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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하나-외환은행 홈페이지, 지점-ATM 정보 혼선 백태

스마트폰 시대에 기초적인 안내도 혼선…잠재 고객 이탈 우려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2.06.12 07:56:29

[프라임경제] 은행들이 자동화기기(ATM) 영업에 열을 올린 것은 이미 하루이틀 된 이야기가 아니다. 단순 업무를 기계에 맡김으로써 영업점의 인건비 절감 효과를 크게 거둘 수 있고, 영업점이 숫자가 절대적으로 은행이나 특정지역 영업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경우에 ATM을 영업 공백을 막을 수 있는 첨병 역할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이러한 ATM의 설치가 늘어나는 만큼 유기적 정보 관리는 안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스마트폰이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데스크탑 컴퓨터 이상으로 은행 홈페이지 검색 기능을 실시간으로 이용, 자료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설치된 자동화코너와 관련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해 잠재 고객을 뺏기는 것은 큰 손실이라고 할 수 있다. 생활권을 벗어나 외지에 나간 경우 기기를 통해 얻을 자료에 의존도가 높아지는 경우는 더 그렇다.

외환은행 자동화코너, 전철역명으로 검색하면 ‘정확도 보장 X’

특히 여러 은행을 점검해 본 결과, 하나금융그룹 산하의 하나은행, 외환은행이 부창부수격으로 정보 관리에 실패를 많이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의 경우 지점 내 ATM이 설치된 경우와, ATM만으로 운영되는 자동화코너가 있다. 홈페이지에서 이 자료를 검색할 수 있는 것은 그림과 같다.

특히 외환은행의 경우 지도에서 클릭해 들어가면 지역 내 설치된 영업점이나 자동화코너를 모두 목록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외환은행의 경우 전철역 검색 기능이 제공된다.

   
외환은행 홈페이지는 자동화코너 위치를 다음과 같이 주소지에 가까운 지도를 클릭하는 등의 방법으로 편하게 찾을 수 있다. 사진은 은평구 내의 자동화코너를 검색한 고객에게 홈페이지가 목록을 정렬해 제공한 모습.
   
구산역 인근 자동화코너의 정보.

서울시 은평구로 자동화코너를 검색하는 경우에, 지도를 사용하면 큰 문제가 없이 은평구 내의 코너들이 4개소 있음을 알 수 있다. 구산역에 가까운 자동화코너를 찾고자 하는 고객이 이 방법으로 찾아들어간 경우라면 제시된 이름과 주소를 보고, 판단해 첫번째 자동화코너를 클릭해 정보를 얻으면 될 것이다.

하지만 막상 구산역으로 검색을 하면 ‘검색 결과 없음’이라는 결과를 받아들게 된다.

   
외환은행의 홈페이지는 자동화코너를 찾을 때 가까운 지하철역명으로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하지만 막상 역명을 입력하자 정보가 없다고 나온다. 다른 방식으로 구산역 인근 자동화코너를 찾을 수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외환은행의 이 검색 기능을 여러 차례 테스트해 보면, 신촌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번화가의 경우, 정보의 제공이 잘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특별히 어떤 경향을 도출할 수 있는 에러 패턴을 찾기도 어렵다. 결국 어떤 알레고리가 있는 오류는 아니고, 상대적으로 은행 측에서 정보 업데이트와 관리에 소홀히 여기는 사각지대인 지역이 있다고 볼 개연성이 있다. 

하나은행, ‘우체국365 사사오입 오락가락’에 ‘미아ATM'까지?

하나은행의 경우도 홈페이지의 자동화코너 정보 제공에 오류가 없지 않다. 서울 여의도 45-5번지 소재의 편의점 내 하나매직뱅크를 영등포시장역 옆에 위치한 것으로 지도를 제공하는 것은 애교에 가깝다(참고로 이곳의 원래 위치는 지적공사-알리안츠빌딩 근방임).

   
여의도에 있는 ATM 위치를 요청했지만, 엉뚱한 다른 전철역 인근 지도를 제공하고 있는 하나은행 홈페이지 안내 장면.

우체국과 하나은행의 가깝고도 먼 관계가 정보 혼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연말 하나은행과 우정사업본부(우체국)의 업무 제휴를 통해, 하나은행 고객은 우체국 자동화기기를 이용할 경우 수수료 부담을 최대 1000원까지 줄일 수 있게 됐다. 이 제휴를 통해 기존에 하나은행 고객이 우체국 ATM에서 현금 인출시 900~1000원씩 부담하던 수수료가 영업시간 중에는 무료로 변경되고, 영업시간 이후에는 수수료가 300~600원으로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됐다.

