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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만의 돈관리] 돈 관리에서 시작되는 민주주의

[연재기고] 자신만의 주체성 있는 투자 필요

프라임경제 | webmaster@newsprime.co.kr | 2005.11.21 13:43:24

[프라임경제] 벌써 11월 중순, 한해를 마감하고 내년에 대한 계획이 심심치 않게 주변에서 들려오곤 한다.

올해의 반성과 평가와 함께 내년에 대한 예상, 계획 등이 미래를 궁금해 하는 인간의 욕구를 채워주려는 듯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돈 관리(재테크)에 관한 강의를 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질문이 있다.

‘내년에는 뭐가 좋은가요? 어떤 주식을 살까요? 경기도의 그 아파트는 투자가치가 있나요? 어떤 펀드를 추천하시나요?’ 등의 질문들이다.

답답한 마음에, 아니면 호기심에 묻는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불확실성의 세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러한 질문의 답을 구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는 이미 지나간 시간이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물론 확률적으로 가능성을 좀 더 높일 수는 있다. 그렇지만 그 확률도 철저하게 필자의 확률이지 강의를 듣는 사람들의 확률은 아니라는 것이다.

남따라 하는 ‘묻지마 투자’

매번 한국인들의 돈 관리 방식의 문제를 거론할 때면 등장하는 말이 바로 “남 따라 하는 돈 관리”다.

유행에 민감하다는 말과 같을 수도 있지만 한국의 금융시장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병이 바로 이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금융기관에서의 캠페인을 통한 상품판매 전략에서부터 이제 막 사회에 나온 신입사원까지 한꺼번에 몰려다니는 돈 관리 방식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이다.

‘누가 선택했으니 나도 하고, 누가 했더니 괜찮다는데 우리도 하자’는 식의 의사결정 방식이 ‘묻지마 투자’를 낳았고, 손해를 보고도 왜 그런지, 이익은 어떤 이유에서 비롯되었는지를 도무지 모르는 것이다.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는 열심히 20%, 50%, 100%의 이익이 실현될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다.

‘남 따라 하는 식의 돈 관리’는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표면적인 문제에서부터 비롯해서 깊게는 살아가는 삶의 가치관까지 포함해서 다분히 선진국의 판단기준일 수도 있는 것이다.

노력없는 돈관리는 No!

먼저 ‘남 따라하는 식의 돈 관리’는 무관심이고 우연을 기대하는 천수답의 소득적인 돈 관리 방법이다.

물론 희망은 경제적인 안정이고 부자가 되는 것이겠지만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무임승차의 혜택을 보려는 것과 차이가 없지 않은가?

괜찮다는 부동산 투자정보를 듣고도 현장을 가보는 노력도 없이 다녀온 다른 사람의 정보에 의존해서 그 사람과 같은 수익을 기대한다면 얼마나 답답한 노릇인가?

아마도 시험공부는 하나도 하지 않은 채 옆자리에 열심히 공부한 친구가 앉아주고 몇 개는 커닝이 가능할 것을 꿈꾸는 학생과 아무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잊지 말자. ‘There is no lunch'라는 돈 관리의 기본원칙을 말이다.

주체성 있는 투자 필요

더 큰 문제는 글의 제목에서 보여지는 문제다. 글의 제목이 정치적인 색깔이 보이는 듯 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이다. 경제적인 의미가 큰 정치구호일 수 있다.

자기의 문제를 스스로 결정짓지 못하는 사회는 절대 민주주의가 설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기적이고 경제적 동물인 인간이기에 돈의 문제에서 자기 나름대로의 원칙도 없고 의사결정 능력을 갖지 못한 사람이라면 투표권은 어떻게 행사할 것이며 자기의 권리는 어떻게 주장한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시장(市場)이라는 시스템도 남 따라 하는 사회를 거부하는 제도이다.

만일 모두가 주식시세가 오른다고 생각하면 파는 사람이 어디 있을 것이며, 어느 부동산이 모두에게 비관적이고 투자실패가 예상된다면 누가 사려고 나서겠는가 하는 것이다.

수요와 공급이 존재해야 하고, 양쪽의 세력이 불균형이라면 가격이라는 기능을 통해 조절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인 것이다.

인기상품 쫒는 단기자금

결국 자기의 소신은 하나도 없이 남 따라서 의사결정을 반복하는 사람은 민주주의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의 표현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금융기관은 남의 상품을 베끼느라 바쁘고, 정부는 그것을 막느라 소중한 시간과 인력을 쓰고 있다.

자기에게 필요한 금융상품이 무엇인지 모르니 언제든지 인기상품을 쫒거나 남 따라가려고 단기성 예금에 어마어마하게 몰려있는 것이 현실이고 그 돈의 움직임을 두려운 마음으로 바라보면서 정책을 결정해야 하는 것이 경제 관료들이다.

얼마나 필요 없는 소모전을 하고 있는 한국의 금융시장인가?

‘소신있는 돈관리’ 원년되길

내년에는 자기만의 돈 관리 방법을 하나라도 찾아 남의 눈치 안보고 소신 있게 사는 “자기만의 돈 관리” 원년(元年)이 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선진국처럼 개인마다 재정계획을 세우고 목적자금을 잘 나눠 준비하는 것도, 전문가를 만나 자신의 재정문제를 잘 파악하고 대책을 세우는 것 등이 선행돼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러한 것이 바로 경제적으로 부강한 나라로 가는 길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민주주의가 굳게 뿌리내리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www.unclej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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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만 칼럼니스트는?

(현) 엉클조 아카데미 원장
이트레이드 증권(주) 마케팅본부 부장
온라인 의사커뮤니티 ‘www.medigate.net’ 금융 컬럼리스트
(학력 & 경력)연세대 경제학과
대한투자신탁(주)
푸르덴셜생명, ING생명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신촌/목동점 ‘2030 재-테크’, ‘전문가부부를 위한 재-테크’
한국능률협회, 보험연수원, 한국경제신문 FP과정 강사
중앙일보 자산리모델링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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