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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산소주의 시대

 

프라임경제 | webmaster@newsprime.co.kr | 2011.04.22 13:00:00

[프라임경제] 지난 3월11일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이지만, 정서적으로 먼 나라인 일본이 가공할 지진에 강타 당했다. 그리고 바로 이어진 쓰나미로 일본 동북부 지역이 초토화됐다. 세계적인 경제대국 일본이 상상할 수 없는 자연의 힘 앞에 결국 무릎을 꿇고 만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발 방사선 위기까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누출된 방사성 물질이 기류를 타고 지구를 한 바퀴 돌면서 급기야 방사성 물질이 함유된 비가 한반도에 내렸다. 국내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휴교령까지 내려졌다. 이처럼 지진은 일본에서 일어났지만 피해는 인류에게 들이닥쳤다.

지금 이 상황에서 무조건적으로 하나의 생명이라도 구해야 한다고 못 박고 싶다.

나는 1960년대 초 한국에서 태어나 극심한 가난에 허덕이는 나라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당시 왜 우리나라는 이렇게 춥고 가난한지, 미국이 원조해주는 밀가루를 받아먹으며 살아야 하는지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어른이 되면 춥지도 않고, 부유한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가서 살아야겠다는 꿈을 꿨다.

하지만 새마을운동과 경제개발시대, 민주화시대를 거치며 우리는 세계 5대 경제대국으로 거듭났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대학생들 틈에서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정신없이 달려왔고, IMF라는 질곡의 시간을 극복했다. 그 결과 이제 자녀에게 자유와 번영을 물려주게 됐다.

그러나 내게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홀로 고민하고 우울해 하면서 해결하지 못한 것이 있다. 왜 세상에서는 애통해하며 곡하는 소리가 끊임없이 나오는가? 그 소리를 멈출 수는 없는가?

그 동안 살면서 많은 일이 있었다. 아프리카 기근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었고 그들을 돕기 위한 ‘위 아 더 월드’ 운동도 일어났다. 중동과 아프리카에서는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캄보디아의 킬링필드는 인간이 얼마나 잔혹해질 수 있는가를 보여줬고, 북한의 기근으로 말미암은 300만 아사자 발생과 지금도 계속되는 식량 위기는 국민과 괴리된 정권의 패악성을 드러내 보인다.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지역의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24만명 사망, 중국의 계속된 지진에 따른 사망자 속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일본의 엄청난 재난 등은 자연의 힘 앞에 인간 과학문명의 한계를 드러낸다.

물론, 사람은 출생하면 언젠가 사망한다. 하지만 가능하면 살 수 있는 만큼 살고, 자연사하고 싶은 것이 인류의 소망이다. 이런 자연 재난이나 전쟁 같은 인재 속에서 죽는 것, 특히 굶어 죽는 것과는 다르다.

적십자 창시자인 스위스의 앙리 뒤낭(1828~1910)은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봉사활동을 했으나 성인이 돼서는 평범한 은행원으로 살았다. 그러던 중 은행의 아프리카 지점장으로 있다가 본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1차 세계대전 중 아군과 적군의 죽어가는 병사들을 보고 1863년 적십자라는 민간단체를 만들었다.

그 적십자 운동이 인도주의 사상을 꽃피워 1, 2차 세계대전 당시는 물론 현재도 어떤 위험도 무릅쓰고 재난 현장으로 달려가는 따듯한 인류애를 보여주고 있다. 뒤낭은 개인적으로는 사업부진으로 1910년 사망할 때까지 어려운 삶을 살아야 했다. 그러면서도 봉사를 멈추지 않았다. 마침내 1901년 제1회 노벨평화상을 수상, 공로를 인정받았다.

인류는 각기 자국의 깃발 아래 국익을 최우선으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인류가 공동운명체로 노력해야만 하는 단계로 가야 한다. 인류의 환경 문제, 재난 문제, 인권 문제, 식량 문제, 난민 문제, 신종전염병 문제, 의약품 문제 등 해결해야할 사안이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굶어 죽는 이들이 있다면 인류는 식량을 갖고 신속히 가야 한다. 몇몇 독재 기득권층 때문에 힘없는 인류나 난민들이 죽음에 처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식량 지원 요청을 간절히 국제사회에 하지 않는다 해도 여기에 조건을 붙이지 말고 헬기를 동원해서라도 식량을 떨어뜨려야한다. 물론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장애물이 많은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인류공생을 위해 무정부적 정신을 가져야 한다.

