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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 늘리고 지방 줄이고…ADA 2026 달군 비만신약 경쟁

한미·동아·HK이노엔·대원제약 등 GLP-1 이후 차세대 플랫폼 경쟁 본격화

박선린 기자 | psr@newsprime.co.kr | 2026.06.11 10:35:22
[프라임경제] 지난 5~8일(현지시간) 미국당뇨병학회(ADA) 연례학술대회가 열린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차세대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개발 성과를 공개하며 경쟁력을 과시했다. 비만치료제 시장이 단순 체중 감량을 넘어 근육 유지, 혈당 조절, 지방간 개선 등 복합 대사질환 관리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차세대 파이프라인을 둘러싼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포스트 위고비' 노린다…ADA서 드러난 K-제약의 차세대 승부수

한미약품(128940)은 세계 최초 펩타이드 기반 마이오스타틴(myostatin) 억제 기전 비만신약을 포함한 8건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에 처음 공개된 'LA-MSTN(HM500197)'은 기존 혁신 비만신약 후보물질인 'LA-UCN2(HM17321)'와 차별화된 신규 파이프라인으로, 근육량 증가와 근 기능 개선을 동시에 목표로 하고 있다.

HM500197는 항체 기반 접근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추진 중인 한미약품 비만신약 프로젝트 'H.O.P(Hanmi Obesity Pipeline)'의 네 번째 핵심 후보물질이다. 회사는 자체 AI 신약개발 플랫폼인 'HARP(Hanmi AI-driven Research Platform)'와 구조 모델링 기술을 활용해 해당 물질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메타비아가 ADA 2026에서 GLP-1·글루카곤 이중작용 비만치료제 'DA-1726'과 MASH 치료제 '바노글리펠(DA-1241)'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 동아ST


동아에스티(170900) 관계사 메타비아는 GLP-1·글루카곤 이중작용 비만치료제 'DA-1726'의 임상 1상 고용량 코호트 결과를 공개했다. 발표에 따르면 48mg 투여군에서 우수한 안전성과 내약성이 확인됐으며 치료 관련 중대한 이상반응이나 투약 중단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체중 감소 효과도 주목을 받았다. 투여 26일째 평균 6.1%, 54일째 평균 9.1%의 체중 감소가 확인됐으며, 일반적으로 비만치료제에서 관찰되는 체중 감량 정체 현상도 8주차까지 나타나지 않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메타비아는 이와 함께 MASH(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치료제 후보물질 '바노글리펠'의 병용요법 전임상 결과도 발표했다. 레스메티롬과 병용 시 간 보호와 체중 감소 효과를, 메트포르민과 병용 시 혈당 조절 및 체중 감소 효과를 평가한 결과다.

HK이노엔(195940)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에크노글루타이드'의 경쟁력을 부각했다. 에크노글루타이드는 세계 최초 cAMP(고리형 아데노신 일인산) 편향 GLP-1 수용체 작용제로 개발되고 있으며 체중 감량에 필요한 세포 신호를 선택적으로 강화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에크노글루타이드와 세마글루타이드를 직접 비교한 임상 2상 결과에 따르면 투여 20주차 기준 최소제곱평균(LS Mean) 체중 변화율은 각각 12.8%, 9.5%로 나타났다. HK이노엔은 에크노글루타이드의 평균 체중 감소 효과가 세마글루타이드 대비 약 35%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원제약(003220)은 팜어스 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 개발 중인 'GLP-1/GIP/GCG/Gastrin 4중 작용제'의 전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후보물질은 체중 감량 효과뿐 아니라 췌장 베타세포 보호와 신장 기능 개선까지 동시에 겨냥한 다중 표적 기반 치료제다. 특히 기존 3중작용제에 가스트린 수용체 활성화 기전을 추가해 세포 재생과 장기 보호 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비만치료제 시장 새 국면…글로벌 기업들 혁신 기술 선봬

국내 기업들이 차세대 파이프라인 경쟁에 나선 가운데 글로벌 빅파마들도 다양한 형태의 신약 데이터를 공개했다.

일라이릴리는 삼중작용제 '레타트루타이드'와 경구 GLP-1 수용체 작용제 '파운다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노보노디스크는 아밀린 유사체와 GLP-1 수용체 작용제를 결합한 '카그리세마'의 제2형 당뇨병 3상 데이터를 공개했으며, 베링거인겔하임은 글루카곤·GLP-1 이중작용제 '서보두타이드'의 내장지방 및 간지방 감소 효과를 소개했다.

화이자는 월 1회 투여를 목표로 개발 중인 GLP-1 수용체 작용제 '베로베나타이드(berobenatide)'의 2b상 결과를 발표했고, 아스트라제네카는 경구용 소분자 GLP-1 수용체 작용제 '엘레코글리프론(elecoglipron)'의 3상 진입 계획을 공개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ADA를 통해 비만치료제 개발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기 시장이 체중 감량 효과 자체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근육 보존, 지방간 개선, 심혈관·신장 보호, 혈당 관리 등 복합 대사질환 치료 역량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 경쟁은 단순 체중 감량을 넘어 근육 유지와 장기 보호, 대사질환 개선 효과를 동시에 확보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는 다중작용 기전과 차별화된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기업들이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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