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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칼럼②]윌토피아의 굿라이프

(When)아침의 (What) 인사 그리고 당신의 Heart

이은정 본부장 | press@newsprime.co.kr | 2011.04.13 12:38:50

[프라임경제] 월말 인사평가를 받은 김대리는 억울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 아무리 업적을 되짚어 그려도 반성보다 반감이 앞서고 이성보다 감정이 복받친다. 실적도 업무도 그만하면 기대할 법 했는데 감정적 인사평가인 것이 분명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기획력도 보고능력도 뒤질 것이 없는 김대리의 추적은 아침마다 서먹하게 짤라 먹었던 ‘인사’에서 찜찜함으로 막힌다. 인사만큼 효과보다 저 평가되고 강조하면서도 식상하다 간과되는 직장 커뮤니케이션이 또 있을까?

   
윌토피아 이은정 본부장 사진
가족끼리 뽀뽀는 왜 하냐는 살 만큼 산 남편처럼, 한 식구 된 익숙함으로 신입사원일 적 긴장감과 함께 인사의 깍듯함도 신선함도 사라진다. 모두가 용인하여 사라진 것이면 차라리 좋으련만 하지 않는 사람일 때의 무신경 보다 받지 못한 사람일 때의 기대와 괘씸함이 더 쌓이는 것이 인사다.

그토록 짧은 인사의 생략이 그토록 길고 독하게 혹평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사는 테크닉 보다 태도이며, 의례보다 의미이기 때문이다. 내면의 꼿꼿함 때문에 머리가 숙여지지 않는다. 마음의 문턱 때문에 인사말이 건너가지 못한다.

립 서비스가 아닌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는 이상한 오기, 주변에 튀고 싶지 않다는 소신 있는 소심함, 씹히느니 내가 씹는다는 배짱(?)있는 합리화, 매번 타이밍을 못 맞춰서 우물쭈물한 완벽주의까지… 당신의 인사 생략에는 무신경 이상의 함축이 있다.

How 보다 Heart의 걸림돌이 더 근본이다. 인사에는 피드백이 없다. 내가 잘라 먹어도, 그가 씹어도 꼬치꼬치 따지지 않는다. 너나 할 것 없이 우리는 그런 사소한 것에 목숨 거는 속 좁은 사람들이 아니고 싶기 때문이다.

단지 그냥 그가 싫다. 일도 잘하고 능력 있어 뭐라 딱 잘라 말할 수 없지만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는데 확신한다. ‘인사’ 같은 사소한 문제는 아니지만 분명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달이면 20일, 1년이면 260여 일을 매일 같이 무의식으로 카운팅한 ‘인사’의 손실과 이익을 정작 깨달아 내질 못한다.

인사는 떨어뜨리면 솟아오르는 탄성 있는 ‘공’이기보다 기울여 부어지는 화분의 물이다. 실 없이 사라지는 듯 하고, 반응 없이 흩어지는 것 같지만 상대에게 스며든다. 보기 좋은 새싹이 되어 악수를 건넨다. 나와 그의 존재를 먼저 부를 수 있는 권한이며 신비하게 주어지는 권위이다. 인사의 생략은 권한의 포기이며 권위의 손실이다. 인사는 그렇게 당신에게 오늘 아침도 권한으로 주어지며 사라지기도 쌓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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