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글로벌 AI 맞춤형 반도체(ASIC) 전문 기업 세미파이브가 코스닥 상장을 위해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17일 밝혔다.
세미파이브는 이번 상장을 통해 총 540만주를 공모할 계획이다. 희망 공모가는 2만1000원~2만4000원이며, 공모 예정 금액은 1134억원~1296억원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7080억원~8092억원이다.
11월 내 수요예측과 청약을 거쳐 연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다. 상장 주관사는 삼성증권과 UBS증권이다.
2019년 설립된 세미파이브는 AI 추론 및 고성능컴퓨팅(HPC) 설계에 특화된 시스템온칩(SoC) 플랫폼 기업이다. 리벨리온, 퓨리오사AI, 하이퍼엑셀 등 국내 대표 AI 팹리스와 협력해 데이터센터용 반도체를 개발하며, 엣지, CXL, 자율주행 등 다양한 응용분야로 설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또한 주요 디바이스 제조사(OEM)와 협업해 비전 AI등 온디바이스향 반도체까지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며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다.
세미파이브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스펙 정의부터 설계·개발·양산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원스톱 AI ASIC 솔루션과 △최첨단 공정 기반의 대형 칩(빅다이, Big Die) 설계 역량이다.
원스톱 AI ASIC솔루션은 칩 설계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해 빠르고 효율적인 설계를 가능하게 하며, 타임투마켓(Time to Market)을 단축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킨다.
특히 세미파이브는 삼성 파운드리 DSP 생태계에서 엔드투엔드(End-to-End) 방식으로 빅다이 설계를 수행할 수 있는 국내 유일 기업으로, 10건 이상의 빅다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테이프아웃(Tape-out)하며 AI 및 HPC 분야 주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이(die)는 웨이퍼에서 잘라낸 반도체 칩의 개별 단위를 의미한다. 칩이 클수록 더 많은 회로와 기능을 집적할 수 있어 AI 반도체처럼 고성능이 요구되는 설계에 주로 사용되지만, 설계 난이도가 높아 전체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에서 브로드컴이 빅테크와 대형계약을 맺고 TSMC와 협력해 맞춤형 AI 칩 설계 시장을 주도하듯, 삼성 파운드리 DSP 생태계 내에서는 세미파이브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국내외 고객과 협력하고 있다.
세미파이브의 또 다른 강점은 자회사 아날로그 비츠(Analog Bits)를 통해 저전력 혼합 신호(IP) 기술을 자체 설계 플랫폼에 내재화했다는 점이다.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아날로그 비츠는 삼성 파운드리, TSMC, 인텔 등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에 핵심 아날로그 IP를 공급하며, 센서와 전력 관리 등 첨단 반도체 설계에 필수적인 기술을 제공한다.
이러한 통합 플랫폼을 기반으로 세미파이브는 다양한 IP 자산과 기술을 활용해 글로벌 고객에게 종합 설계 솔루션을 제공하는 차별화된 파트너로 인정받고 있다.
세미파이브의 경쟁력은 이미 실적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연결기준 수주액은 2022년 570억원에서 2024년 1238억원으로 약 117% 증가했으며,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가결산 수주액은 1200억원을 돌파해 이미 지난해 연간 수치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결기준 매출액도 2022년 720억원에서 2024년 1118억 원으로 증가했으며,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가결산 기준 9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세미파이브의 AI ASIC 사업 모델은 개발 프로젝트 완료 후 양산으로 전환되면서 매출이 본격화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제품 생애주기에 따라 신규 칩 개발과 양산이 순환적으로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통해 안정적이며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의 2·4·5·8·14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대형 프로젝트들은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안정적인 캡티브 마켓을 보유한 국내 대기업의 온디바이스용 AI 반도체와 성장 잠재력이 높은 AI 가속기 프로젝트가 포함돼 있어 2026년부터 매출 성장 폭이 한층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미파이브는 국내 시장에서의 성과를 발판으로 올해부터 미국, 중국, 일본 등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AI 반도체 설계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주하며 해외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 약 70여 개 고객사와 협력하며 글로벌 공급망 내 입지를 빠르게 확장하며, 독보적인 경쟁력을 기반으로 강력한 성장 동력을 만들어 가고 있다.
세미파이브는 기존 SoC 플랫폼의 확장성과 차세대 AI 반도체 설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R&D 투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IP 기업인 Arm의 공식 ATD(Arm Total Design) 파트너로서, Arm 아키텍처 기반 CPU 칩렛 플랫폼인 '프리미어(Premier)'를 삼성 파운드리 4나노 공정(SF4X)으로 개발 중이다.
칩렛은 연산·메모리 등 기능별 칩을 하나의 기판에 통합하는 첨단 기술로, 고성능·저전력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상장을 통해 확보된 공모 자금은 △프로젝트 수행 기반 강화를 위한 동남아 지역 엔지니어링 역량 확충 △최첨단 AI 반도체 기술 내재화를 위한 차세대 IP 기업 인수 △양산 사업의 안정적 운영 기반 마련 등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활용될 예정이다.
조명현 세미파이브 대표는 "세미파이브는 삼성 파운드리 선단공정을 기반으로 원스톱 설계부터 대형 칩 개발 서비스까지 모두 수행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AI ASIC 전문 기업으로 차별화된 입지를 구축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상장을 통해 기술 리더십을 선제적으로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 확대를 통해 K-반도체 생태계 혁신에 기여하며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