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9월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4%를 넘어서며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4년째 동결된 보험료와 운행량 증가, 정비요금 상승이 맞물리며 손해보험업계의 구조적 적자가 심화되고 있다.
22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대형 4개사의 9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94.1%로 전년 동월 대비 7.8%포인트(p) 상승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20년 이후 월 기준 최고치다. 같은 기간 누적(1~9월) 손해율은 85.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p 올랐다.
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을 손해율 80% 수준으로 본다.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3월을 제외하고 모든 달이 80%를 넘어섰다. 집중호우 영향으로 7월에는 92.1%까지 증가했다.
아울러 보험사 전체 사업 중 자동차보험 사업비율(16.3%)을 감안할 경우 4개사 평균 합산비율은 110%를 웃돈다. 이는 보험료 100원을 벌고 110원을 지출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기준들을 고려하면 사실상 업계 전반이 적자 구조에 놓인 셈이다.

지난 2일 경부고속도로 차량 정체 현장. ⓒ 연합뉴스
손해율 급등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최근 4년간 이어진 보험료 인하와 물가 상승이 맞물리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 운행량 증가와 사고 다발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9월 고속도로 통행량은 2억8537만대로 전년 동월 대비 18% 이상 늘었다. 여기에 정비요금과 부품비, 수리비 등 원가 상승 요인도 지속되고 있다.
업계는 올해 남은 기간 손해율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최근 3년간 8월 대비 12월 손해율이 평균 2.6%p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 연말 누적 손해율은 87%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인하 효과가 누적됐지만 원가와 사고 건수는 꾸준히 늘고 있어 수익성 방어가 어렵다"며 "보험료 조정 없이 현 구조가 지속되면 자동차보험 부문은 장기적인 적자 국면에 머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