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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힘내라! 힘

 

황규만 사무총장 | press@newsprime.co.kr | 2011.04.18 16:27:05

[프라임경제]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1년 9월11일 뉴욕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 2대의 비행기가 테러를 자행해서 3천명 가량의 희생자를 냈을 때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사)한국컨택센터협회 황규만 사무총장

그런 사건이 일어날 수 있다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고,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인간들이 만든 인화(人災)였고, 그 사건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가슴에 상처를 입고 살아가고 있을 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911사건이 일어난 지 10년 후인 2011년 3월11일 일본 동북부 지역에서는 인화가 아닌 상상을 초월하는 천재지변인 강도9.0의 대지진과 쓰나미(지진해일)가 발생했다. 자연의 대재앙 앞에 인간은 속수무책이었다. 산더미처럼 밀려오는 쓰나미에 건물과 도로가 휩쓸리고 마을 전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수천 명이 목숨을 잃고 수만 명이 행방불명 됐다.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해 가동이 중단되고 산업시설이 초토화됐다. 마치 장난감 크기로 만들어 놓은 세트들을 엄청난 파도가 휩쓸고 가는 장면을 묘사한 영화에서나 가능한 그런 장면들이 실제로 발생한 것이다. 정말 TV화면을 통해 보고 있는 나조차도 공포가 느껴질 정도였다. 눈으로 보면서도 사실이 아니기를 바랬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수마(水魔)가 할퀴고 간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들은 지금 망연자실한 상태다. 정신 줄을 놓고 있을 것이다. 무엇부터 먼저 해야 할지 막막할 것이다. 이럴 때는 이웃의 도움이 절실하다. 꼭 돈이나 물건이 아니어도 걱정을 해주고 그들이 빨리 복구되기를 빌어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일본은 곱든 밉든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가 아닌가.

한국인들은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는 일본이 한국에 저지른 과거사를 모두 잊고 그들이 빨리 어려움을 극복하고 일어나기를 기원하고 있다. 특히 1992년 1월부터 19년 동안 일본 대사관 앞에서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던 위안부 할머니들도 조차 추모대열에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로 ‘희생자 명복을 빕니다. 재일교포 일본 시민 여러분 힘내세요’라고 적은 피켓을 들었다. 이 날 참석하신 할머니 한 분은 “그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는데 무슨 말을 하겠나. 죄는 밉지만 사람은 밉지 않다”며 “산 사람들이 마음을 합쳐 복구하고 빨리 힘내서 일어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위안부 할머니들뿐만 박찬호 선수가 일본 프로야구 선수로는 가장 먼저 고액의 성금을 기탁했고, 배용준을 포함한 한류스타들도 피해복구를 위해 기부를 했으며, 정부차원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이 어느 나라 수장보다 먼저 위로의 말을 전했고, 200여 명의 구조대원과 구호물자를 실은 공군 수송기를 파견했다. 또한 기업들도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으며, 방송국과 포털에 힘내라는 응원의 메시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일본이 과거에 우리에게 저지른 과오를 잊은 것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위안부 할머니의 말처럼 죄가 밉지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도움의 손길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나도 그들에게 4살짜리 딸이 나에게 자주 불러주는 노래인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어요.”에 나의 마음을 담아 힘내라고 전하고 싶다. 왜냐하면 먼 나라 이야기 같지만 한국과 일본은 이미 2인 3각 경기를 하고 있어서 일본이 쓰러지면 일본만 달리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도 함께 달리지 못하게 되는 관계이다.

벌써 일본의 공장들이 멈추니 그들이 제공하는 부품이 없어 한국의 기업들도 삐걱거리기 시작했고, 일본인 관광객들로 넘쳐나던 명동도 쥐 죽은 듯이 조용하다. 한국과 일본은 어찌 되었든 세계 시장에서 좋은 경쟁자로서 서로에게 자극을 주며 함께 성장해왔고,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이기도 하다.

어려울 때 돕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지 않는가. 5000만 한국민의 마음을 담아 일본이 하루빨리 대재앙을 극복하고 일어서기를 바라 마지않으며, 이를 계기로 해서 한ㆍ일 간의 묵은 감정을 말끔히 털어내고 함께 성장하는 그런 좋은 관계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사)한국컨택센터협회 황규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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