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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기의 책보기]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프라임경제 | webmaster@newsprime.co.kr | 2011.03.22 13:49:45

[프라임경제]상당히 많이 팔린 책으로 알고 있다. 필자도 샀으니까. 굳이 이 책이 아니더라도 직원들이나 자녀 양육이나 칭찬은 누구에게나, 어디서나 훌륭한 사기 진작의 방법이라고 다들 알고 있다. 한때 ‘칭찬합시다’란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던 것도 다 그런 이유다. 좀더 보태서 칭찬을 자주 해주되 보다 기술적으로 하면 더욱 좋다는 것 까지도 대충은 알고 있다. 그런데 겪어 보니 사람의 귀가 간사하다고 뻔한 접대용 멘트인 줄 알더라도 칭찬에 기분 나쁜 적은 없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기왕에 할거면 아부와 공부는 평소에 해야지 갑자기 하면 표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역시 칭찬의 생산적 효과, 기술적 칭찬의 방법을 놀이공원 조련사들이 범고래에게 쇼를 훈련시키는 실례를 통해 강조한다. 그러니 이 책을 사서 꼭 읽어보라는 말을 하고 싶다면 ‘책보기’는 여기서 끝나도 좋을 것 같다. 굳이 책을 사면서까지 읽을 필요는 그다지 없을 것 같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217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의 핵심적인 내용을 차동엽 신부님이 ‘무지개원리’에서 인용했다면 딱 두 세 페이지 감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보기엔 그렇다.

‘칭찬이 성과의 요소가 되도록 하려면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고, 잘한 일에 초점을 맞추고, 벌을 주는 대신 칭찬 받을 일을 하도록 유도하면서 시간을 주고, 항상 관심을 갖고 살피면서, 과정을 칭찬하고, 동기부여는 스스로 하도록 하고, 시작이 반이니 인내를 가지고 첫사랑을 대하듯 해보라, 보상보다 재미를, 가끔은 스스로를 칭찬할 줄 도 알아야 한다’는 목차와 달리 책보기는 상당히 지루하다.

원본에 충실하게 번역하다 보니 그런 점도 있는 것 같다. 책 중간중간에 ‘청중이 웃었다’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정작 읽는 필자는 전혀 웃기지가 않았다. 가끔 미국 영화를 볼 때 느끼듯이 미국인들끼리 웃기다고 깔깔대는 조크에 ‘뭐가 웃기지?’하는 것처럼 조크에 대한 미국인과 한국인의 감각과 해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굳이 이 책을 인내심과 관심, 현재까지의 실패를 뒤집을 희망을 찾는 마음으로 끝까지 읽는다면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에 ‘칭찬이 매우 중요하다’는 자각이 새롭게 움트는 건 부정하지 않겠다.

그런데 에버랜드의 조련사들이 기막히게 현란한 쇼를 펼치는 돌고래들을 어떻게 훈련시키는 것일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를 읽고서 비로서 대충 감 잡았다. 물속에 줄을 길게 걸어놓고 돌고래가 그 줄 위를 헤엄쳐 지나갈 때만 먹이를 주거나 쓰다듬거나 하는 긍정적인 칭찬의 반응을 보여주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줄 밑을 헤엄치거나 그 외의 부정적인 행동에는 벌 대신 무관심하다가 ‘고래가 했으면’ 하는 행동을 할 때마다 세심한 보상과 사랑을 주는 방식이다. 그러면서 줄의 높이를 점점 높여가는 원리가 영리하고 착한 고래를 만드는 모든 과정의 핵심인 것으로 보인다.

초등학교 자녀들이 스스로 알아서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전문용어로 ‘자기주도적 학습’으로다 특목고에 입학하는 것은 모든 젊은 학부모들의 로망이다. 때문에 갖은 방법과 노력을 기울이지만 아쉬운 것은 입시결과 만큼은 시행착오를 반복할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고생하는 자녀들을 위해서라도 부모들이 ‘칭찬’에 대해 좀 더 면밀하고, 과학적이게 공부를 먼저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컬럼니스트 최보기 thebex@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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