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온병원 흉부외과 최필조 교수.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최근 개그맨 전유성 씨가 폐기흉으로 별세하면서 이 질환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령층이면서 기존 폐질환 이력이 있었던 전 씨의 사례는 폐기흉이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젊은이에게도 흔하지만, 고령자나 폐질환 환자에게는 훨씬 위험하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부산 온병원(병원장 김동헌) 흉부외과 최필조 교수(전 동아대병원 흉부외과 주임교수)는 "기흉은 폐에서 새어나온 공기가 가슴 안의 공간인 흉막강에 차면서 폐를 압박하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대표 증상은 갑작스러운 흉통과 호흡곤란으로, 특별한 운동이나 외상이 없어도 갑자기 발생한다. 기침이나 마른기침이 동반될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입술과 손끝이 파래지는 청색증이 나타난다. 특히 공기가 흉막에 고여 심장과 혈관을 압박하는 긴장성 기흉으로 진행되면 쇼크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속한 응급조치가 필요하다.
■ 젊은 층 자발성 기흉, 흡연 시 위험 20배↑
폐기흉은 원인에 따라 △자발성 △외상성 △이차성으로 구분된다. 이 중 자발성 기흉은 특별한 폐질환이 없는 10~20대 마르고 키 큰 남성에게서 흔하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발병 위험이 10~20배 높다. 외상성 기흉은 교통사고나 날카로운 물체 손상으로 발생하며, 이차성 기흉은 폐기종·폐암·결핵 등 기저 폐질환자나 고령층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드물게는 월경기흉이나 마르팡증후군 같은 유전 질환에서도 보고된다.
국내에서는 매년 약 2만6000명이 폐기흉으로 진단받는다. 절반 이상이 10~20대 젊은 남성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6배 이상 많다. 특히 수술 환자만 놓고 보면 10대(34.3%)와 20대(21.8%) 비중이 가장 높다. 반면 고령층은 이차성 기흉의 비율이 높아, 폐기능 저하와 합병증으로 인해 치명적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 재발 잦은 폐기흉, 수술 시 재발률 5% 미만...예방법은 '금연·생활습관 개선'
작은 기흉과 경미한 증상은 산소 공급과 경과 관찰로 호전될 수 있다. 그러나 공기 누출이 심한 경우에는 흉관삽입술로 공기를 배출해야 한다. 최 교수는 "재발하거나 큰 기흉일 경우 흉강경 수술(VATS)로 손상 부위를 절제하고, 흉막을 붙이는 유착술을 시행한다"며 "수술 시 재발률은 5% 미만으로 떨어진다"고 밝혔다.
또한 월경기흉이나 이차성 기흉 등은 원인 질환에 맞춘 개별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폐기흉은 완벽히 예방할 수 없지만, 생활습관 관리로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흡연자는 반드시 금연해야 하며, 치료 직후에는 비행기 탑승, 스쿠버다이빙, 고산지대 여행 등 압력 변화가 큰 활동을 피해야 한다. 또한 과도한 운동, 급격한 체중 감량, 수면 부족은 피하고 규칙적인 생활과 적절한 체중 유지가 중요하다.
최 교수는 "폐기흉은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도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며 "갑작스러운 흉통과 호흡곤란을 느낀다면 즉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