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부가 전·월세 시장 안정화를 위해 비아파트 공급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공공 매입임대 확대를 통해 단기간 내 공급 효과를 끌어올리고, 민간 비아파트 시장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오피스텔과 같은 비아파트는 상대적으로 공급 속도가 빨라 1~2년 안에 가시적 공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향후 2년간(2026~2027년) 수도권에 매입임대주택 9만호를 공급하고, 이 가운데 서울과 경기 규제지역에 6만6000호를 집중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2년간 규제지역 공급 물량 3만6000호 대비 약 2배 수준이다.
정부는 비아파트 공급 정상화 시까지 규제지역 중심으로 매입을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3년간 비아파트 착공 물량이 장기 평균 대비 20~30% 수준에 머무르며 공급 부족이 심화된 점을 고려한 조치다.
특히 정부는 사업자 자금 부담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 LH가 지급하는 토지 확보 지원금을 기존보다 확대해 토지비 최대 80%까지 지원하고, 잔여 토지비와 초기 사업비에 대해서는 HUG PF대출 보증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사업자 초기 자금 부담을 토지비 10% 수준까지 낮출 계획이다.
착공 이후에는 기존 골조공사·준공 단계 중심인 매입대금 지급 방식을 공정률 기준 3개월 단위 지급 체계로 개선해 사업자 현금 흐름 부담도 줄인다.
또 LH는 부분 매입 방식도 허용한다. 기존에는 한 개 동 전체를 매입하는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100세대 가운데 20~50세대만 부분 매입하는 방식도 가능해진다. 정부는 이를 통해 민간 사업장의 미분양 리스크 완화와 자금 지원 효과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모듈러 공법 적용과 표준평면도 지원 등을 통한 공기 단축 방안도 추진된다. 국토부는 설계 단계부터 LH 사전 컨설팅을 지원하고 '선(先) 착공-후(後) 공사비 검증' 방식도 도입해 착공 시기를 앞당길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단기 공급 확대 및 전·월세 시장 안정 측면에서 일정 부분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전월세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공사비 상승 등으로 신규 아파트 공급 속도를 높이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비아파트는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 등 주거 취약계층이 도심 내 직주근접을 유지할 수 있는 현실적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한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번 대책에서 토지비 지원율을 최대 80%까지 상향하고, PF 보증을 강화한 건 사업자 자금 부담을 완화해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규모 건설사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강력한 유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요자 측면에서는 공공 매입임대 확대가 비아파트 시장의 불안 요소로 지적된 '전세사기 우려를 완화할 수 있다'라는 분석도 나온다.
양 위원은 "공공 매입임대 사업이 비아파트 시장 '큰 걸림돌'이었던 전세 사기 우려를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다"라며 "아파트보다 공급 속도가 빠른 만큼 현재 전월세난을 완화할 수 있는 현실적 단기 처방이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공급자 측면에서도 사업 여건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토지비 지원 확대와 PF 보증 강화로 초기 사업 부담을 낮추고, 공정률에 따른 분할 지급 방식이 건설사의 현금 흐름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중소 건설사 사업 참여 확대와 준공 속도 개선 효과도 예상된다는 평가다.
한편 정부는 공급 확대와 함께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
국세청은 부동산 탈세 혐의자 127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으며, 법인이 보유한 9억원 초과 고가주택 2630여개에 대해서도 사적 사용 여부 등을 검증하고 있다. 경찰청 역시 집값 띄우기와 재건축 비리 등 부동산 범죄 특별단속을 실시해 지난 19일 기준 2200여명을 단속하고, 이 가운데 861명을 송치했다.
구 부총리는 "시장 질서를 흐트러뜨리는 행위는 한 건도 묵과하지 않겠다"라며 "정부는 국민 주거 안정을 최우선에 두고 추진 중인 방안들이 신속하고 확실한 성과로 이어지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