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달 말 생명보험사 5곳(한화생명·삼성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생명·KB라이프생명)이 도입한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가 시행 8영업일간 안정적으로 운영되며 초기 안착 단계에 들어섰다. 제도 도입 이후 신청이 꾸준히 발생했으며, 신청자들은 대부분 유동화 비율을 높이고 지급 기간을 단축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는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 일부를 생전 자금으로 전환(자동감액)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구조다. 기존 종신보험의 보장 기능을 유지하되 일정 범위 내에서 사망보험금을 앞당겨 사용할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종신보험이 고금리 계약 구조 등으로 인해 장기간 활용되지 못하고 '사후자산'으로 남아 있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다.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와 보험계약대출 비교. ⓒ 생명보험협회
지난 10월30일 제도가 시행된 이후 생명보험사 5곳에 접수된 신청 건수는 605건이다. 동일 기간 지급된 초년도 지급액은 28억9000억원이며, 1건당 평균 지급액은 477만원(월 환산 39만8000원)이다. 신청자 평균 연령은 65.6세였으며, 선택된 평균 유동화 비율은 89.2%, 지급 기간은 7.9년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고령층을 중심으로 단기간에 활용 가능한 현금흐름 확보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평가했다.
고령층 1인당 적정 노후생활비가 월 192만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민연금·개인연금·퇴직연금과 함께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 및 주택연금 등을 병행할 경우 생활비 부족분을 일정 부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제도 신청자의 월평균 지급액(39만8000원)은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약 68만원)의 약 60% 수준으로, 은퇴 이후 국민연금 수령 전 발생하는 소득 공백기 보완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
생명보험협회는 제도 시행 초기 발생한 민원 사항을 중심으로 개선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해약환급금을 재원으로 활용하는 제도의 특성상 소비자가 유동화에 따른 영향과 구조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비대면 신청 등 제도 운영 효율화를 위한 추가 개선도 검토 중이다.
아울러 종신보험 신규 판매 과정에서 유동화 제도를 명분으로 한 불완전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협회는 "금융당국과 협조해 제도가 소비자 체감형 자산 활용 장치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