   
하나은행의 경우, 우체국과의 협약을 통해 ATM 사용의 편의성을 도모하고 있어, 가까운 지점을 찾는 경우 보는 바와 같이 곳곳의 우체국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강원도 평창군의 진부면(시외버스터미널) 기준으로 정보를 찾은 경우에 하나은행 지점망 대신(지점이 가까운 곳엔 없으므로) 우체국만 다수 보여지는 상황을 캡쳐한 것이다.
물론 다른 금융기관으로 볼 수 있는 우체국과 이러한 네트워크를 구축, 큰 폭의 편의 제고를 한 것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자동화기기망이 사실상 총 1만1446대(하나은행 3621대, 하나매직뱅크 2154대에 우체국 5671대를 더하는 것)로 늘어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ATM의 정보를 제공할 때, 하나은행의 영업점이 가까이에 없는 경우에는 우체국을 인근 점포로 안내하고 있기도 하다. 해당 기기에 문제가 있는 경우, 우체국에 있는 ATM을 우리 기계처럼 사용하면 된다는 생각을 깔고 이렇게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예를 들어, 강원도 평창군 진부버스터미널에서 하나매직뱅크를 만난 고객이 있다고 할 때에, 이 고객이 이 진부의 ATM과 관련 검색을 하면, 가까운 영업점으로 우체국들을 여럿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사사오입을 하고 있지만, 실제 자동화코너 안내를 해 주는 경우에는 우체국365를 자신의 ATM처럼 인지를 하기도 하고, 하지 않기도 한다.

사진을 보면, 하나은행 측에서는 자동화코너를 안내 요구하는 고객들에게 일반적으로 자신들이 설치, 관리하는 영업점내 ATM과 영업점 외 ATM, 하나매직뱅크 등을 보여주면서 우체국365도 한꺼번에 검색 정보를 제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의 경우 연말부터 우체국과 ATM 수수료 감면 협약 관계에 있으므로, ATM 검색시 자기 은행의 기기들 외에도 우체국 기기를 포함해 보여주려는 것으로 시스템을 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의 사진 두 장은 '여의도'를 키워드로 해 '전체' 목록을 뽑은 경우다.
   
 

이렇게 카테고리를 형성해 놓고 있다면, 특정지역의 자동화코너 ‘전체’를 요청하면 우체국365까지도 포함한 결과를 보여주는 게 맞다. 하지만, 실제로 여의도(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을 말함)라는 키워드로 자동화코너를 검색해 보니,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로 검색하니 우체국365 기기들을 제외한 값들을 정렬해 보여주고(우체국 국회지점 등이 배제된 값을 보여준다), ‘우체국365’를 특정해 클릭해야 제외된 값들을 볼 수 있다.

   
우체국 기기들을 하나은행 ATM과 같이 보여주는 시스템을 구성한 것으로 보이지만, 막상 '여의도'의 자동화코너 '전체' 목록을 뽑아보면 우체국의 기기들은 제외한 목록이 전체 리스트로 제공된다. 우체국의 ATM은 다음처럼 '우체국' 버튼을 눌러 다시 정렬해야 한다. 위의 전체 리스트 2장에 포함되지 않은 국회 내 우체국 등이 비로소 검색돼 나옴을 알 수 있다. 전체 버튼만 믿었다가는 일부 누락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하나은행, ‘도대체 인근 지점 범위는 어디까지’ 고무줄

하나은행의 홈페이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은 또 있다. 하나은행은 일선 영업점이 다른 금융지주 산하 은행들에 비해 많지 않고 특히 지방에서 고전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강원도에서 점포를 많이 열고 있지 않은 하나은행으로서는 인근 지점 안내에 다소 탄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인근 점포의 개념이 너무 넓고, 두 번째로 특정한 연관성이 없이 객수 채우기식으로 보여준다는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동계올림픽 개최 유치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평창군과 횡성군, 그리고 바다에 가까운 고성군에는 지점이 없어 인근 지점을 넓게 안내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다.

그런데, 강원도의 춘천이나 원주, 강릉 소재 점포를 안내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어도, 경기도 그것도 강원도와 접한 곳도 아니고 한복판인 남양주나 경상북도 영주 등까지 안내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기계적으로 10개씩을 보여주고 있는데, 오히려 서울 시내에서 가까운 지점을 검색하면, 더 많은 값을 더 촘촘한 지역 인근에서 보여주는데(예를 들어 하나은행 본점이 소재한 을지로를 기준으로 하면 12개가 나온다), 지나치게 넓은 범주의 인접점 10개가 과연 실제로 소용이 닿을지, 그렇게 값을 제시할 필요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타은행에 비해 지점이 상대적으로 특히 지방의 경우 가까운 곳에서 지점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넓은 반경내 지점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에를 들어 사진처럼 강원도 고성을 기준으로 검색했을 경우에 경기도 등 타시도의 지점까지 안내받는 게 과연 의미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처럼 기기 자체 성능과 그 기기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마인드는 나날이 스마트해지고, 그런 만큼 제대로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경우 바로 싫증을 느끼고 이탈하게 마련이며(리모컨을 사용하는 모습이 비유, zapping족이라고 한다) 그 욕구는 나날이 더 높아지고 있다.

이런 수요를 따라가려면 적어도 정보를 제공할 만한 서비스나 시설이 없다면 몰라도, 있는 내용만큼은 정확히 보여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특히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한 가족이 된 작금의 사정 속에서 이들 은행들이 타은행에 비해 불편한 사정을 비슷하게 보이는 점은 더욱 우려되는 현실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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