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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기 밴 시장의 선택, 왜 하필 기아 PV5였나

수상 릴레이 본질은 '전동화'가 아니라 'PBV 전략'의 완성도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5.12.18 15:00:35
[프라임경제] 기아(000270)의 첫 전동화 전용 PBV(Platform Beyond Vehicle, 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인 'PV5'가 유럽 주요 자동차 어워즈를 연이어 석권했다. 

올해의 밴(Van of the Year)이라는 타이틀만 놓고 보면 수상 소식은 새롭지 않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PV5의 행보는 단순한 상품성 인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유럽 전기 밴 시장의 평가 기준 자체를 바꿨다는 점에서다.

PV5는 일렉트리파잉닷컴(Electrifying.com), 뉴스 UK(News UK), 파커스(Parkers) 등 유럽 유력 매체가 주관한 어워즈에서 잇달아 올해의 밴(Van of the Year)으로 선정됐다. 

앞서 경상용차 업계 최고 권위로 꼽히는 세계 올해의 밴(International Van of the Year, IVOTY)을 심사위원 전원 일치로 수상한데 이어, 사실상 유럽 주요 평가 축을 모두 통과한 셈이다.

PV5는 기아의 PBV 전략이 개념에서 시장 적용 단계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시그널이다. ⓒ 기아


유럽은 상용차, 특히 밴 시장에서 가장 보수적이고 까다로운 지역으로 평가된다. 단순한 신기술이나 친환경 이미지보다는 실제 운용 환경에서의 △효율성 △내구성 △경제성이 핵심 평가 요소다.

PV5가 받은 평가는 이 지점에서 의미가 분명해진다. 일렉트리파잉닷컴은 PV5를 "전기 밴 시장에 새로운 장을 여는 모델"로 규정하며 △편리한 운전성 △모듈형 플랫폼 △컨버전 용이성을 높이 평가했다. 뉴스 UK는 운용비용과 실용성을, 파커스는 주행거리·적재 편의성·공간활용성을 각각 핵심 강점으로 꼽았다.

즉, PV5는 전기차라서 좋은 밴이 아니라 밴으로서 요구되는 조건을 전동화로 가장 현실적으로 풀어낸 모델로 받아들여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PV5의 경쟁력은 기아가 강조해온 PBV 전략의 실체를 보여준다. 기아는 개발 초기부터 전 세계 100여개 고객사와 협업하며 1000여개의 사용 시나리오를 검증했다. 이는 단순히 차를 만든 뒤 시장반응을 기다리는 방식이 아니라 용도부터 정의한 뒤 차량을 설계한 구조다.

PV5의 본질은 '고객의 다양한 용도에 완벽히 대응하는 맞춤형 모빌리티'다. ⓒ 기아


이를 가능하게 한 기반이 PBV 전용 플랫폼 'E-GMP.S(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 for Service)'다. 고하중 운용과 다양한 주행환경을 고려한 차체 구조, 저상 플로어 설계, 낮은 적재고와 높은 카고룸 실내고 등은 상용차 운용의 불편을 구조적으로 해결하려는 접근에 가깝다.

여기에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과 AAOS(Android Automotive OS) 기반 PBV 전용 인포테인먼트가 더해지며, PV5는 차량보다는 운영 솔루션에 가까운 성격을 갖게 됐다.

흥미로운 대목은 PV5가 상용차 영역을 넘어 패밀리카로까지 평가받았다는 점이다. 탑기어는 PV5를 올해의 패밀리카로 선정하며, 정숙성·주행 감각·공간활용성 등에서 기존 승용 중심 평가 기준을 흔들었다.

여기에 유로 NCAP 상용 밴 평가 최고등급(★★★★★) 획득, 최대 적재중량 상태에서 693㎞ 주행이라는 기네스 기록은 전기 밴에 대한 신뢰 장벽을 낮추는 상징적 성과로 작용한다.

더 기아 PV5에 적용된 E-GMP.S 플랫폼 전시물. ⓒ 기아


PV5의 연이은 수상은 기아 브랜드의 위상 제고를 넘어 전기 밴 시장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럽시장이 요구해온 것은 전동화된 밴이 아니라 일이 되는 전기 밴이었고, PV5는 그 조건을 정면으로 충족했다.

기아가 향후 PV5의 파생모델을 확대하고, 글로벌시장별 맞춤 PBV 전략을 본격화할 경우 이번 성과는 일회성 수상이 아니라 PBV 생태계 확장의 출발점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PV5는 상을 많이 받은 차가 아니라 유럽 전기 밴 시장에서 "이제 기준이 바뀌었다"고 말하게 만든 차에 가깝다.

김상대 기아 PBV비즈니스사업부 부사장은 "기아의 고객 중심 경영철학과 봉고로부터 이어온 실용성이 집중된 PV5가 전 세계에서 우수성을 입증 받은 것이 자랑스럽다"며 "앞으로 PV5의 다양한 파생모델을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고객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반영해 모빌리티 혁신을 선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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