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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칼럼⑤] 송미애대표의 살짝 엿보는 생활 속의 CS

역할연기 “아저씨 서비스 정신을 기르세요”

김병호 기자 | kbh@newsprime.co.kr | 2011.04.13 12:11:03

[프라임경제] 일요일 한가한 시간 지하철을 타고 가고 있었다. 내려야 할 곳이 다가오는 것을 모르고 자료를 주섬주섬 챙겨 내리려는 찰나. “어깨를 부딪치고 지랄이야~ 에이 재수 없어!” 지하철을 타려는 20대 초반쯤 돼 보이는 어린 여자 승객 입에서 나온 말이다. 대체로 지하철 문이 열리면 타려는 사람은 문 양쪽으로 비켜 서 있다 내리는 사람이 먼저 내린 후 타는 것이 상식이다.

   
에스티엠 송미애 대표 사진
만약에 그 여자 승객들이 배운 대로 그리고 상식대로 옆으로 비켜 서 있다 내릴 승객들이 거의 다 내린 후에 들어가기 시작했더라면 어깨를 부딪칠 일도, 욕을 할 일도 생기지 않았을 텐데…

오후들어 오전과 같은 사건이 또 발생했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는 한가롭기만 했다. 일은 정류장을 막 지나면서 발생했다.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 승객이 버스가 정류장을 출발해 이미 수 십 미터를 운행했을 때 벌떡 일어나더니 내리겠다고 빨간색 버튼을 눌렀다.

“내릴게요~” 그 소리는 컸고, 또 외마디의 정적을 깨는 소리는 비명에 가깝고 단호했다. “고객님! 여기선 못 내립니다. 이미 정류장을 떠났어요. 다음에 내리세요.” 기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저씨 미안한데 여기서 내릴게요. 열어주세요.”내가 들어도 거의 시비조다. 안 내려주면 쳐들어갈 기세다.

“이 이봐요 손님, 이차 전세 냈어요? 다른 손님들이 있는데 그렇게 갑작스럽게 세워서 내리겠다고 하면 어떻게 합니까?” “여보세요. 전 고객이에요. 잠시 내릴 곳을 놓쳐서 그러는 건데 미안하다고 했잖아요. 내려주세요. 문 열라고요…” 뒷문이 열린다.

“아저씨 어디 그렇게 배웠어요? 아저씨 고객에 대한 서비스정신을 기르세요…” 그러고는 내려서 걸어가며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아마도 욕을 하고 있었을 것 같다. 그 기사는 거칠게 운전 하면서 그 중년 남성고객에 대한 회한에 분을 삼키고 있다.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인데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역지사지! 왜 그 젊은 여성은 자기가 잘못을 먼저 해놓고도 욕을 했을까? 그 중년의 여성분이 그 욕을 듣고 다시 지하철에 타서 그 소녀들과 대결을 했다면 누가 이겼을까? 그 중년의 남자가 버스기사였다면 그런 성격으로 같은 상황에서 고객을 만났다면 어떻게 했을까? 주변인으로 함께하고 있었던 난 각각의 네 가지 상황에 처해 있었다면 과연 어떻게 했을까?

우린 유치원에서부터 상대방에 대해 어떻게 해야만 하고, 어떤 배려와 어떤 인사를 해야만 하는지를 배우고 익히고, 그리고 부모님 앞에서 자랑 삼아 그런 역할연기(Role-Playing)를 했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그 배운 것을 까맣게 잊고, 그저 내 기분에 내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쏘아붙이고 또 응대 한다. 과연 우리에게 CS는 무엇이고, 고객응대는 무엇인가?

잘못을 한 고객조차 “아저씨 서비스정신을 기르세요…”하고 거꾸로 서비스 정신을 운운하고 있다. 이 말은 서비스 업종에 근무하는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말이다. 이 상황에서도 우리는 그 고객의 마음 상태를 헤아리고 그에게 정성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그만큼 사람을 대하는 업무는 어렵고도 힘들다.

오늘 그런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모든 이에게 심심한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이런 상황의 고객까지도 만족을 시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서비스업종에 종사하는 모두들에게 화이팅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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