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사상 처음으로 34조원을 돌파하며 시장 과열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타결 기대감이 증시를 밀어 올리며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개인 투자자들의 유동성이 레버리지 시장으로 급격히 쏠리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장중 6404.03까지 치솟으며 역사적 고점을 갈아치웠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빚투'로 불리는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사상 처음으로 34조원을 돌파했다. 이로 인해 시장 과열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개인 투자자가 주식 매수를 목적으로 증권사에서 빌린 자금 중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뜻한다. 지수 상승 시에는 매수세를 강화하는 동력으로 작용하지만, 지수 하락 시에는 담보가치 미달에 따른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며 하락 폭을 키우는 '폭탄'이 될 수 있어 시장의 대표적인 리스크 지표로 통한다.
금융투자협회 통계 결과 지난 20일 기준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4조259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중동 긴장 고조 당시 31조원대까지 축소됐던 잔액은 증시 반등과 함께 불과 두 달 만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 역시 121조8172억원에 달해 시장 전반의 투심이 극도로 고조된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신용공여 및 레버리지 상품 공급에 잇따라 제동을 걸고 나섰다.
KB증권은 전날 오전부터 SK하이닉스에 대한 차액결제거래(CFD) 신규 매수를 전격 중단했다.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인 CFD를 통한 투기적 수요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알테오젠, 하이브, LG에너지솔루션 등 20개 주요 종목의 군 분류를 하향 조정하고, 하나마이크론 등 10개 종목의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해 신규 융자를 제한했다.
핀테크 증권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토스증권은 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전기우 등 주요 종목의 증거금률을 100%로 높였으며, 카카오페이증권은 신용공여 한도가 전격 소진됨에 따라 별도 공지 시까지 신규 신용융자 매수 주문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투자업 규정에 따른 한도 관리와 더불어 변동성 장세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반대매매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지수가 고점에 다다른 상태에서 누적된 빚투가 하락 전환 시 '매물 폭탄'으로 변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주가 하락이 담보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강제 청산 물량으로 쏟아지며 다시 주가를 끌어내리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종전 협상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과도한 레버리지 활용은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