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필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대표가 2일 63스퀘어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 박대연 기자
[프라임경제] "우주산업을 우리 삶 속 산업으로 만들며 뉴스페이스 시대를 선도하겠다."
박재필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이하 나라스페이스) 대표가 2일 63스퀘어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초소형위성 기반 성장 전략을 제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15년에 설립된 나라스페이스는 자체 확보한 스페이스 헤리티지(Space Heritage)를 기반으로 △초소형위성 플랫폼 설계·개발 △위성 운용 솔루션 △위성 영상 판매 및 분석 등 세 가지 핵심 사업을 전개하는 민간 우주 기업이다.
스페이스 헤리티지는 우주 환경에서 시스템 성능이 실제 검증된 이력을 의미하며, 기술 신뢰성과 사업 수행 능력을 판단하는 핵심 기준으로 꼽힌다.
나라스페이스는 이러한 기술 기반을 바탕으로 위성 제작부터 발사, 운용, 데이터 분석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날 간담회에서 박 대표는 우주산업이 더 이상 '특수 목적 산업'이 아니라 일상적 데이터 인프라로 확장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페이스X가 초기 수차례 실패를 거듭했지만 시스템을 고도화하며 산업 자체를 바꿔냈듯, 우리 역시 우주산업 대중화를 목표로 한다"며 "초소형위성 생태계를 민간이 주도하는 구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 국내 최초 상용급 초소형위성 독자 개발·운영…정부·민간 수주 확대
회사는 지난 2023년 11월 자체 개발한 초소형위성 '옵저버-1A(Observer-1A)'의 발사 및 교신에 성공하며 스페이스 헤리티지를 확보, 국내 최초로 상용급 초소형위성을 독자 개발·제작·운용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옵저버-1A는 삼원색(RGB) 영상뿐 아니라 근적외선(NIR) 영상까지 촬영할 수 있어 재난 대응·농업·환경 모니터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두 번째 위성인 '옵저버-1B(경기샛-1)' 역시 지난달 발사 후 교신에 성공하며 총 2기의 초소형위성을 실시간 운영 중이다.
이같은 기술력은 국내외 정부·공공기관(B2G)과 민간기업(B2B) 수주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나라스페이스는 △NASA 아르테미스 II 미션 참여(K-라드큐브 본체 설계·제작) △누리호 4~6차 발사체 탑재 EEE 테스터 개발 △경기샛 프로젝트 △국립환경과학원·한화시스템 온실가스 관측 위성 본체 제작 등 주요 초소형 위성 사업의 파트너로 선정됐다.
◆ 초소형위성 시대 본격 도래…군집 운용으로 시장 경쟁력 강화
초소형위성 시장 확대에 맞춰 회사는 군집 운용 능력을 핵심 경쟁력으로 제시했다. 군집 위성은 다양한 산업에서 빠르게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재난 관측, 환경 감시, 국방·안보, 도시 인프라 모니터링 등에서 '시간 단위의 관측'이 필수 요건이 되면서 대형 위성 1~2기로는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라스페이스는 초소형위성 한 기를 4명이 약 한 달 만에 제작할 수 있는 양산 체계를 구축했으며, 오는 2031년까지 총 84기의 위성 군집을 띄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대표는 "초소형위성은 대형 위성과 달리 대량 생산이 가능해 군집 단위 관측에 최적화돼 있다"며 "기존 위성이 3~7일 간격으로 촬영했던 지역도 군집 운용 시 시간 단위 관측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축적된 스페이스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향후 글로벌 위성 군집 사업에서도 의미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 위성 영상 기반 산업 확대…보험·금융·탄소배출 모니터링 등 신수요 확보
나라스페이스는 초소형위성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 서비스에도 힘을 싣고 있다.
현재 조선비즈와의 '스페이스 저널리즘' 협업을 비롯해 금융기관·스마트시티 분야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특히 글로벌 보험사들과의 협업이 눈길을 끈다. 악사(AXA), 에이온(AON) 등은 기후변화로 재난 발생 빈도가 높아지면서 피해 면적 산정·보험금 지급 판단에 위성 데이터를 적극 활용 중이며, 나라스페이스는 이를 위한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 등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탄소배출 모니터링 수요가 급증하면서, 회사는 위성 기반 온실가스 추적·정량화 기술을 환경·기후 분야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 스페이스 헤리티지 확보 후 수주·매출 고성장
스페이스 헤리티지 확보 이후 회사의 수주 실적은 빠르게 증가했다.
연간 신규 수주 규모는 지난 2023년 25억8000만원에서 지난해 199억4000만원으로 약 7배 이상 증가했으며, 올해도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확보하며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액 또한 매년 2배 이상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23년 16억3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한 뒤, 지난해에는 43억원, 올해 3분기 말 기준 113억7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3분기만에 전년 대비 약 3배에 달하는 성장을 보였다.
박 대표는 "초소형위성은 대형 위성 대비 비용 효율성이 높고 제작 기간이 짧아 산업화 속도가 빠르다"며 "뉴스페이스 흐름에서 가장 앞단에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한편 나라스페이스는 이번 상장을 통해 총 172만주를 공모할 계획이다. 주당 희망 공모가는 1만3100원~1만6500원으로 총 공모 예정 금액은 약 225억~284억 원이다.
기관 대상 수요 예측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날까지 진행한다. 오는 8일부터 9일까지 양일간 청약을 거쳐, 이달 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 주관사는 삼성증권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