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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승운(飛龍乘雲)의 전남대 개교 60주년을

[신년사] 전남대 김윤수 총장

장철호 기자 | jch2580@gmail.com | 2011.12.30 12:32:36

   
김윤수 총장
[프라임경제] 임진년(壬辰年) 새 해가 밝았습니다.

큰 복 받으시고 참 뜻 세우시기 바랍니다.

백년수인(百年樹人)의 지혜와 열정으로 세워진 전남대학교가 개교 6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나는 용의 기운으로 우리대학의 미래를 새롭게 설계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며 비장한 각오와 다짐을 해봅니다.

참으로 어려운 한 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경제 한파와 함께 등록금 인하라는 초유의 환경과 함께해야 합니다. 지금의 고통 뒤에 또 어떤 고통이 뒤따를지 짐작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에도 이런 환경이 결코 낯선 것만은 아닙니다. 지금보다 더 힘들고 고통스러운 삶의 순간들을 우리들은 슬기롭게 극복하며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야만의 물줄기를 헤치며 지난 60년 동안 전남대학교가 쌓아온 자랑스러운 역사는 어둠 속에도 빛을 밝히는 고난의 시간이었습니다.

개교 60주년은 단순히 잊었던 벗들을 다시 불러 모으는 해후의 향연은 아닐 것입니다.

근본을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잃었던 자존과 신뢰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변화의 날들로 미래를 채워가야 할 것입니다.

스펙을 쌓느라 진짜 공부는 못하는 세상, 성과와 평가에 얽매여 학문에 전념할 수 없는 세상과는 결별해야 할 것을 요청받고 있습니다.

진리를 향한 믿음과 창조를 위해 폐쇄된 공간을 넘어 안팎을 넘나드는 열정을 요구하는 세상입니다.

참 공부와 참 연구는 다양한 학문을 넘나드는 사색과 소통에서 시작됩니다. ‘Human Creative’의 정신을 기초로 깊이 성찰하고 넓게 소통할 수 있는 창의적 인재만이 전남대학의 100년 미래를 밝혀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장터에서 남보다 조금 앞선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키우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21세기는 인간과 자연, 사회와 문화, 예술과 기술 모두를 아우르는 인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식의 편식에서 벗어나고, 전공의 벽을 넘을 수 있어야 합니다.

“봉건적 할거주의와 다름없다”(김성복)고 비판받는 대학의 기존 학문 영역을 과감히 탈피하여 새로운 교육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길을 모색하고, 숙의하며 새 길을 내는 일에 온 힘을 기울이는 한해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60년의 두드림, 세계와의 어울림, 미래로의 큰울림”을 좌표로 개교 60주년 행사를 차분하고 의미 있게 준비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자만과 안일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속도와 소유에 대한 광적인 집착에서 벗어나 온전한 사색과 소통의 시간을 가져보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2012년은 전남대학교의 생생한 역사를 기억하면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한해가 될 것입니다.

를 위해 성찰과 전망을 위한 60년사를 편찬하면서 전남대학교 역사의 상징적 공간인 옛 본부 건물을 교사전시관(가칭)으로 개축하고 만남과 소통의 공간으로 조성할 것입니다.

국제화는 부정할 수 없는 시대정신(Zeitgeist)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 뿌린 국제화의 씨앗이 대지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굵은 가지를 뻗을 수 있도록 구성원들이 더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노력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세상은 이미 Chimerican의 시대가 된듯합니다.

영어 이외의 다양한 언어를 배우고, 다른 문화의 이질적인 타자들과의 교류를 넓히며 세계 수준의 교육과 연구가 소통하는 대학으로서의 전남대학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합니다.

친애하는 교직원과 학생 여러분!

올해 우리는 전남대학교의 역사를 새로운 지평으로 이끌어갈 지도자를 모셔야 합니다.

립대 최초로 총장직선제를 일구어낸 선배들의 진정성이 이어질 수 있도록 총장후보 선출 과정 하나하나가 모범적인 결실을 맺기를 기원합니다.

겨울에는 봄의 길들을 떠올릴 수 없고, 봄에는 겨울의 길들이 믿어지지 않는(김훈) 법입니다.

눈 덮인 나무 가지에서 봄꽃을 상상하기도 어렵고. 봄꽃을 보며 길고 차가웠던 시간을 되짚어보기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수도 Paris에서 멀리 떨어진 남부 엑상프로방스에서 ‘한 알의 사과로 Paris를 놀라게’ 했던 폴 세잔을 떠올립니다.

그는 사과의 진리에 다가서기 위해 수천 개의 사과를 그렸다고 합니다. 한국 민주주의가 시작된 이곳 광주에서 다시 수만 개의 사과를 다시 그리며 온 세계를 놀라게 하는 전남대학교를 저는 꿈꿉니다.

이 벅찬 꿈속에서 우리 모두 함께 만나 한 걸음, 두 걸음 나아가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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