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소상공인의 배달 플랫폼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도입된 공공배달 서비스가 다음 과제로 '이용자 접근성'을 마주하고 있다. 낮은 중개수수료와 지역화폐 결제 혜택만으로는 소비자의 반복 이용을 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어, 지자체와 민간 기업들이 주문 방식 자체를 단순화하는 실험에 나서고 있다.

콜게이트는 동해시에 보이는 ARS 배달 서비스 '콜팝'을 시범 운영한다고 30일 밝혔다. ⓒ 콜게이트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공배달앱은 민간 배달 플랫폼의 높은 수수료와 광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등장했다. 지자체가 지역화폐, 할인 혜택, 낮은 중개수수료를 앞세워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을 낮추는 구조다. 그러나 소비자가 별도 앱을 설치하고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는 점, 지역별로 가맹점 밀도와 인지도가 다르다는 점은 여전히 확산의 걸림돌로 꼽힌다.
성과를 낸 사례도 있다.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은 2025년 거래액 104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거래액 683억원보다 53% 증가한 수치다. 주문 건수는 약 355만 건으로 전년 대비 45% 늘었다. 2020년 12월 서비스 시작 이후 누적 거래액은 5000억원, 누적 회원은 149만 명, 누적 가맹점은 7만3000개를 달성했다.
서울시의 '서울배달+땡겨요'도 공공배달 서비스의 대표적인 성장 사례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배달+땡겨요는 2025년 연 매출 1544억원, 주문 617만건, 가맹점 5만4000개, 회원 250만명을 기록했다. 중개수수료는 2% 수준으로 운영됐다. 서울시는 2025년 기준 약 90억원의 가맹점 수수료 절감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공공배달 서비스는 낮은 수수료와 지역화폐 혜택을 통해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을 낮추는 역할을 해왔다. 다만 서울·경기처럼 인구와 가맹점이 많은 지역과 달리 중소도시에서는 별도 앱을 설치할 만큼 충분한 가맹점과 혜택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용 가능한 음식점이 많고 혜택이 분명해야 앱 설치와 회원가입을 감수하게 된다.
이 때문에 공공배달 서비스의 경쟁력은 단순한 수수료율을 넘어 주문 진입 장벽을 얼마나 낮추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소비자가 이미 익숙한 전화번호를 주문의 출발점으로 삼고, 지역화폐 결제와 직접 주문 채널을 결합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강원 동해시에서 시범 운영되는 전화 기반 주문·결제 서비스 '콜팝'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나온 사례다. 이용자가 동해시 배달 서비스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면 휴대전화 화면에 주문창이 실행된다. 이를 통해 △음식점 정보 △메뉴 확인 △주문 △결제를 진행할 수 있다. 별도 앱 설치나 회원가입을 거치지 않는 앱리스 방식이다.
이번 서비스에는 보이는 ARS 및 결제 전문기업 콜게이트를 비롯해 KT, 오투오페이먼트, 바로고가 참여한다. KT는 통신 인프라를, 바로고는 배달 인프라를, 오투오페이먼트는 스마트 매장 솔루션을, 콜게이트는 보이는 ARS 기반 주문·결제 기술을 맡는다.
기존 공공배달앱이 앱 안으로 소비자를 모으는 방식이라면, 콜팝은 전화 연결을 주문창으로 전환하는 방식에 가깝다. 소비자는 대표번호 또는 가맹점 전용 번호로 전화해 주문 화면에 접속할 수 있고, 가맹점은 전화번호를 기반으로 직접 주문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
지역 음식점주 A씨는 "배달앱 주문은 매출 확보에 도움이 되지만 중개수수료와 광고비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전화 기반 주문 채널이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면 단골 고객을 중심으로 직접 주문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가맹점 입장에서는 기존 배달 플랫폼 중심의 주문 유입 구조에만 의존하지 않고 전화번호 기반의 직접 주문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플랫폼 중개수수료와 광고비 부담을 낮추면서 온라인 주문을 받을 수 있어 지역 소상공인의 배달 주문 경로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자 혜택도 서비스 확산의 관건이다. 콜팝은 최소 주문 금액 제한을 두지 않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동해시 지역화폐인 동해페이 결제도 지원할 예정이다. 소비자는 필요한 만큼 주문하면서 지역화폐 혜택을 활용할 수 있고, 가맹점은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동해시 거주 소비자 B씨는 "배달앱을 여러 개 설치해두는 것이 번거롭고, 최소 주문 금액 때문에 필요한 것보다 더 주문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전화로 주문창이 바로 뜨고 지역화폐까지 사용할 수 있다면 이용해볼 만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공배달 서비스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수수료 인하와 함께 이용 동선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역 플랫폼 분야 전문가 C씨는 "공공배달앱은 낮은 수수료라는 분명한 장점이 있지만, 소비자가 자주 쓰는 주문 동선을 만들지 못하면 이용률을 높이기 어렵다"며 "전화 기반 보이는 오더 방식은 앱 설치 장벽을 낮춘다는 점에서 보완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화 기반 주문 서비스가 실제 이용 확산으로 이어지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참여 가맹점 확보, 메뉴 정보 관리, 배달 품질, 지역화폐 혜택 지속성, 소비자 홍보가 뒷받침돼야 한다. 공공배달앱이 겪어온 인지도 부족 문제가 전화 기반 서비스에서도 반복되지 않으려면 초기 운영 성과를 빠르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콜게이트는 앞서 신한은행 배달앱 '땡겨요'와 협업해 안산휴게소에서 앱 설치 없이 전화로 주문할 수 있는 보이는 오더 서비스를 운영한 바 있다. 천안과 파주 지역에서는 콜택시 앱 설치 없이 전화로 택시를 호출할 수 있는 보이는 콜택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번 동해시 시범운영은 보이는 ARS 기반 앱리스 기술을 지역 소상공인 배달 영역으로 확대한 사례다. 콜게이트는 향후 음식 배달뿐 아니라 비식품, 전통시장 등 지역 상권 전반으로 서비스 적용 범위를 넓혀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