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기적의 다이어트약'으로 불리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국내 비만약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인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가 시장을 사실상 양분한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도 국산 비만약 개발에 속도를 내며 추격전에 나서고 있다.
질병관리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성인 비만율은 34.4%다. 성인 3명 중 1명 이상이 의학적 비만 상태인 셈이다. 이로 인해 체중 감량과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만 치료제 수요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국내 시장은 위고비와 마운자로 중심으로 재편돼 있다. 지난해 품목별 판매액은 위고비가 약 4833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59%를 차지했다. 마운자로는 2209억원으로 27%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기존 시장을 주도했던 삭센다 매출은 크게 감소했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서는 한미약품(128940)의 움직임이 가장 빠르다는 평가다. 한미약품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하반기 출시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첫 국산 GLP-1 비만약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아울러 회사는 다음 달 열리는 미국당뇨병학회(ADA 2026)에서 차세대 비만신약 'LA-UCN2(HM17321)'와 근육 증가 기반 치료제 'LA-MSTN(HM500197)' 관련 연구 결과도 공개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비만신약 프로젝트 'H.O.P(Hanmi Obesity Pipeline)'를 통해 체중 수준과 대사 특성에 따른 세분화 전략을 기반으로, 환자 맞춤형 비만 치료 전주기 포트폴리오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약품이 ADA 2026에서 발표하는 주요 연구 포스터. © 한미약품
셀트리온(068270) 역시 GLP-1 기반 4중 작용 비만치료제와 경구형 치료제를 동시에 개발 중이다. 주사형 후보물질은 내년 상반기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이 예상된다.
대웅제약(069620)은 세마글루타이드 기반 마이크로니들 패치와 월 1회 지속형 주사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일동제약(249420)은 먹는 비만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HK이노엔(195940)도 관련 플랫폼 기업과 협업을 확대하는 등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글로벌 빅파마와 정면 승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이미 글로벌 임상 데이터와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한 데다 대규모 생산능력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과 부작용 개선, 복약 편의성 등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산 비만약이 단기간에 글로벌 제품을 대체하기는 어렵겠지만, 가격 경쟁력과 부작용 개선에 성공한다면 충분히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비만약 시장은 단순 다이어트가 아니라 만성질환 관리 플랫폼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