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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보감]아이 낳으면 손가락 개수부터 세는 이유

 

프라임경제 | webmaster@newsprime.co.kr | 2011.04.08 10:40:23

[프라임경제]결혼 2년차 박모(여/ 35세)씨는 임신을 한 이후 건강한 아이를 낳기 위해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줄만한 것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출산일, 10시간이 넘는 진통도 잊고 기쁨에 차 아이를 받아 든 박씨는 아이 손가락 개수를 헤아리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아이의 3번째 손가락과 4번째 손가락이 붙어있던 것이다.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심정으로 한동안 노심초사 했지만, 소아정형외과전문의를 찾아 조기 수술로 정상에 가까운 형태로 복원이 가능하다는 설명에 안도했다.

손가락 개수가 많거나 손가락 사이가 붙은 기형인 경우, 기능적인 문제도 있지만 미관상으로 좋지 않아 아이와 부모 모두 심리적으로 받는 스트레스는 만만치 않다. 특히 수부는 노출을 피할 수 없는 부위인 만큼 성장하면서 학교생활이나 성격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합지증과 다지증은 2,000~3,000명 당 1명 골로 발병할 정도로 손의 선천성 기형 중 매우 흔한 질환이다. 일반적인 손가락 개수는 5개지만 개수가 6개 이상인 경우 다지증으로 분리되며, 무지(엄지)에 압도적으로 많이 발생한다. 합지증은 다지증과 함께 두 번째로 흔한 선천적 수부 기형 질환으로 태생 7~8주 사이에 정상적으로 분리가 이뤄지지 않아 발생하게 된다. 주로 중지와 약지, 약지와 소지 순으로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다지증과 합지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으며, 이밖에 선천적 수지 기형으로는 손가락을 펴지 못하는 방아쇠 무지, 길이가 짧은 단지증도 있다.

이런 선천성 수부 기형의 경우 수술적 치료는 빠를수록 좋다. 보통 생후 6개월 내지 1년 사이에 수술을 해주는 것이 일반적으로, 늦어도 4세 이전에 할 것을 권한다. 다지증은 기능이 좋은 손가락을 남기고 남은 손가락을 제거하는 것으로, 단순히 여분의 손가락을 절제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형태에 따라 뼈, 인대, 힘줄 등 복잡한 수술 방법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합지증은 붙은 수지를 분리하고 사이에 물갈퀴 공간을 만들어 기능을 살려주는 동시, 미관상 손가락을 본래 모습과 가깝게 재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길이 차이가 많은 약지와 소지 사이의 합지증은 성장에 따라 굴곡 등 다른 잇따라 발생할 수 있어서 특히 조기 수술적 분리가 필요하다. 보통 3개 이상이 붙어있으면 3개월 이상의 간격으로 분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골 조직까지 붙어 골, 신경, 혈관 및 건 등을 함께 수술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단 환자가 성장함에 따라 물갈퀴 공간이 다소 좁아져 수술 환자의 30%는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런 선천선 수지 기형은 현대 의학으로 충분히 정상적인 모습으로 복원 가능하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소아의 뼈와 관절은 아직 성장과정에 있기 때문에 치료법도 어른과 다르므로, 시술경험이 많은 소아 정형외과 전문이의 충분한 진단 및 상담을 통해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글: 부평힘찬병원 박승준 부원장(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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