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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로 여는 한반도 협력 실험…'평양 EV 엑스포' 구상

'그린 데탕트' 실현 단계별 로드맵 제시…동북아 모빌리티 협력 기반 구축 추진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6.03.25 10:27:04
[프라임경제] 전기차 산업이 단순한 자동차 기술 경쟁을 넘어 △에너지 △환경 △외교 협력의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평양에서 국제 전기차 엑스포를 열자는 구상이 등장했다.

정치적 선언이 아닌 민간 중심의 산업 협력 모델을 통해 한반도 교류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자는 시도라는 점에서 관심이 모인다.

제13회 국제 e-모빌리티 엑스포 기간 중 제주 신화월드에서는 '2027 평양 국제 전기차 엑스포(PIEVE) 추진을 위한 라운드테이블'이 열렸다. 행사는 세계e-모빌리티협의회(GEAN)가 주최하고, 국제 e모빌리티 엑스포 조직위원회(IEVE)와 평양 국제 전기차 엑스포 추진협의회가 공동 주관했다.

제13회 국제 e-모빌리티 엑스포 기간 중 제주 신화월드에서는 '2027 평양 국제 전기차 엑스포(PIEVE) 추진을 위한 라운드테이블'이 열렸다. = 노병우 기자


이번 논의의 핵심은 단순한 전시 행사가 아니라 전기차 산업을 매개로 한 동북아 협력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정치적 선언보다 기술·산업 협력 중심 접근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도 특징이다.

첫 발제를 맡은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북한개발국제협력센터장은 전기차 엑스포를 '그린 데탕트(détente, 긴장 완화)'의 현실적 협력 수단으로 제시했다. 환경 협력과 관광 교류 같은 비교적 민감도가 낮은 분야에서 시작해 중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인프라 협력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전기차 산업은 배터리와 전력망, 충전 인프라가 함께 움직이는 산업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산업 협력이 확대되면 에너지 협력과 인프라 협력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크다. 이 때문에 전기차 산업을 매개로 한 협력 모델은 정치적 긴장이 높은 지역에서도 비교적 현실적인 협력 방식으로 거론된다.

황우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특임교수는 평양 전기차 엑스포 추진 로드맵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구상을 제시했다. 평양을 중심으로 전기차와 배터리, 충전 인프라, 스마트그리드를 아우르는 종합 산업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북한개발국제협력센터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 노병우 기자


행사 방식도 단순 전시가 아니라 △산업 △학술 △실증 프로그램을 결합한 형태가 제안됐다. 예를 들어 평양과 원산을 잇는 170㎞ 구간에서 전기차 주행 실증을 진행하고, 대학과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기술 토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는 제주에서 열려온 국제 e-모빌리티 엑스포 경험을 기반으로 평양을 동북아 친환경 모빌리티 협력 거점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 참여도 염두에 두고 있다. 참여 가능성이 거론된 기업에는 △테슬라 △현대차 △기아 △GM △토요타 △닛산 △BMW △폭스바겐 △BYD △빈패스트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포함됐다.

전기차 산업은 기업의 ESG 경영과도 연결되는 분야다. 친환경 산업 협력이라는 명분을 통해 민간 기업 참여 가능성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또 북한 입장에서는 전기차 산업과 탄소중립 시장을 연결하는 새로운 산업 협력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제기된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북한개발국제협력센터장은 전기차 엑스포를 '그린 데탕트(détente, 긴장 완화)'의 현실적 협력 수단으로 제시했다. = 노병우 기자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 전환을 계기로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 차량 산업을 넘어 에너지·환경·도시 인프라 산업과 연결되는 구조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 전기차 산업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국가 간 협력 플랫폼으로도 활용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평양 국제 전기차 엑스포 구상 역시 이런 흐름 속에서 등장한 시도다. 물론 실제 개최까지는 정치적 변수와 제도적 장벽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이번 라운드테이블은 전기차 산업을 매개로 한 한반도 협력 가능성을 처음 공식적으로 논의한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기차가 에너지와 인프라, 산업 협력을 연결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평양 전기차 엑스포 구상이 향후 동북아 모빌리티 협력 모델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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