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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다음은 도시 운영…현대차·기아, 광주서 실험

자체 설루션 '아트리아 AI' 적용 차량 투입…E2E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 추진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6.05.13 15:56:44
[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가 광주광역시를 자율주행 기술의 새 실증 무대로 삼는다. 이번 사업은 특정 지역에서 자율주행차를 달리게 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차량,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설루션, 호출·배차 플랫폼, 관제, 보험, 스타트업 기술 검증까지 묶어 실제 도시 안에서 자율주행 서비스가 작동할 수 있는지를 시험한다.

자율주행은 차량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호출과 배차, 경로 조정, 관제, 사고 대응 체계가 함께 맞물려야 실제 서비스가 된다.

현대차·기아가 이번 광주 실증사업에서 맡은 역할도 이 지점을 보여준다. 현대차·기아는 기존 양산차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차량을 200여대 공급하고, AI 기반 모빌리티 플랫폼 '셔클'을 활용해 서비스 운영을 맡는다. 여기에 자체 개발 자율주행 설루션 '아트리아 AI'를 투입해 실제 도로 환경에서 기술 고도화를 추진한다.

현대차·기아는 13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국토교통부, 광주광역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삼성화재, 오토노머스A2Z, 라이드플럭스와 '자율주행 실증도시 조성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사업은 올해 하반기 △광산구 △북구 △서구 일부 지역에서 시작된다. 내년에는 서구 잔여 지역과 남구, 동구까지 범위를 넓혀 광주 5개 기초구 전역으로 확장된다. 단계적으로 도시 전체를 실증 구역으로 넓히는 방식이다.

업무협약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전자 서명판에 서명을 위해 연단에 서 있다. ⓒ 현대자동차

이번 사업의 핵심은 자율주행 기술을 제한된 시험 공간이 아니라 실제 도시 환경에서 검증한다는 데 있다. 자율주행차가 마주하는 도로는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교차로를 비롯해 △보행자 △이륜차 △불법 주정차 △공사 구간 △예측하기 어려운 운전자 행동이 끊임없이 섞인다.

광주는 도심 도로와 주거지, 산업단지, 외곽 지역이 함께 존재하는 도시다. 올해 일부 지역에서 시작해 내년 광주 전역으로 범위를 넓히는 계획은 특정 노선이 아니라 다양한 도로 조건에서 기술 안정성을 확인하려는 흐름이다.

현대차·기아가 투입하는 실증 차량은 기존 양산차를 기반으로 제작된다. 여기에 자율주행용 카메라 8대와 레이더 1대가 기본 탑재된다. 필요에 따라 향후 추가 센서 적용 가능성도 검토된다.

특히 200여대의 자율주행 실증 차량이 투입되면, 단일 차량의 주행 성공 여부를 넘어 다수 차량의 운영과 데이터 수집이 가능해진다. 다양한 시간대, 날씨, 도로 상황, 이용 패턴에서 쌓이는 실제 주행 데이터는 실험실 안에서 만들기 어려운 자산이다.

공공부문의 참여도 의미가 있다. 자율주행은 기술만 앞서간다고 도입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운행 구역, 안전 기준, 사고 책임, 보험 체계, 교통 인프라 등 제도와 운영 조건이 함께 맞물려야 한다. 국토부와 광주시,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참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업무협약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전시회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현대자동차

현대차·기아는 자율주행 차량을 제공하는 동시에 서비스 플랫폼 운영과 자율주행 기술 실증까지 함께 수행한다. 차량 공급만 맡지 않는 셈이다. 자율주행 사업의 경쟁력이 차량 제작 능력에서 운영 능력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다.

실증 과정에는 현대차·기아의 AI 기반 모빌리티 플랫폼 셔클이 투입된다. 셔클은 차량 호출, 배차, 운행 관제 등 서비스 운영의 중심 역할을 맡는다. 자율주행차가 실제 서비스로 작동하려면 주행 기술뿐 아니라 수요와 교통 상황을 반영한 운영 체계가 필요하다.

자체 개발 설루션인 아트리아 AI는 이번 실증의 기술적 핵심이다. 아트리아 AI는 인식·판단·제어 과정을 하나의 AI 모델로 연결하는 E2E(End to End·엔드 투 엔드) 방식을 기반으로 한다. 기존 룰베이스 방식이 사전에 정해진 규칙과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움직였다면, E2E 방식은 실제 도로 데이터를 학습해 복합적인 교통 상황에 대응하는 방향이다.

실제 도로에서는 예외 상황이 반복된다. 차선을 걸쳐 주행하는 이륜차, 갑자기 멈춘 차량, 횡단보도 주변 보행자, 공사 구간처럼 규칙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장면이 많다. 자율주행 기술이 상용화에 가까워지려면 이런 상황을 더 많이 경험하고, 학습하고, 안정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광주 실증은 아트리아 AI가 실제 도로 조건에서 어떤 데이터를 쌓고, 어떤 방식으로 성능을 높일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 입장에서는 자체 설루션의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자율주행 서비스 운영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

현장에 전시된 아이오닉 5 기반 자율주행 실증 차량(왼쪽)과 아트리아 AI 소개 부스. ⓒ 현대자동차

오토노머스A2Z와 라이드플럭스 등 자율주행 스타트업의 참여도 실증의 폭을 넓힌다. 이들은 현대차·기아가 제공하는 실증 차량과 운영 플랫폼을 기반으로 기술 실증을 수행한다. 삼성화재는 사고 발생 시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자율주행 보험 상품 개발을 맡는다. 기술, 운영, 보험이 함께 시험대에 오르는 구조다.

박민우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사장은 "이번 실증 사업은 향후 국내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다"라며 "실증을 통해 고객에게는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경험을 제공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 기술 주도권 확보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관건은 광주 실증이 기술 홍보에 그치지 않고 실제 운영 데이터와 제도 개선, 서비스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자율주행은 이용자가 불편 없이 호출하고, 차량이 안정적으로 운행되며, 문제 발생 시 대응 체계가 작동해야 비로소 서비스가 된다.

현대차·기아의 광주 실증은 하나의 도시 실험에 가깝다. 아트리아 AI의 기술 검증, 셔클 기반 운영 경험, 민관 협력 구조, 보험 체계, 스타트업 기술 실증이 한꺼번에 시험대에 오른다. 광주 도로 위에서 축적될 데이터와 운영 경험은 현대차·기아가 자율주행 기술을 실제 서비스로 옮겨갈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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