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5일 장중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호가 효력 정지)가 발동되는 등 미국 발 인공지능(AI) 고평가 우려에 급락하며 4000선이 붕괴됐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코스피가 5일 장중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호가 효력 정지)가 발동되는 등 미국 발 인공지능(AI) 고평가 우려에 급락하며 4000선이 붕괴됐다. 외국인이 이틀 연속 대규모 '팔자'에 나서며 지수 하락을 이끌고 있다.
오전 10시15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95.25p(-4.74%) 폭락한 3967.70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전장 대비 1.61% 하락한 4055.47에 개장해, 낙폭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이후 8거래일 만에 다시 4000대 아래로 떨어졌다.
투자자별로 살펴보면 외국인이 전날에 이어 이날도 6220억 원을 팔아치우고 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3408억원, 3148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KB금융을 제외하고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모두 하락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주가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5500원(5.24%) 내린 9만9400원에 거래된다. '10만전자'가 붕괴된 것은 지난달 29일 이후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3만9000원(6.66%) 내린 54만7000원을 나타낸다.
간밤 미국 증시가 AI 고평가 우려 속 하락하며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4일 다우존스(-0.53%), S&P500(-1.17%), 나스닥(-2.04%) 등 3대 지수는 동반 하락했다.
AI 칩 대장주 엔비디아가 이날 3.96% 하락했고, 호실적을 발표한 팔란티어는 7.94% 급락했다. 이 외에도 테슬라(-5.15%) AMD(-3.70%), 알파벳(-2.16%), 브로드컴(-2.81%), 아마존(-1.83%), 메타(-1.59%), 오라클(-3.75%), 팔란티어 등 AI 관련 다른 대형 기술주들도 약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점도 외국인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5.6원 오른 1443.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한때 1446.3원까지 올라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과 미국 AI 관련주 변동성이 맞물리면서 그간 상승폭이 컸던 반도체 중심의 외국인 순매도가 추가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일 한국 증시는 팔란티어 실적 발표 후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불안 여파로 하락하자 급격하게 상승했던 반도체 종목은 물론, 조선, 방산,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된 점이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0.79% 하락한 919.28에 개장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773억원, 60억원 순매도하고 있으며 개인은 1859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36분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면서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두 번째다.
사이드카는 선물시장의 급등락이 현물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다. 코스피200선물이 전일종가 대비 5% 하락이 1분간 지속될 경우 발동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