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DGIST 소식] 최상현 교수팀, 두뇌 수준 AI 반도체 실현 앞당길 '멤리스터 웨이퍼 집적 기술' 개발

 

최병수 기자 | fundcbs@hanmail.net | 2025.10.28 09:33:42
최상현 교수팀, 두뇌 수준 AI 반도체 실현 앞당길 '멤리스터 웨이퍼 집적 기술' 개발
■ 임평옥·이종찬·김민식 교수 연구팀, 식물의 노화 신호 엽록체로 전달하는 기전 규명 

왼쪽부터 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최상현 교수,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바바라 캠퍼스 Dmitri Strukov 교수. ⓒ DGIST


[프라임경제] DGIST(총장 이건우)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최상현 교수팀이 차세대 반도체 소자로 주목받는 '멤리스터(memristor)'를 웨이퍼(wafer) 단위로 대규모 집적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반도체의 한계를 넘어, 인간 두뇌 수준의 고집적 인공지능(AI) 반도체 구현을 위한 새로운 기술 플랫폼을 제시했다. 

인간의 두뇌는 약 1000억 개의 뉴런과 100조 개의 시냅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좁은 공간 안에서 막대한 양의 정보를 동시에 저장하고 처리한다. 

이러한 구조를 모방한 '두뇌형 반도체'는 차세대 AI 기술의 핵심 목표 중 하나지만, 현재의 AI 반도체는 복잡한 회로와 높은 전력 소비 등으로 인해 여전히 두뇌 수준의 효율성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멤리스터(memristor)'다. 멤리스터는 전류가 흐른 양을 기억할 수 있는 반도체 소자로, 기억과 연산을 동시에 수행한다. 

구조가 단순해 기존 반도체보다 훨씬 높은 밀도로 회로를 구성할 수 있으며, 특히 크로스바 형태로 배열하면 기존 메모리(SRAM)보다 수십 배 이상의 정보를 같은 면적에 저장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멤리스터 집적 기술은 소규모 실험 수준에 머물렀다. 공정의 복잡성, 낮은 수율(제품 완성률), 전압 손실 및 전류 누설 등의 문제가 발생해 대면적 웨이퍼 수준으로 확장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이에 DGIST 최상현 교수팀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바바라 캠퍼스 Dmitri Strukov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소재–소자–회로–알고리즘 공동 설계(Co-design)'라는 새로운 접근법을 도입했다. 

이 방식을 통해 복잡한 제조 과정 없이도 4인치 웨이퍼 전면에 약 95% 이상의 높은 수율을 달성한 멤리스터 크로스바 회로를 구현했다.

나아가, 연구팀은 수직 방향으로 여러 층을 쌓는 3차원(3D) 적층 구조 구현에도 성공했다. 이는 멤리스터 기반 회로가 향후 대규모 AI 연산 시스템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성과다.

또한 이번 기술을 기반으로 스파이킹 뉴럴 네트워크(SNN)를 적용한 결과, 실제 AI 연산에서 높은 효율성과 안정적인 동작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최상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제한됐던 멤리스터 집적기술을 효과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라며, "향후 차세대 AI 반도체 플랫폼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국립과학재단,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산업혁신인재성장지원사업, 한국연구재단의 이공분야 학술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DGIST 최상현 교수가 제1저자 및 교신저자, UC Santa Barbara의 Dmitri Strukov 교수가 공동저자로 참여한 연구결과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다학제 분야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10월 게재됐다.

■ 임평옥·이종찬·김민식 교수 연구팀, 식물의 노화 신호 엽록체로 전달하는 기전 규명 
식물 잎 노화의 '스위치' 작동 원리 밝혀...식물학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 'Nature Plants'게재

DGIST 뉴바이올로지학과 임평옥, 이종찬, 김민식 교수 공동 연구팀이 식물 잎이 언제 늙기 시작하는지를 결정하는 새로운 분자 스위치를 발견했다. 

임평옥, 이종찬, 김민식 교수 공동 연구진. ⓒ DGIST


연구팀은 핵에서 만들어진 RNA가 엽록체로 이동해 잎의 노화를 조절하는 새로운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식물 잎의 엽록체들은 광합성을 통해 식물 성장의 주된 에너지 자원을 생산하지만, 노화가 시작되면 분해되어 스스로가 자원이 된다. 분해된 엽록체 자원은 씨앗(종자)으로 이동해 다음 세대를 위한 영양분으로 사용되거나, 혹은 줄기나 뿌리로 보내져 다음 계절 준비에 이용된다. 

이러한 '엽록체의 기능 전환' 과정은 식물의 생존과 번식 전략에 직결되지만, 지금까지 그 전환 시점을 조절하는 구체적인 원리에 대한 이해는 매우 미흡하다.

연구팀은 모델식물인 애기장대에서 엽록체 유전자 발현 패턴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는 긴 비번역 RNA(lincRNA)의 유전 분석을 통해 새로운 조절 인자인 'CHLORELLA RNA'를 발견했다. 

고분해능 질량분석 및 단일분자 이미징 기술을 융합하는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CHLORELLA RNA는 핵에서 전사되어 세포질을 거쳐 엽록체로 이동해 엽록체에 존재하는 유전자들의 전사에 관여하는 RNA 중합효소 복합체(PEP complex)의 단백질들과 결합함으로써 엽록체 전사 조절 활성에 영향을 주고, 발현 수준에 따라 엽록체 기능이 전환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 

또한 연구팀은 GLK 전사인자가 CHLORELLA RNA의 발현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성장기에는 GLK가 CHLORELLA RNA의 발현을 높여 광합성 기능을 유지하지만, 노화가 시작되면서 GLK의 활성이 약해져 CHLORELLA RNA가 감소하고, 결국 엽록체의 광합성 기능의 소실과 분해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임평옥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접근 방법론의 한계로 아직까지 연구가 미흡한 분야인 긴비번역 제어 RNA의 노화분야에서 시공간적 조절 원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의가 매우 크다"며 "RNA 이동 추적을 보여준 바이오 이미징 기술, RNA와 상호작용하는 단백질 동정 등 다양한 융합 연구를 통해 얻어진 성과"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접근 방법론은 긴비번역 RNA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생명현상의 이해에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잎의 발달과 노화를 조절해 "작물의 광합성 효율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DGIST 임평옥(공동교신) 교수팀의 강명훈박사, 이주현 박사, 이종찬(공동교신) 교수팀의 김진광 학생이 제 1저자로, 김민식 교수팀(공동교신), 곽준명 교수팀(공동), 그리고 연세대학교 양성욱 교수팀(공동)이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및 기초연구실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으며, 연구결과는 식물분야 최고 전문지인 Nature Plants (IF 13.6)에 게재됐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