자원이 없는 국가라서, 너무 잔인한 독재정권이라고 괘씸히 여겨 붕괴될 때까지 두고 보자는 식은 인도주의의 한계다. 북한은 UN에서 600만명분 식량이 2개월 안에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북한 고위층도 영국에 가서 직접 식량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1990년대 300만명 아사자 발생 이상의 북한동포의 죽음이 충분히 예상된다.

그럼에도 한국 정부와 국민 사이에는 지난해 북의 2차례 대형 도발로 엄청난 희생을 당한 탓에 반북 정서가 팽배하다. 북이 비축해놓은 군량미를 풀면 다 해결된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누구나 알다시피 현재의 북한체제는 당분간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외치는 것이다. 조건 없이 무조건 쌀을 보내야 한다. 이것이 ‘산소주의 정신’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나도 북이 싫다. 좌파 정권때 김정일 위원장과 사진 한 장 찍고 싶어서 방북했던 정치인들도 이해할 수 없었다. 정말로 관심을 갖고 싶지 않다.

인류가 오늘 하루를 보내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기면서 한 번도 감사하지 않는 것이 있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인 공기다. 그 이 공기 안에 산소가 있어 우리가 호흡하며 산다. 자연이 산소를 제공해주기에 우리는 살아갈 수 있다.

인도주의 정신이라는 말에는 어느새 상대성이 생겼다. 변질돼 가고 있다. 이제는 인도주의보다 더 포괄적이고, 보다 포용적이며, 매우 신속하고, 더욱 고통분담을 하며, 효과적으로 지구를 지키는, 인류공동체를 위한 더 넓은 가슴이 필요하다. 조건을 붙이지 않고 매우 신속히 대처하는 새로운 정신이 나와야 한다. 나는 그것을 산소주의 정신이라 부른다. 산소주의는 조건 없이 절대성만 생각하며, ‘신속하게 무조건 지원’을 목표로 한다.

일본처럼 방사성 물질 유출문제가 발생한 경우를 보자. 이런 사태가 빚어지면 일본의 요청이 없어도 세계 석학들이 스스로 신속히 모여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것이 산소주의의 실천이다. 북한이 식량난에 처한 사실이 감지되면 북한 정권의 요청이 나오기 전에 쌀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해야 한다. 그것이 산소주의의 발현이다.

산소주의는 모든 생명이 소중하다는 가치 위에 기반을 두고 있다. 비종교적, 비인종적, 비이념적, 비민족적, 비정치적 토대에서 운동해야 한다. 영어로는 ‘옥시저니즘’이라고 칭하고 싶다.

이 운동을 하는 사람을 ‘산소주의자’, ‘옥시저니스트’라고 부르려 한다. 이 운동은 2011년 한국이란 곳에서 가수 겸 생명운동가 이광필이란 사람이 최초로 전개했고 시작은 미미했지만 100년, 200년 뒤 만개했다고 역사에 기록되는 것이 내 바람이다.

나는 오늘도 가능하면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나 네트워크화 하는 일들을 하려 한다. 그리고 조금씩 노력하고 있다. 미국 뉴욕과 코네티컷주에 지국이 있다. 조만간에 영국에도 지국을 만들 것이다. 이 운동과 정신이 온 지구촌에 바이러스처럼 퍼졌으면 한다.

나는 앞으로 대선에 출마할 생각도 갖고 있다. 그 이유는 오직 산소주의 운동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국민적 관심 앞에서 나는 대대적으로 홍보할 것이다. 물론 대통령 당선이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나도 잘 안다. 어쩌면 무모할 수 있는 그런 도전을 하려는 것은 빅 이벤트를 통해 대국민 홍보가 돼 산소주의자들이 많이 나온다면 나는 꼴찌도 기꺼이 하련다. 패배도 아름다울 것이다.

우리 인류가 당면한 문제들과 다가올 자연의 힘 앞에 경건하게 산소에 감사함을 느끼는 산소주의 정신을 앞으로 더욱 확산시키고 이루기 위해 나는 평생을 바치겠다.

   
 

이광필 가수·생명운동가·뷰티그룹 백야 회장 kp50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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