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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140년 기준, 전동화보다 'S-클래스'

'140 Years. 140 Places.' 글로벌 캠페인…6개 대륙 140개 도시 순회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6.04.21 14:53:44
[프라임경제] 메르세데스-벤츠가 140년을 기념하는 접근은 예상과 다른 방향을 택했다. 전동화 전환이 산업의 중심으로 이동한 시점에서, 브랜드는 전기차가 아닌 S-클래스를 전면에 세웠다. '140 Years. 140 Places.'라는 이름의 글로벌 캠페인은 지금 시점에서 메르세데스-벤츠가 무엇으로 자신을 설명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에 가깝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칼 벤츠의 세계 최초 자동차 특허 출원 140주년을 기념해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캠페인 '140 Years. 140 Places.'의 행사가 21일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에서 개최됐다.

이번 캠페인은 더 뉴 S클래스를 중심으로 6대륙 140개 도시를 순회하는 구조다. 총 5만㎞ 여정 속에서 메르세데스-벤츠는 140년 동안 축적해온 기술력과 브랜드 헤리티지를 반복적으로 노출한다. 형식은 글로벌 투어지만, 자동차의 시작을 만든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다시 전면에 세우는 작업에 가깝다.

혁신의 140주년 캠페인 차량 '더 뉴 S-클래스'.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이 선택이 눈에 들어오는 이유는 시점 때문이다. 전기차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자동차 산업의 중심은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테슬라는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중심의 구조를 만들었고,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기존 완성차 업체들 역시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배터리 전략을 앞세우며 전동화 전환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선택은 결이 다르다. 전동화 경쟁에 대응하는 전략 자체를 바꿨다. 기술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기보다, 브랜드의 기준을 먼저 다시 세우는 접근이다.

그래서 더 뉴 S-클래스(The new S-Class)가 등장한다. 전동화 시대라면 전동화 라인업이 중심에 서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메르세데스-벤츠는 플래그십 세단을 선택했다. S-클래스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어떤 기술을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준이자, 브랜드 정체성을 가장 압축적으로 담고 있는 차종이다. 

결국 이번 캠페인은 특정 모델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다시 명확히 하는 과정에 가깝다.

혁신의 140주년 캠페인 차량 '더 뉴 S-클래스'.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여기에 마이바흐까지 더해진다. 서울 행사에서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The new Mercedes-Maybach S-Class)를 함께 선보인 것은 라인업 확장 차원을 넘는다. 최상위 프리미엄 영역에서 브랜드 가치를 어떻게 유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치다. 

전동화 전환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프리미엄 세그먼트에서는 여전히 내연기관 기반 플래그십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구조다.

서울이 140개 도시 중 하나로 포함된 점도 같은 흐름 위에 있다. 글로벌 캠페인에서 특정 도시를 선택하는 기준은 복합적이다. 판매 규모만으로 결정되지도 않는다. 서울은 아시아 주요 프리미엄 시장 중 하나이자, 브랜드 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는 공간이다. 

특히 마이바흐 브랜드센터에서 행사를 진행한 점은 상징적이다. 브랜드 경험을 강조하는 공간을 선택함으로써 이번 캠페인의 성격을 명확히 드러냈다.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이 지점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전략은 더 분명해진다. 전동화 시대에도 브랜드 경쟁은 기술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디자인, 사용자 경험, 브랜드가 만들어내는 상징성까지 포함된 복합적인 경쟁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 흐름에서 '기술'이 아닌 '기준'을 앞세운다.

140년이라는 시간은 자동차 산업의 시작을 만든 브랜드라는 역사 자체가 경쟁력으로 작동하는 근거다. 전기차 시장에서는 신생 브랜드와 기존 브랜드가 같은 출발선에 서는 것처럼 보이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여전히 축적된 시간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이번 캠페인은 과거를 통해 현재를 설명하는 구조를 갖는다. 메르세데스-벤츠는 140년의 시간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 시간을 통해 브랜드의 기준을 다시 정렬하고 있다. 전동화 전환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무엇이 변하지 않는지, 무엇이 여전히 브랜드의 중심인지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결국 이 캠페인의 핵심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에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전동화 흐름을 따라가고 있지만, 그 안에서 스스로의 위치를 다시 정의하고 있다. 기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브랜드의 기준은 더 중요해진다. 그리고 메르세데스-벤츠가 내린 선택은 분명하다. 새로운 기술로 자신을 설명하기보다, 가장 오래된 기준으로 다시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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