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보험 업계가 올해 1~9월 누적 수입보험료 183조원을 넘기며 전년 대비 8.4%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현장에서는 이른바 '먹튀·철새' 보험설계사의 불건전영업이 구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단기 이익 중심의 외형확대 전략 속에서 위탁판매 채널에 대한 통제가 허술해지며, 허위 계약·명의 대여·부당 승환계약 등 소비자 피해가 끊이지 않는 것입니다.
◆먹튀·철새 설계사란?
보험 영업조직을 이곳저곳 옮겨 다니며 명의를 빌려주거나 위법 모집을 반복하는 설계사를 일컫는 말입니다. 이들은 단기간에 수수료만 챙기고 계약 관리 책임은 회피해 '먹튀'로 불리고, 여러 GA(보험대리점)를 순환하며 문제를 재발시키는 특징 때문에 '철새'라 불립니다.
보험사는 이런 부적격자를 재위촉하면서도 적정한 심사 절차를 갖추지 못해 구조적인 통제 실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 적발 사례…소비자 피해 '직격탄'
'무료보험' 미끼로 명의 수백 개 모아 2000건 허위계약
한 GA 지점장 A씨와 설계사 B씨는 여러 대리점을 옮겨 다니며 대여한 설계사 코드로 대규모 허위 계약을 작성했습니다.
이들은 병원·선교단체 기부금으로 무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고 속여 일반인 수백 명의 인적사항을 수집한 뒤, 이를 이용해 2000여건의 가공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적발을 피하기 위해 명의 설계사 대신 일반인에게 보험료를 대납하게 하고 알바비를 지급하는 방식까지 동원했습니다.
사회초년생을 설계사로 만들고 '경유계약' 600건 처리
또 다른 GA 지점장은 취업설명회를 가장해 사회초년생을 모은 뒤, '프리랜서로 고소득 가능'이라고 유혹해 설계사 자격 취득을 유도했습니다.
합격자 명의를 빌려 600건 넘는 고액 보험을 경유 처리했으며, 모집 수수료는 지점장이 가로챘습니다다. 명의 제공자들에게는 연 3~400만원만 지급했습니다.
보험사 대신 교육수당 받아 챙긴 GA
일부 대리점은 보험사로부터 위탁받은 설계사 위촉·교육 업무를 수행하면서, 실제로는 보험사가 대신 지급하도록 한 교육실비를 자신들의 수익으로 취득했습니다. 이는 명백한 부당 이익입니다.
금융투자 계열사 '간판' 도용해 유사수신 유도
유명 금융투자사의 계열이라는 점을 악용해 사회초년생들에게 재무상담을 가장하고 접근한 뒤, 유사수신 형태의 투자를 권유한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이는 보험모집이 아닌 불법 투자 권유로 이어지는 '2차 피해' 가능성이 높은 유형입니다.
금융지주 계열사 사칭 명함 사용
한 대리점은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의 공식 명함인 것처럼 로고를 무단 사용한 명함을 만들어 상품 판매에 이용했습니다. 소비자는 이를 정식 지주계열 보험사 직원으로 오해할 수밖에 없어 심각한 신뢰 훼손으로 이어집니다.
◆소비자 피해 막으려면…체크리스트 필수
업계 전문가들은 소비자가 계약 전 다음 사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설계사 등록 여부: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에서 확인 가능
△계약을 서두르는지: '오늘만 가능, 무료 가입' 등 과도한 압박은 위험 신호
△보험료 대납·계좌 사용 요청 여부: 명백한 불법
△명함의 회사 로고·지점 정보가 공식인지 재확인
△타 보험 해지를 먼저 요구하는 경우: 부당 승환계약일 가능성
보험업계는 판매채널 관리 강화를 약속하고 있지만, 부적격 설계사 재위촉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먹튀 설계사는 조직을 옮겨 다니며 동일한 수법을 반복하기 때문에 사전 차단 장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