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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김범석 총수 지정' 공정위와 법정 공방

공정위 "김유석 부사장 경영 참여" vs 쿠팡 "예외요건 충족"

이인영 기자 | liy@newsprime.co.kr | 2026.05.12 08:48:21
[프라임경제]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동일인(총수) 변경 지정에 반발해 행정소송에 돌입했다. 공정위가 기존 법인 동일인이었던 쿠팡Inc 대신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자, 쿠팡이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동일인 지정 문제를 둘러싸고 공정위와 기업이 정면으로 법적 다툼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 본사 전경. ⓒ 쿠팡


12일 법조계와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8일 서울고등법원에 공정위를 상대로 '동일인 변경 지정 처분 등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다음 날인 9일에는 동일인 변경 지정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사건은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권순형)에 배당됐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29일 발표한 '2026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에서 쿠팡의 동일인을 기존 법인인 쿠팡Inc에서 자연인인 김범석 의장으로 변경 지정했다. 

공정위가 쿠팡의 동일인을 변경한 것은 쿠팡이 2021년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쿠팡은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연인이 아닌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받아 왔다. 2024년 개정·시행된 공정거래법 시행령상 '법인 동일인 예외요건'을 충족한다고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현행 시행령에 따르면 법인을 동일인으로 인정받으려면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볼 때와 비교해 국내 계열회사 범위가 달라지지 않아야 하고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 및 친족이 국내 계열회사 지분을 보유하거나 채무보증·자금대차 관계를 맺지 않아야 하며 △친족이 국내 계열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공정위는 올해 현장점검 과정에서 쿠팡이 일부 예외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핵심 쟁점은 김 의장의 친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의 역할이다.

공정위는 김 부사장이 쿠팡 내에서 부사장급으로 사실상 최상위 수준의 직급에 해당하고,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와 유사한 수준의 권한과 대우를 받고 있다고 봤다. 

특히 물류·배송 정책 관련 정기·수시 회의를 수백 차례 주최하는 등 주요 사업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8조 제5항에 근거해 쿠팡의 동일인을 김 의장으로 변경 지정했다. 해당 조항은 법인 동일인 예외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된 경우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되면서 쿠팡은 향후 특수관계인 범위와 내부거래 규제 측면에서 보다 강화된 감시 체계에 놓이게 된다. 자연인이 동일인이 될 경우 본인과 배우자, 일정 범위 친족 등이 특수관계인에 포함되며, 친족 관련 회사와 계열사 간 거래, 지분 관계, 공시 의무 등에 대한 점검 범위도 확대된다.

공정위는 당시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와 대기업집단 시책 적용의 최종 책임자인 동일인을 일치시켜 권한과 책임의 괴리를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쿠팡은 공정위 판단에 즉각 반발에 나섰다.

쿠팡은 "쿠팡Inc는 한국 쿠팡 법인을 100% 소유하고, 한국 쿠팡도 자회사 및 손자회사를 100% 소유한 투명한 지배구조"라며 "김범석 의장과 친족은 한국 계열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사익편취 우려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쿠팡Inc는 미국 상장사로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특수관계자 공시 의무 등 엄격한 감시를 받고 있으며, 한국 쿠팡 법인은 변함없이 동일인 지정 예외조건을 충족해 왔다"고 강조했다.

김유석 부사장과 관련해서도 "공정거래법상 임원인 대표이사·이사·감사·지배인 등에 해당하지 않으며, 한국 계열사 지분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이 단순한 동일인 지정 논란을 넘어 쿠팡을 둘러싼 규제 환경 변화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 노동·물류 현안 등으로 정부와 국회의 집중 감시를 받아온 상황이다.

여기에 동일인 변경 지정까지 더해지면서 향후 지배구조와 내부거래, 특수관계인 관리 전반에 대한 규제 압박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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