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국내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됐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익성 양극화는 더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지난해 국내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됐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익성 양극화는 더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 호조와 함께 부진했던 지난 2023년 기저효과로 대기업 실적은 개선세가 뚜렸한 반면, 중소기업은 영업이익률이 오히려 악화됐다. 수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이른바 '좀비기업'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연간 기업경영분석 조사'에 따르면 외부감시대상 법인기업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전년 -1.5% 감소에서 상승 전환됐다.
매출액 증가는 전년 동기 대비 제조업(4.6%)과 비제조업(2.9%) 호조세를 보이는 데 기인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에서는 전자·영상·통신장비 매출(19.6%)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수출 단가·물량이 늘어나면서다.
비제조업은 해상운임지수 상승 등으로 매출이 상당폭 증가 전환한 운수·창고 매출(11.6%)와 지난 2023년 면세업 매출감소 기저효과·원자재 거래 부진 완화로 도·소매 매출(2.9%)이 견인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은 상승한 반면, 중소기업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기업 영업이익률은 5.6%로 전년 대비 1.9%p 개선됐다. 반면 같은 기간 중소기업 영업이익률은 3.2%에서 3.0%로 하락했다.
안전성 지표에서는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소폭 줄었다. 부채비율은 119.9%로 전년 대비 0.9%p 줄었고 차입금의존도 역시 31.0%로 전년 대비 0.4% 낮아졌다.
그러나 반도체 대기업 위주의 성장으로 중소기업이 소외되면서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좀비기업' 비중은 42.3%에서 42.8%를 기록했다. 지난 200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 수준이다.
보상비율이 100%를 밑도는 것은 연간 이익이 이자 등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문상윤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전반적인 지표는 개선됐으나 세부적,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 중심의 일부 업종과 대기업 중심으로 개선된 측면이 있다"며 "특히 매출액 증가는 지난 2023년의 기저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 등 소규모 기업의 경우 수익성이 좋지 않아 이자보상비율의 상승에도 100% 미만 상승 기업의 수는 늘었다"면서도 "다만 무차입 기업도 상당한 데 이를 포함한 전체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인 기업의 비중은 21.3%로 전년(21.4%)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