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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선칼럼]잠에 취한 마일리지를 깨워라

 

박광선 기자 | ksparket@empal.com | 2010.10.13 12:37:03

[프라임경제]이동통신 가입자가 5천만명을 넘어섰다.

통계청이 추산하고 있는 국내 인구가 4,887만 5천명이라고 하니 이제 대한민국은 국민 모두가 하나 이상의 휴대폰을 가지는 다(多)폰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동통신서비스가 시작된 것이 1984년이니 26년만에 이룬 엄청난 결과다.

   
 

실제로 우리의 인구 대비 이동통신 보급률은 102.4%. 무려 120만 명이 두 대이상의 휴대폰을 가진 것으로 이는 국민의 2%에 해당하는 수치다. 뿐만 아니라 휴대폰이 없는 어린 아이를 감안하면 휴대폰을 두 대 이상 쓰는 사람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우리나라 전체 인구보다 많은 사람이 휴대폰에 가입한 엄청난 쾌거를 이뤘지만 이동통신 가입자에 대한 배려는 아직도 한심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가입 해지 절차와 요금 문제 등 모든 면에서 사업자가 우선이다.

고객이 왕이란 말도 이곳에서는 통하지 않는 것 같다. 소비자가 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항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통신 마일리지다. 전화 사용요금에 따라 이동통신사가 부여하는 통신마일리지가 지난 한해만 무려 1,162억원이 소멸됐을 정도라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잘알다시피 마일리지는 이동통신사가 이동전화 사용요금에 따라 소비자에게 부여하는 점수로 현금과 마찬가지 역할을 한다. 누적된 점수를 가지고 통화요금 결제나 콘텐츠 구매 등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사용하지 않고 소멸된 마일리지가 1,162억원(SKT 618억원, KT 416억원, LG U+ 128억원)에 이를 정도라니 더 이상 할말이 없다.

잠에 취한 마일리지를 깨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1인 1 휴대폰을 넘어 1인 다폰 시대에 접어들 정도로 대한민국의 통신 인프라는 최고수준을 향해 쾌속항진하고 있는 반면 서비스는 초보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통신 마일리지 이용률이다. 이동통신사가 100원을 주면 6원만 쓰고 나머지 94원은 버리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부 국회의원이 권리 찾아주기에 나서는 등 잠자는 마일리지를 깨우려는 노력이 사회저변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주자는 이경재 한나라당 의원이다. 이의원은 국감을 통해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마일리지도 항공사 마일리지처럼 유효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등 소멸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바 있다. 또 이용 절차를 간소화하면서 마일리지 관련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저조한 이용률의 원인을 파악해 소비자들의 이용기회를 높여 마일리지가 가계통신비 할인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5년 유효기간이 지나면 마일리지가 소멸되고, 그 금액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의원의 주장은 매우 합당하다. 6% 수준에 불과한 이용률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통신 마일리지가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소멸액 규모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마일리지 소멸액은 2008년에 비해 11.3% 늘어났다. 물론 소비자의 번호이동이나 해지로 인해 발생한 금액에 유효기간 5년에 따른 소멸분이 지난해부터 합산됐기 때문이라고 하나 소멸액이 늘어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지금부터라도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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