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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칼럼 ⑥] 강정환의 '통(通)통(通)'튀는 세상

소통은 단지 수단이다

강정환 대표 | press@newsprime.co.kr | 2011.05.16 16:52:29

[프라임경제] 소통은 상대방과 내가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이다. 진정으로 소통한다면 서로 생각과 마음까지 일치하게 된다. 그러나 입장과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입장 차이를 명확하게 인식할수록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기 쉬우며 원활한 소통을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자기 입장만 계속 고수한다면 소통은 어려울 것이다. 이처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될 때 소통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제 역할을 다할 수 없게 된다. 그 이유는 소통이 부족한 게 아니라 이미 소통의 범주를 벗어났기 때문이다. 소통은 단지 수단일 따름이다.

예를 들면 서남표 카이스트총장의 대학개혁에 대하여 세간에서 갑론을박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최근 학생들과 교수가 자살한 사건이 생기면서 언론은 대학개혁하면서 소통부족이 자살의 원인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왜 자살하게 되었는지, 그 근본적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철저하게 확인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서남표 총장은 작년 연임되었다. 그만큼 어려운 대학개혁의 적임자로 신뢰받고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사고로 인해 카이스트 대학개혁의 진정성이 퇴색되거나 왜곡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또 서남표 총장에 대한 독선과 소통부족이라는 언론 보도가 과연 카이스트 대학개혁에 도움이 될 것인지 곰곰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오히려 대학교육의 선봉장인 서총장이 겪을 복잡한 심경도 헤아려 줄 수 있는 여유와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카이스트 개혁의 최종 목표는 과연 무엇일까. 카이스트가 세계 최고대학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결국 교수와 대학생이 세계 일류수준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원인프라도 세계 일류수준이 되어야 하고 개혁을 숙성시키기 위한 시간도 그만큼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성공적 개혁을 완성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소통은 중요하다.

그렇지만 원활한 소통만이 대학개혁을 보장할 수는 없다. 무릇 개혁에는 찬성하는 사람도, 반대하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개혁을 하면 관련된 사람의 이해관계가 변하게 된다. 개인적인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대학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개혁을 지지하겠다는 사람도 있고, 개인적 손해 때문에 대학 개혁에 반대하고 저항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개혁이란 고통과 아픔이라는 대가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카이스트의 경우 대학개혁에 대한 본질을 제대로 드러내지 않은 채 소통부족이라고 언론에서 막연하게 언급하는 것은 이렇듯 대학개혁에 큰 도움이 안 될 뿐 아니라 소통의 개념과 한계를 혼란스럽게 만들 수

   
(주) 통통 강정환 대표
있다. 관계자 개개인이 대학혁신의 목표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느냐, 본인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입장정리 했느냐, 대학혁신을 위해 무엇을 기여할 것인가부터 정리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그러고 나서 비로소 소통이 잘 되었는지 따질 수 있다. 한 쪽의 입장만 고집한다면 소통은 어려울 것이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될 때 소통은 제 역할을 다할 수 없는 것이다.

이처럼 소통이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수단이며 과정일 뿐이지 궁극적 목표를 대신할 수 없다. 진심으로 소통하려면 마음을 내려놓을 준비가 되었는지 자문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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