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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치킨전략’은 ‘닭머리 수준’?

[르포] 자영업자들 “롯데치킨사업 철회 때까지 계속 투쟁”

전지현 기자 | cjh@newsprime.co.kr | 2010.12.10 08:34:40

[프라임경제] 8일 롯데마트의 치킨 사업 시작이 발표된 가운데 전날에 이어 9일에도 치킨·오리외식산업협의회(회장 구기형)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롯데마트 영등포점 앞에서 롯데마트의 야심작 ‘5000원 치킨’의 판매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치킨사업 가맹점주와 종사자, 관련협회 등 100여명은 ‘롯데의 치킨사업 중단’ 요구가 받아들여 지지 않을 경우 비상기구를 만들어서라도 롯데마트가 치킨사업을 완전히 그만 둘 때까지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현장을 다녀왔다.  

   
지난 9일 치킨·오리외식산업협의회(회장 구기형)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롯데마트 영등포점 앞에서 롯데마트의 야심작 ‘5000원 치킨’의 판매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김민주 기자>
“롯데 마트는 300억 규모의 시장을 장악하려 한다. 이런 식이면 치킨자영업자들은 매출이 30% 이상 줄어든다. 롯데의 치킨사업으로 생계를 위협받는 영세 자영업자들만도 4만5000여명이나 된다. 특히 영세한 자영업자들은 특별한 기술 없이 낮은 비용으로 창업이 가능하기에 명예퇴직자 등 사회약자인 소상공인들이 치킨사업을 하는데, 롯데마트는 이런 시장을 먹겠다고 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정상적인(일반적인) 가격으로 치킨자영업자들과 경쟁하는 게 옳다.”

롯데마트의 ‘5000원짜리 치킨’ 판매중단을 요구하는 궐기대회에 참여한 구기형 치킨‧오리외식산업협의회 회장의 울분 섞인 토로다.  

◆공정사회‧상생과 정반대 행보

(사)한국프랜차이즈협회(회장 김용만)는 “대기업의 치킨사업 진출은 최근 정부가 부르짖는 공정사회나 상생과는 정반대되는 행보”라며 “전국 600여 중소프랜차이즈업체, 2만500여 가맹점과 2만여 동네 치킨가게 사장 및 관련 종사자 20여만명을 죽이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치킨‧오리외식산업협의회는 롯데를 상대로 한 투쟁을 단발 이벤트가 아닌 지속적인 궐기운동으로 이어

   
치킨·오리외식산업협의회 구기형 회장은 9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롯데마트 영등포점 앞에서 집회를 열고 "롯데가 치킨판매를 중단할 때까지 집회를 계속할 것"을 다짐했다.<사진=김민주 기자>
가겠다고 밝혔다.

협의회 관계자는 “이번 결의대회를 단발성 이벤트로 마무리 지을 생각은 없고 계속적인 투쟁을 각오하고 있다”며 “롯데마트가 치킨사업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계속적인 결의대회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폭발적인 불만 토로에 대해 롯데 측은 ‘겨냥하는 소비자 타깃이 틀리니 문제 없다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롯데마트 치킨은 방문 고객만을 대상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일반 자영업 형태로 치킨 사업하는 소상공인들과 타깃층이 다르다”며 “배달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층은 치킨 전문점을 선호할 것이고, 중점을 두는 서비스가 달라 선택은 소비자 몫”이라고 주장했다.

롯데마트의 치킨 판매 점포수가 88개 정도인데 반해 치킨 사업장은 수만개로 롯데 쪽이 1%도 안 되기 때문에 영세 상인들과의 경쟁은 없을 것이라는 게 롯데 측 주장이다. 또 롯데마트 관계자들은 “고정 수요층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일단 좀 지켜보자”며 구체적인 입장 표명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하지만 롯데 측의 주장처럼 ‘5000원 치킨’의 타깃 소비자층이 특별히 달라보이진 않는다. 하루 300마리로 판매수를 한정시키며 첫 판매를 실시한 롯데마트 영등포지점에선 고객들이오전 9시30분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고, 단 3시간 만에 하루판매량이 동이 났다. 마트에서 닭을 사간 고객 대다수가 ‘치킨집 단골 고객’인 서민소비자들이기 때문에 롯데 측의 ‘1% 미만’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빈축이 들끓고 있다.

◆‘롯데 치킨점’ 선으로 이으니 ‘닭머리’

한편, 롯데마트가 치킨을 판매한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은 음모론을 제기하는 등 각종 포털사이트를 통해 롯데의 ‘치킨 마케팅’을 맹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5000원 치킨점’을 두고 있는 서울 지역 롯데마트점의 위치를 선으로 이은 ‘닭머리’ 그림이 눈길을 끌었다.

8일 게시판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치킨갤러리’에는 “서울·경기 지역에 분포해있는 롯데마트를 연결해보니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라며 우스꽝스러운 그림이 공개됐다. 이 그림에 대해 네티즌들은 “롯데마트의 치밀한 계획에 졌다”, “뭔가 짜맞춘 것 같지만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이마트는 피자모양일까” 등 ‘재밌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롯데마트의 '통스치킨' 첫 판매가 실시된 9일 게시판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치킨갤러리’에는 “서울·경기 지역에 분포해있는 롯데마트를 연결해보니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라며 우스꽝스러운 그림이 공개됐다.<출처=디시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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