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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칼럼⑨] 박찬선의 이론조론(理論造論)

집단 지성? 인간은 개미보다 위대하다

박찬선 부사장 | press@newsprime.co.kr | 2011.08.09 09:31:49

[프라임경제] 최근 들어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SNS와 Google, Naver와 같은 검색엔진이 대중적 활성화를 넘어 사회를 아우르는 파워로 자리 잡으면서 이의 근간이 되는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라고 하는 개념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디피아(Wikipedia)에서는 집단 지성을 ‘다수의 개체들이 서로 협력 혹은 경쟁을 통하여 얻게 되는 지적 능력에 의한 결과로 얻어진 집단적 능력’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위키디피아(Wikipedia)는 전통적인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나 MS의 디지털백과사전 Encarta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새롭게 대두된 온라인 서비스로 웹2.0과 같이 지식과 정보의 생산자와 사용자가 구분 없이 공유함으로써 정체 없는 진보를 이룬다는 집단 지성의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한편 집단지성에 대한 이러한 단순한 개념적 정의를 넘어 “여러 개체가 모여 만들어진 지적 활동의 결과가 그 개체들 중의 가장 우수한 개체의 결과보다 우수하다”라는 명제적 가치로서도 제시되곤 하는데, 세계적인 경영 칼럼니스트인 제임스 서로위키(James Surowiecki)가 말하는 예측의 전문가와 일반인 다수의 집합적 판단을 비교해보니 집단의 판단이 항상 우수하였다라는 연구결과 등이 집단지성의 우수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소개되기도 한다.

사실 집단지성은 하버드 대학교수이자 저명한 곤충학자인 윌리엄 모턴 휠러가 1910년 출간한 <개미: 그들의 구조·발달·행동>을 통해 하나의 개체로서 미미한 존재이던 개미가 군집을 이루면서 높은 지능체계를 형성한다는 관찰을 바탕으로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이렇게 미물의 관찰을 통해 처음 제시된 개념이라 그런지 그 동안은 집단지성을 이야기할 때, 개미, 벌 등과 같은 곤충이나 식물, 동물 등과 같이 다소 비 지능적이라고 생각되는 개체가 모여 뛰어난 지적 능력을 발휘하는 것에 대한 설명에 주로 인용되곤 하였다.

하지만 관찰의 시선을 인간에게로 돌려보면 개미나 벌과 같은 곤충에서조차 발휘되는 집단적 지성이 왜 인간에게서는 실제로 구현되기 어렵고 오히려 개인보다도 못한 집단무지 또는 집단오류를 범하게 되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하곤 한다. 소위 오피니언 리더(Opinion Leader)라 불리우는 최고의 학벌과 지적 능력을 자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일반 대중이 들어도 답답해 할 만큼 어리석은 주장과 무지의 소치라 불릴만한 의견들로 부딪쳐 갈등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볼 때면 그 의문이 더욱 커지곤 한다.

그럼 무엇이 인간들의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을 가로막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집단지성이 제대로 발휘되기 위해서는 다양성, 독립성, 분산된 정보의 통합 메커니즘과 같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이러한 인간의 집단무지 또는 집단오류의 결과는 서로의 다양성과 독립성이 보장되지 못하거나, 분산된 정보가 여과 없이 투명하게 통합되는 매커니즘이 없었던, 협업보다는 경쟁에서의 승리의 가치가 우선시되던 그 동안의 보편적인 사회적 정서와 환경 때문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넥서스 커뮤니티 박찬선 부사장
지금까지의 소위 오피니언 리더(Opinion Leader)들은 사회의 주 구성원인 일반 대중들보다 더 우수한 지식과 경험, 정보를 바탕으로 사회를 이끌어 왔다. 그러한 과정 중에 권력과 정보를 더욱 갖게 되면서 이들은 사회의 구성원들의 다양성과 독립성을 오히려 제한하고 분산된 정보가 왜곡되고 선별적으로 통합되도록 함으로써 자신들의 권력과 이권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조건에서는 온전한 집단지성이 발현될 수 없었던 것이다.

이제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다양한 정보가 축적되고 공유되며 재생산되는 IT기술의 발달로 집단지성을 이루고 꽃을 피울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이 무르익어 가고 있다. 클라우드 소싱 (Cloud Sourcing), Wikipedia나 네이버 지식검색과 같은 정보서비스, 리눅스나 Google등과 같은 오픈소스 (Open Source) 등 수많은 분야에서 집단지성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그 가능성과 확장의 한계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이다.

우리사회가 집단지성의 힘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사회 모두가 행복해지고 발전할 수 있도록 사회의 다양성과 독립성을 존중하고 그들의 의견이 투명하고 여과 없이 통합되기를 기대하며, 더 이상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다른 사람들을 통제하고 획일화하며 여론을 왜곡하려는 어리석은 시도가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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