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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칼럼①]박찬선의 이론조론(理論造論)

상황이론-우도할계(牛刀割鷄)

김병호 기자 | kbh@newsprime.co.kr | 2011.03.21 14:22:58

[프라임경제] 미국 최대 주택용품 전문회사 홈데포(Home Depot)사의 로버트 밥 나델리 전(煎)회장이 2000년 12월 회사 사령탑에 오른 이후 5년간 매출 74%, 순이익 123%의 높은 성장율을 기록했다.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던 홈데포사의 구세주가 되었는데 이러한 결과는 나델리 회장 특유의 ‘군대식 경영’ 리더쉽에 기인한 것이었다. 무자비한 직원 해고로 ‘전기톱 밥’이라는 별명을 얻은 것도 이때이다. 어쨌든 결과만 놓고 보자면 어려운 상황에 빠진 당시 홈데포사에는 이러한 ‘군대식 경영’이 특효약 이었던 셈이다.

‘상황이론’ 이라고도 하는 ‘컨틴전시 이론(Contingency Theory)’은 성공적 리더십의 결정요인이 리더의 특성에만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가 처해있는 조직의 상황과 밀접하다는 이론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나델리 전(煎)회장의 이러한 ‘군대식 경영’이라는 리더십은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던 당시 ‘위기의 홈데포’를 살리는 데에는 매우 유효했다는 해석을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어려운 기업의 상황과 나델리 전(煎)회장의 리더십 스타일의 궁합이 잘 맞았던 셈이다.

물론 어떤 경영자의 리더십이나 조직구조가 특별한 상황에서 더욱 효과적이고 적합하다는 이야기는 새삼스럽게 경영이론을 꺼낼 필요도 없이 당연한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상황의 특성’을 무시하고 일관된 경영방식만을 고집하는 우(愚)를 범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가끔 주변에서 어려운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을 거둔 사업가나 재력가를 만나게 된다.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분들 중에는 과거의 자신의 성공방식에 빠져 매사 모든 일에 그 방법을 적용하여 해결하려고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군대식으로 조직을 관리해서 성공한 사람은 어디에서나 군대식 경영을 으뜸으로 여기고, 정치적 인간관계로 성공한 사람은 언제나 그 방법만을 찾곤 한다.

이러다 보니 종종 우도할계(牛刀割鷄), 즉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을 쓰는’ 우(愚)를 범하곤 한다. 특히 이런 사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자신에 대한 과신이 커져, 다른 사람의 충고나 조언을 무시하곤 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을까? 이후 위기를 벗어나 안정의 길로 들어선 상황에서도 나델리 (煎)회장은 ‘군대

   
넥서스커뮤니티 박찬성 부사장
식 경영’ 방식을 버리지 않았고 회사를 구원한 공적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의 비난을 받으며 먹튀라는 오명과 함께 회사를 떠나게 되었다. 어려운 상황을 성공적으로 극복해 낸 대단한 경영자이지만 안정적이고 평상시 환경에서는 그의 ‘군대식 경영’ 리더십이 제대로 발휘되고 효과를 갖기 어려웠던 것이다. 이후 나델리 회장은 비슷한 어려움에 처해있는 크라이슬러사의 회장으로 취임하고 연봉 1달러를 선언하여 그 명성을 이어가는 듯하다.

이렇듯 주변 환경도 끊임없이 변하고, 처해있는 상황과 사람들도 변하며, 자기 자신도 변하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는 진정 겸손해야 하고 끊임없이 깨어 있어야 함을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혹시 로버트 나델리의 퇴진 이 후 최근 근황에 대해 아시는 독자 분은 없는지. 아시는 분은 필자에게 근황에 대한 메일이라도 한 통 보내주기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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