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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드라마 속 여성 ‘불임’…이제 그만”

 

유상욱 소장 | press@newsprime.co.kr | 2011.04.11 15:41:32

[프라임경제] 최근 드라마 속 ‘불임’ 환자가 또 여성으로 그려졌다. 이번에는 자궁내막증으로 인해 ‘영구 불임’이 된 역할인데 남편이 외도를 해서 애까지 임신하는 등 막장 상황으로 치닫는다.

그 동안 ‘남성 불임’이 드라마 속 소재로 다뤄지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일단 여자 쪽 문제로 인식돼 시어머니나 남편으로부터 심한 수모를 당하는 것으로 내용이 전개된다. 그러다가 결국 남자 쪽이 문제였다는 불 보듯 뻔한 반전으로 처리된다.

   
의료진이 현미경으로 배아세포를 관찰 중이다.
이처럼 요즘도 아직 ‘불임’을 일단 여성의 문제로 여기고 색안경 부터 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불임의 원인은 남녀비율이 비슷하게 나타나는데 대부분의 남편들은 자신의 문제로 생각하려고 하지 않고 밝혀져도 믿으려 하지 않는 경향이 크다.

불임은 부부 공동의 문제라는 인식의 전환이 치료 첫 걸음이라는 대전제가 절실한 대목이다. 불임은 보통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지속했는데도 불구하고 1년 이상 임신이 안 된 상태를 말한다. 여성의 불임원인은 ‘자궁내막증’과 더불어 ‘배란장애’, ‘난관 수종(난관의 끝이 막혀서 물집이 형성된 경우) 및 유착 등의 이상’, ‘자궁내막염과 자궁근종 등 자궁 자체의 문제’, ‘면역학적 이상’ 등 복잡하고 다양하다.

특히 자궁내막증은 자궁 내에 위치해야 할 자궁내막이 난소, 나팔관 및 골반강과 복강, 장, 방광 등 다른 장기의 표면에 이동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하는 것으로,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여성들의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자궁내막증은 나팔관의 운동을 저하시키거나 난소 기능을 감소시켜 난포가 터지지 못하게 함으로써 불임을 유발시킨다. 의료계의 보고에 따르면, 자궁내막증 환자의 약 30~50%는 불임환자로 알려져 있다.

배란이 불규칙 혹은 무배란일 경우에는 배란유도제를 사용해 인위적인 배란을 유도하고 자궁내막증이 심하지 않다면 복강경 또는 호르몬제 약제를 투여해 치료하며, 나팔관의 폐쇄 혹은 유착인 경우에도 심하지 않을 경우 복강경을 이용해 복원시킬 수 있다.

남성 불임의 원인으로는 정자의 운동성 저하, 정자 숫자 부족, 정자 형태의 기형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정계정맥류나 성기능 장애, 무정자증 등을 꼽을 수 있다. 남성의 불임은 여성과 달리 직접적인 치료를 하지 않아도 인공수정 및 시험관 아기시술을 통해 임신 시도가 가능하고 무정자증의 경우 염색체, 혈액 및 조직학적 검사를 통해 추후에 시술 방법을 결정할 수 있다.

또, 운동성 있는 정자의 수가 현저히 감소되어 있을 경우 현미경 미세 조작기계를 사용해 하나의 건강한 정자를 난자 속으로 직접 투입시키는 ‘세포질내 정자주입술(ICSI)을 통해 수정 시킬 수 있다. 정부의 불임부부 지원금 제도 시행 이후 병원을 찾는 불임부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불임치료는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고 불임기간이 길더라도 임신이 가능하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 그 순간 임신이 어려운 ‘난임(難姙)’이 아니라 정말로 못하는 ‘불임(不姙)’이 되고 만다.

유상욱(유광사여성병원 불임·난임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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