않고 군이라는 값을 보여준다는 게 되기 때문에 신뢰성이 떨어지고, 이런 사정이라면 10개를 한정해 보여주는 게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장 가까운 지점과 상대적으로 먼 지점 간에 2시간 가까이 차이가 벌어지는데, 이런 상황이라면 굳이 순서를 뒤섞어 보여지는 문제까지 겹친다면 제공을 받아도 큰 의미가 없는 값들을 10개 얻는 것이나 다름없다.

아울러, 서울 등에서 검색을 하면 10개를 넘기는 혹은 그 안쪽으로 값이 나오는 등 가까운 지점을 찾는 상황이 유동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게 제공되는데, 굳이 지방(그것도 산간 지방 등 원악지)의 경우에는 2시간여 차이가 나는 즉 생활권 자체가 서로 다른 여러 개의 지점들을 한 데 묶어 기계적으로 10개씩 제공할 논리적·합리적 근거가 없다.

   
평창군에서 가까운 하나은행 지점들의 목록.
   
횡성군에서 가까운 하나은행 지점들의 목록.

심지어 더 가까운 지점들 누락한 부실목록 의심 사례도

굳이 상대적으로 더 가깝고 덜 가까운 정도에서 순서 없이 제공되는 데 그친다면 그런대로 사용에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네이버의 앱(App)을 돌려보면 문제는 더 발견된다.

가까운 지점 목록을 받아 계산, 확인해 보니, 오히려 더 가까운 것으로 여겨지는 특정 지점을 빼놓고 다른 시·도를 대표격으로 하나 끼워놓은 게 아닌가 의심되는 경우가 발견돼 눈길을 끈다.

강원도 고성군의 경우 북방에 가장 치우진 지역이다. 이 곳은 아예 군내 기설치된 하나은행 ATM을 기준으로 할 수 없으니, 군청에서 출발(고성군 간성읍 하리 12)한다고 해 보자.

목록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고성에서 가까운 하나은행 지점들은 △강릉 △춘천 △원주 △마석 △호평 △충주 등으로 나열된다.

   
고성군에서 가까운 하나은행 지점들의 목록.

문제는 이 결과값을 앞에서 언급된 다른 군들의 목록들과 같이 나열해 보는 경우다. 횡성 등 강원도 서부지역에 해당하는 지역에서는 남양주 등을 거쳐 서울로 이동하게 되는데, 남양주의 여러 지점은 물론 이천지점이 가까운 지역으로 표시된 바 있다.

다시 말하면, 평지가 아니라 도로를 어떻게 타는가에 제약이 많은 강원도 지역은 대충의 값에서 추측(guess working)을 할 여지와 정확성이 높아진다. 그런데, 강원도에서 가장 동북단에 위치한 고성에서, 도를 완전히 종단으로 가로질러(도로 사정도 좋지 않은 터에) 충청북도 지역 지점에 가는 경우가 이천 등에 과연 가까울지는 상식적으로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는 해당 지역을 여행하고 또 운전을 평소 잘 하지 않는 경우라도, 고등학생 수준의 대강의 한국지리 감각을 가진 경우 의아하게 여길만한 부분이다.

   
하나은행은 무지점 지역이 많아 ATM 등으로 공백을 메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에 온라인 제공 정보에 신뢰성이 낮아 이런 노력마저 함께 저평가될 우려가 높다. 사진은 강원도의 하나매직뱅크코너 모습.
고성군청에서 충주지점(번영대로 109)까지의 이동값은 3시간43분(207.51Km), 이미 이것을 ‘가까운 지점’이라는 식으로 보여주는 게 온당한지는 재론하지 않도록 한다.

하지만 이번 목록에 빠진, 평창과 횡성에서 가깝다고 소개된 이천지점으로 가는 길을 알아 보니 3시간21분(206.80Km)으로 오히려 짧다. 이제는 하나은행이 제공하는 가까운 지점들의 목록의 순번은 물론 목록에 있고 없고에 대해서도 즉 정말로 가까운 지점인 게 맞는지, 믿기 어렵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순전히 ‘그쪽이 가깝지 않겠느냐’는 식으로 사람이 추측하고 확인해 보는 결과나 해당 은행의 공신력 있는 페이지에서 주는 값이나 값어치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전자가 더 낫다는 식으로 역전이 된다면, 굳이 비용을 들여 이런 안내 제공을 시도할 필요가 반감된다고 하겠다.

전수조사도 아닌 일부(3개군)의 조사에서 이 정도라면,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영업망이 약한 지역들은 온라인망에서도 소외되고 있다고 못 볼 바가 아니고 이런 점은 이미 우려한 대로 스마트폰 시대에는 걸맞지 않은 영업 자산으로써 보충이 시급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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