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AI 확산, 청년 일자리 잠식한다"

챗GPT 출시 후 4개 업종서 감소…50대, 오히려 증가

인공지능(AI) 확산이 AI 노출도 상위업종의 청년층 고용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50대는 오히려 AI 고노출 업종을 중심으로 고용이 증가했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인공지능(AI) 확산이 AI 노출도 상위업종의 청년층 고용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50대는 오히려 AI 고노출 업종을 중심으로 고용이 증가했다.

30일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발표한 'AI 확산과 청년고용 위축: 연공편향 기술변화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노동시장에서도 미국과 유사하게 AI 도입 초기 주니어 고용은 줄고 시니어 고용은 늘어나는 연공편향 기술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22년 7월부터 3년간 연령대별 고용 증감을 수량적으로 보면, 청년층 일자리가 21만1000개 감소했다. 이 가운데 AI 노출도 상위업종에서 20만8000개가 줄어 전체의 98.6%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50대의 일자리는 20만9000개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69.9%(14만6000개)가 AI 고노출 업종으로 집계됐다.

세부 업종별로는 챗GPT 출시 이후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11.2%), 출판업(-20.4%), 전문 서비스업(-8.8%), 정보 서비스업(-23.8%)에서 청년고용이 감소했다.

오삼일 한은 고용연구팀장 "주니어는 AI로 대체하기 쉬운 정형화되고 교과서적인 지식 업무를, 시니어는 업무 맥락 이해, 대인관계, 조직관리 등 AI가 현재 대체하기 어려운 암묵적 지식과 사회적 기술이 필요한 업무를 주로 담당하기 때문에 청년고용이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AI 노출도가 높더라도 보완도가 높으면 자동화에 의해 대체될 청년고용의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청년 고용 감소 흐름은 미국 등에서 나타난 것과 유사했다. 다만 연령대별 실질임금 추이를 직종별 AI 노출도 수준에 따라 비교한 결과, 외국과 달리 임금에 미치는 영향은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단기적으로 임금을 조정하기가 쉽지 않은 임금 경직성에 따라 노동시장 조정은 임금보다 고용 측면에서 먼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한은 측 진단이다.

오 팀장은 "AI 확산 초기에 나타난 청년고용 위축이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며 "기업은 청년고용 축소로 미래 인재 파이프라인이 악화될 수 있어 고용을 계속 줄이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AI와 협업 가능한 인재 양성, AI 협업 체계 구축, 직무 재설계 등 보다 지속 가능한 전략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며 "AI을 보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 인재 육성 등 청년층이 AI 확산기에 새로운 산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정책 대응 방향에 대해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